며칠전 25호 발송작업이 끝난 후 김종완선생님이 저녁을 사셨습니다.
저녁을 먹고 헤어지는데 여혜당께서 모레 강화도로 밴댕이 먹으러 가는데 웨이러 자리가 비어있으니
와서 수고 해 줄 수 있느냐고 하시더군요. 이런 영광스런 초대가 또 언제 있겠습니까?
그래서 저는 오늘 아침 일찍 일터로 가서 두시간여 일을 후다닥 보고는 에세이스트로 달려갔습니다.
자리가 비어서 저를 불러 주신줄 알았던 저는 속속 도착하는 멤버들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이민혜샘을 비롯, 황귀자샘, 유문자샘, 김인숙샘, 저 멀리 상주에서 베로니카샘, 류영하샘
박기원샘, 오정옥샘, 김종완샘, 조정은샘 그리고 저 모두 열 한명이나 되는 겁니다.
우리는 11시 20분쯤 되어서 출발했습니다.
강화도 인천횟집에 도착하니 김포에 사시는 정정자샘이 개인출발을 해서 저희 일행과 거의 같은 시간대에 도착을 하신겁니다.
예약이 되어 있었던지 자리에 앉기가 무섭게 요리가 차려지기 시작했습니다
인천횟집은 김포의 백바지로 통하는 정정자샘이 한창 그곳을 주름잡고 놀때 단골로 다니던 집이랍니다.
맨 처음엔 밴댕이 회가 나왔습니다. 전어보다 약간 작은데 가시가 없고 기름진 회였습니다.
아주 먹기가 좋더군요. 전 솔직이 처음이었습니다. 밴댕이를 많이 먹으면 막내를 본다는군요
막내 욕심들이 나는지 모두들 열심히 드시더라구요. 오정옥 선생님도 그 이야기를 들으시더니 갑자기 눈빛이 빛나며 마구 드시기에 조금 민망하긴 했습니다만 그래서 막내를 보신다면 그런 축복이 어디 있을까요. 막내를 보고 싶어도 볼 수 없는 저는 한숨만 쉬면서 그냥 먹기만 했습니다. 왜냐구요? 전 진작에 묶어버렸거든요.
회 코스가 끝나니 다음엔 밴댕이야채무침이 나오더군요. 그 또한 별미였습니다. 저는 화이트 와인을 한 병 가지고 갔는데 병을 따보니 와인이 아니라 샴페인인거에요. 와~~ 그 맛이란... 한 술 하시는 김인숙 샘이랑 정정자 샘은 이런 술맛은 첨 본다며 연신 감탄을 금치 못하시며 드셨습니다. 조금 남은 샴페인을 그 분들께 따라드리러 갔더니 김포의 백바지 정정자 샘이 가소롭다는 듯 저를 내리 깔보며 그러시더군요 생긴대로 술도 가지고 온다구요. 그까짓 한 병 가지고 와서 누구 목구멍을 적시겠냐구요.
욕만 직싸게 먹고 용서를 빌어야 했습니다.
술이 모자라서 소주를 한 병 시켰는데 입맛만 버리셨다는 김인숙샘이랑 백바지샘은 거들떠 보지도 않으셨습니다.
밴댕이야채무침 다음 코스는 밴댕이구이였습니다. 전어구이와 비슷한 맛이었습니다.
맨 마지막 코스는 밴댕이를 간 것을 가지고 완자를 만들어 그걸 넣고 매운탕을 끓인 것이었어요
그 찌개로 식사를 하니 아주 만족할 만한 식사였지요.
약간의 휴식시간을 가진후에 이 범생이들로만 구성된 수요반 학생들은 수업준비를 했습니다.
오늘은 오정옥샘의 작품으로 수업을 했지요. '길고 긴 기다림'이란 대작이었습니다.
A-4 용지로 8장이나 나오는 장편수필- 잔잔하면서도 감동적인 작품으로 그 긴 수필을 오선생님 혼자서 낭독을 다 하셨는데 다 읽고나신 후 눈시울은 붉어져 있었습니다. 우레같은 박수가 터져 나오고 김종완샘은 조목 조목 수정했으면 하는 부분들을 정성껏 짚어 주셨습니다.
상경길. 차안에서는 정담이 끊이지 않고 이어졌고 올적 갈적 기사노릇을 기꺼이 맡아주신 김종완선생님은 일행을 합정역에 내려 주시고 떠나시고 우리는 합정역에서 너는 그리로 나는 이리로 아쉬운 작별을 해야 했습니다.
밴댕이는 그렇게 맛이 있는데 왜 밴댕이란 단어가 들어간 속담은 왜 그런지 모르겠어요
'밴댕이 소갈머리,라느니 '밴댕이 창자를 구겨담았나'라느니 '밴댕이 콧구멍만하다'느니...
아! 참고로 메모들 해 놓으시길...
앞으로 매년 5월 세째주 수요일은 무조건 강화도 인천횟집에서 밴댕이 요리를 즐기고 수업을 합니다.
사진은 이민혜 샘이 올려 주실 것입니다.
첫댓글 그토록 풍성한 먹을 거리가 있는 그곳 강화가 제게는 천국이였다면 밴댕이로서는 지옥이 따로 없는 듯 싶습니다. 구워진 놈.. 회쳐진 놈.. 다져진 놈 .. 매운 양념에 버무려진 놈.. 집에 돌아와서 가만생각하니 착한일 많이 해서 다음생에 밴댕이로 태어나지 않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이 퍼득 들었습니다. ㅎㅎ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밴댕이 회 만큼 맛있는 후기!
무꼬시포~~~회~~~~-_-''
밴댕이회도 멸치회처럼 입에서 살살 녹죠. 아, 침 넘어 간다. 아침부터 고문하시는 겁니까?
김선생님의 맛깔스런 설명만으로도 침이 꼴깍 넘어갑니다. 산속에사는 저는 약이 살살 오릅니다. ㅎㅎㅎ... 즐거운시간 좋은시간 이셨던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선생님 글이 그 날의 샴페인 맛처럼 맛이있습니다. 행복한 하루 되세요,
웨이러~~밴댕이 하나 추가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