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용 지리정보 앱의 제한적 군사 목적 활용
스티븐 잡스에 의해 스마트폰 혁명이 일어난 이래, 스마트폰은 과거 목적별로 분리되어 개발되던 전문장비들의 기능들을 스마트 폰이라는 하나의 플랫폼에서 구현해내고 있다.
물론 스마트폰은 여전히 고가의 전문장비들의 정밀성과 정확성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앱을 통한 무한한 용도의 확장능력은 아주 정확하지는 않아도 만족하거나 납득할만한 수준의 활용에 있어서는 이미 주변의 일상을 변화시키고 있다. 특히 각자 필요에 따라 알아서 앱을 찾아 구매하고 다운로드 하는 것은 스마트폰의 활용을 자생적으로 강화하는 일이다!
군사분야 역시 예외가 아니다. 이미 2013년 경부터 미군은 스마트폰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군사작전 능력을 강화시키고 있다. 특히 지휘와 소통/정보공유에 있어서 스마트폰은 아주 훌륭한 작전 수단이 되고 있다.
오늘은 그러한 미군의 모습 중에서 스마트 폰을 활용한 화력 유도 및 소부대 전장정보 공유에 대해서 상용 앱을 사용하는 방식으로 일부 소개해보려 한다.
2019년 현재 이미 안드로이드와 애플 계열 스마트폰 앱 시장에는 다양한 종류의 지리 정보 앱들이 존재한다. 대부분의 앱들은 구글이나 빙, 네이버 등 여타 온라인 웹 서비스 제공자들이 인터넷 상에서 제공하는 지도 서비스를 제공받아 사용자에게 위치정보와 경로 안내, 운동 관리 등을 해주고 있다.
그러나, 그러한 앱 들 중 일부는 특수목적에도 사용할 수 있을 수준의 기능들을 제공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Tactical NAV(실제 미군이 사용하던 앱/애플 특화), Alpine Quest(안드로이드 특화), MGRS & UTM Map Pro와 같은 앱들을 들 수 있다.
이 들 앱들은 스마트폰을 통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의 MGRS 위치 정보를 자체적으로 제공하며, 가민 Foretrex 401/601과 같은 전문 군사용 GPS, DAGR와 같은 고정밀 GPS를 통해 얻어낸 10단 좌표를 입력하는 방식으로 더욱 정밀하게 나의 위치와 적 표적 좌표를 얻어내고 작전 상황과 계획을 빠르게 공유할 수 있다.
이번에는 Alpine Quest를 통해 여러 상황에서 해당 GPS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생각해보자.
기본적으로 군사작전에 있어서 부사관 이상이라면 당연히 마스터 해야 하는 것이 좌표를 얻어내는 능력이다. 이 것을 할 줄 모르면 전장의 리더라 할 수 없다. '이 문제에 관심이 없는 장교라는 것이 있다면 밴드오브 브라더스에서 지도를 읽을 줄 모르던 광대와 같은 놈이니 죽빵을 날려라. 모두를 죽이기 전에!' <실제 모부대 미군 주임원사가 해 준말. panchan1>
군사작전에서 활용되는 좌표는 크게 GARS와 MGRS가 있다. 이 중 GARS는 전장 구역을 통한 관리에 초점을 둔 좌표라면, MGRS는 정확한 지점을 표현하는데 중점을 둔 좌표방식이다. 특히 지상군이라면, MGRS를 얻어낼 수 있어야 한다.
군사작전에서 활용되는 MGRS는 보통 6단에서부터 10단 좌표 형태로 사용하게 된다. 특히 GPS 유도 방식 근접항공지원, GPS 유도 방식 정밀 포탄을 사용해야 할 경우, 10단 좌표를 얻어내는 것은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일이다. 미래군을 지향한다면 일병도 할 수 기본으로 이해하고 할 수 있어야 한다.
MGRS의 형태는 다음과 같다.
52 S CG 24668 54963 (한남대교 남단 주차장 좌표)
여기서 52 S는 이 곳을 말하고,
CG는 여기
24668과 54963은 각각 CG 구역 내 세로축과 가로축 좌표 들이다.
이러한 방식을 통해 현재 지구상 모든 지역은 1~3미터 단위로 구획화가 되어 있다. 그러므로 MGRS를 활용하면 대략 약 1미터 단위로 나의 위치나 아군의 위치, 특정 지점, 특정 구역, 적 위치 등을 1미터 단위 오차로 표시하고 전달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러면 이제 앱 자체를 살펴보자.
앱 화면 우측 상단을 보면 현재 화면 중심점 상 MGRS 좌표와 위도 경도 좌표가 표시되어 있다. 이 앱은 모든 지점의 MGRS 좌표를 앱 상 중심 포인트를 이동시킬 때마다 자동으로 보여준다.
이제 나의 위치를 찾아보자. 두 가지 방법이 가능한데, 하나는 스마트폰의 GPS에 의존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별개의 군사용 정밀 GPS에 의존하는 것이다. 이번 경우에는 본인이 가지고 있는 Foretrex 601로 좌표를 얻었다고 가정하자.
그 다음 위치검색을 사용하자. 알파인 퀘스트에서는 다양한 방식으로 위치를 찾을 수 있는데, 장소나 건물명을 알고 있다면 위치명을 사용해서 찾으면 되고, MGRS 좌표를 알고 있다면 MGRS로, 특정 위치를 기준으로 목표지점을 향한 방위와 목표 지점까지의 거리를 알면 방위/거리로 위치를 찾을 수 있다. 하나 하나 해보자.
MGRS 기준으로 위치를 검색하여 나의 위치를 찾고
현재위치를 표시한 다음.
현재 내 위치에서 955m 떨어져 있는 잠실역 8번 출구를 찾은 모습이다. 여기까지는 민간 생활을 위한 활용이 될 수 있다.
이제 조금 더 군사적으로 생각해보자.
의정부의 모습이다. 이 곳에서 방어선을 형성하여 적을 지연시키는게 임무다. 나는 화력 유도 임무를 맡았다.
나는 이미 평시에 한반도 전역 지형도와 지도를 1:4000수준까지 오프라인 데이터로 다운로드하여 SD카드에 보관 중이다. 인터넷이 붕괴 했어도 문제없이 지형정보를 디지털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다. 지도를 지형도로 전환하여 내 임무 지역을 살펴보자. 스마트폰의 와이파이와 데이터 통신도 꺼버린다.
우리 대대는 의정부 동북방에 방어 및 지연 임무를 부여 받았다. 핵심은 화력 유도를 통한 적 타격과 지연이다.
나는 1중대를 화력유도로 지원하는 임무를 받았다. 1대 65000수준과 1대 35000 수준으로 지형을 살펴본 결과 최적 감제고지를 찾아서 이동한다. 만약에 대비해 두 곳의 후보지를 더 찾아둔다. 유사시 빠르게 공제선 너머로 회피할 수 있으면서 넓은 시야를 얻을 수 있어야 한다.
실제로 도착해서 다시 지형을 보고 조금 더 구체적으로 위치를 잡는다.
그 다음 내 위치를 Foretrex 601로 정확히 얻고 앱에 기입한다.
그리고 적을 기다린다.
적을 발견했다. 적 기계화 부대가 접근 중이다. 역시 설명자료용으로 나오는 놈들이라 개활지에서 측면 산악지대에 대한 엄호 없이 밀고 들어온다.
거리와 방위를 얻어내고, 다시 측정장비 상 상하 편차를 고려하여 보정한다.
적은 나로부터 1.3km, 방위 61도에서 1중대 관할지역으로 접근 중이다.
신속하게 좌표를 얻어내자. 앱의 위치검색 중 거리와 방위 방식을 택하고 검색하면
적은 정교 초등학교를 지나 정교 1교로 이동 중이다. 이미 정확한 위치도 얻어 내었으니, 이제 무엇으로 요리할지 결정하고 준비할 시간이다. 좌표는 52 S CG 38818 86865이다.
1) 포격
방위 산정 방식을 6400mil로 바꾸고 내 현위치 10단좌표, 거리와 방위를 전달한다. (나중에 시간 있으면 포격 유도 방법도 적겠음)
이 경우 전달 정보는…나의 10단좌표, 1300미터, 목표지점 해발고도 49미터, 4778 – 3200 = 1578mil이다.
만약 GPS 유도 포격이 가능하다면 그냥 아까 얻은 좌표와 해발고도를 전달하면 된다.
2) 근접항공지원
이미 할 것은 다했다. 적 위치 좌표를 전달하고, 요구한 타격 방식에 따라 연막탄이나 레이저 표적지시기 등을 준비한다. (상세 내용은 나중에 시간 있으면 JTAC의 기초 편에서 다루겠다.
다만 지금은 I타격 원점을 중심으로 범위를 그린 다음 IP와 BP를 설정하자. 지금은 5km로 설정한다.
이제 누군가는 죽을 것이다.
자 이번에는 소부모 전술 입안 용으로 알파인 퀘스트를 써보자.
1중대에서 예비대로 대기하던 3소대에게 화력 유도 후 정교 초등학교 인근에 생존한 잔존 적 세력을 소탕하라 임무 부여하였다.
3소대장인 나는 임무 지역을 디지털 지리 정보로 빠르게 확인하여 건물들의 위치와 배치 각 거리의 각도들을 미리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런데 임무 지역 북 서쪽으로 거주지역이 형성되어 있다. 만만한 지형이 아닐 듯 하다. 남쪽은 아파치 가디언으로부터 화력 지원을 통해 억제할 수 있지만 북서쪽이 문제다.
미리 저장해 둔(이상적으로는 아군 드론이 실시간으로 주는) 위성지도로 전환하여 통해 더 구체적으로 지형을 파악하자. 역시 접근하기에 만만한 곳이 아니다. 전장 정보 시간대별 정리를 통해 적 하차 생존자들이 지금까지 기동 가능했을 범위를 상정하자.
항공지원에 의해 타격 입었다고 가정하면 적은 근처 시가지에 흩어져 있을 수 있다. 그렇다면 결국 위 사진과 같이 상정해야 할 것이다.
그러니 각 분대 최초 담당 구역과 100m 단위 구역마다 특이점을 지정해주자. 만약 이상한 논리 때문에 사병들의 스마트폰 사용을 금지하지만 않는다면, 그리고 오히려 훈련 중 적극 활용했다면 아주 익숙하게 각 분대장들이 알파인 퀘스트 같은 앱으로 자기 역할을 빠르게 이해하게 될 것이다.
오히려 각 분대장들은 주변 지형을 더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결론
딱 이 정도가 2013년부터 미군들에게 서서히 퍼져가던 방식입니다. 지금은 실시간 위치공유부터, 각종 정찰 드론들 영상을 실시간으로 얻고, 스마트 글래스에 연동 시키는 단계까지 나아가는 중입니다.
부디 상용화 된 앱이나 게임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기초적으로 활용하는 것을 연구해 보기를 희망합니다. 우리나라의 가장 큰 문제가 있다면 그 것은 완벽하게 구현하지 못했다는 이유를 지나치게 크게 보고 그 것을 메꾸느라, 혁신의 보급이 늦는다는 것입니다.
제한적 성능의 앱이나 게임이 있다면 제한적으로 활용하면 될 일인데 배제하는 것은 조금 안타깝습니다. 사진 속 인물은 실제 미군 전술 지리정보 앱(Tactical NAV)을 '스스로 개발'한 사람인데, 아마추어적인 기술로 서서히 앱을 개선하여 지금의 미군 소부대전술 소통 프로그램이 발달하는데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이런 앱의 활용은 응급 의료 및 구조 분야나 속초 화재와 같은 광역 재난 상황에서도 충분히 유용하게 쓰일 수 있습니다.
국가적 관심이 있기를 바랍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절대 동감합니다. 쓸데없는 고정관념은 좀 버렸으면 좋겠습니다.
후덜덜하네요. 정말. 우리나라도 보병 체계 전환에 박차를 가한다고 하는데 비슷한 형태로 가야 될 것 같아요.
당연히 그래야만 하는데...느립니다. 그게 문제입니다.
잘 읽었습니다.. 다른데 올리고 싶은 글이네요ㄷㄷ
감사합니다! 이런 프로그램은 응급의료에서 쓰기에도 좋을 거에요!!!
@panchan1 네 이건 나중에 생존훈련할때도 많은 도움 될거같네요ㅋㅋ 기본으로 독도법정도는 익혀야겟다는생각이ㅋㅋ
괜찬으시다면 다른 사이트에 올려도 될런지?ㅋ
@레이* 출처와 저작자만 명기해주시면 저는 좋습니다! 풀어둘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