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 본부에서는 매년 어디 배추밭이랑 계약해서 싹쓸이 한 다음에 김치를 담그는데
(물론 배춧값 비쌀 땐 양배추로 견디고, 배추값 폭락했을 때 갈아엎을 배추밭 쳐들어가서 한 포기에 10원 쳐서 60에 실어오는거지. 물론 배추 뽑는건 병들이 해야되고.)
군대 김치라는 게 그래봤자 뭐 없잖아. 대충 고춧가루에다가 물타고 밀가루 좀 타고 마늘 좀 갈아넣고... 그나마 좀 나으면 무우채 좀 썰어넣고...
젓갈 따위 씨박 배추를 몇 천 포기 단위로 담는데 젓갈 살 돈도 없을테고.
김장이라서 어디 파묻어야 되는데 장독을 다 살 수도 없고 해서 사단장 지시로 땅파고 공구리 쳐서 참호같이 만들었다나봐.
거기에 대충 비닐하우스 비닐 깔고 김치 넣는거지. 뭐 대충 먹을만했대. 군대에서 양배추 김치 안 먹는게 어디냐머 먹었다지.
근데 어떤 해에 김치가 대박이 났대. 보통 밥 먹으면 끼니마다 김치 나오면 대충 두 세 조각 푸고 그나마 그것도 짬 되면 다 안 쳐먹잖아. 버리기 일쑤지.
근데 이건 뭐 김치가 조낸 맛있는거라. 아주 박살나게 맛있었대. 어디 고급 한정식집에서도 못 나오는 명품 김치맛이 군대 김치에서 나는거지.
그래서 그 해 김치가 일찍 동이 났대. 밥 쳐먹을 때마다 아주 애들이 푹푹 퍼가니... 맛있게 쳐먹는 걸 뭐 말릴 수도 없고. 김치가 고기도 아니고 말여.
사단장까지 올해 김치 대박이라고 아주 소문을 냈대. 집에도 가져가서 사모한테 맛 뵈이고 김치 이렇게 좀 담가보라고 난리를 치고 결국 맛 재현에 실패해서 사단장 집도 그 해 김치를 군대 김치로 났대. 거기다가 어디 다닐 때마다 우리 부대 올해 김치가 대박이라고 해서 해당 지자체장한테도 퍼주고 어디 손님들 올때마다 우리 부대 김치가 대박이라고 소문내서 밥도 나가서 안 먹고 장교식당에서 먹이고... 손님들도 칭찬이 자자.
당연히 취사병들 아주 신났지. 휴가 받았거든. 취사병 하면서 포상휴가를 받아서 갈 일이 별로 없잖아. 행보관들이 챙겨주는 돌려먹기 휴가 빼고 말여.
근데 아주 취사반 전체가 돌아가면서 4박5일 받고 그러니까 아주 기분이 째지지.
근데 이게 겨울을 거의 다 나면서 김치 담아놓은 참호가 바닥을 드러내기 시작했는데,
거기 씨박 쥐새끼들이 집단으로 쳐들어가서 뒈져 있드래. 젓갈로 되어서. 이것들이 김치에 물이 생기기 전에 파고 들어가서 그 안에서 지내다가 배추가 물이 생기고 물러지고 그러면서 쌓아놓은 게 무너지면서 깔려서 다 뒈진거여. 그러면서 자연 젓갈이 되었고.
이걸 그날 점심 준비할려고 들어간 일병 색히가 발견을 하고 기겁을 해서 취사반장한테 보고를 했다는데,
취사반장이 그냥 덮었대. 알려지면 관리 소홀로 줄줄이 군기교육대 갈 게 뻔하니까. 여하튼 그해 김치는 조낸 맛있었다고 하드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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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김치는 젓갈인듯..
첫댓글 ㅋㅋㅋ
으........ 드러..................
아놔 빵텨졌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역시 이런 것은 모르는 게 약이라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흐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와우...요즘도 저러나요 설마 ? ㅠㅠ
mb돋네요~
쥐 젓갈은..
엄청나게 옛날얘기인듯하네요.. 10년전군번인데 군대에서 김장한다는건 처음 들었네요..
ㅋㅋㅋ 쥐젓갈...모르고 먹으면 되죠..머..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