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진룡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청와대 인사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로 언급한 김종 문체부 2차관은 국내 스포츠 산업 분야에서
손꼽히는 전문가로 알려졌다. 1961년생으로 한양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뉴멕시코대에서 ‘한국인 1호’로 스포츠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문
체부, 프로축구연맹, 한국야구위원회 및 여러 지방자치단체에 스포츠 컨설팅을 하고, 한국스포츠미디어학회장과 아시아스포츠산업협회장을
역임하는 등 스포츠미디어 분야에서도 경험을 쌓았다. 1991년부터 4년 동안은 프로야구단 두산 베어스(전 OB 베어스)
기획홍보과장으로 일하기도 했다.
1995년 수원대 체육학과 교수로 임용돼 강단에 선 김 차관은 2005년부터 한양대 스포츠산업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스포츠경영학 개론’ ‘프로스포츠 경영전략’ ‘스포츠 비즈니스 3.0’ 등을 저술했다.
한양대 예술ㆍ체육대학 학장을 맡고 있던 작년 10월 그는 차관에 내정됐다. 박근혜 대통령이 새 정부 첫 조각에서 임명한 체육인 출신 박종길 차관이 공문서 변조 의혹으로 사임한 이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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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종 문체부 2차관(오른쪽)이 의원들의 질의 답변 도중 우상일 체육국장이 김 차관에게 메모를 전달하고 있다. 뉴시스
김 차관은 이후 박근혜 정부의 체육정책인 ‘스포츠비전 2018’을 주도적으로 추진했다. 작년 4월 새정치민주연합 안민석 의원이 승마협회 관련 의혹을 제기했을 때는 전면에 나서 기자회견을 통해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당
시 안 의원은 “승마 관계자들에 따르면 작년 5월 대한승마협회에서 살생부가 작성돼 청와대에 전달됐고 청와대 지시로 체육단체
특별감사가 추진돼 살생부에 오른 일부 지역협회 인사들에게 사퇴 종용 압력이 가해졌다고 한다”며 “이 과정에서 실력이 부족한
정윤회씨의 딸이 국가대표가 됐다는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김
차관은 이에 “정윤회씨의 딸은 선발 규정에 따라 전년도 출전 대회 성적을 합산해 선발된 것이라 선발 과정에 대한 논란의 여지가
없다”며 “시도 승마협회장 사퇴 압력도 정부의 체육계 개혁의지와 선수의 사기를 꺾는 부당하고 근거 없는 의혹 제기”라고 밝혔다. 이
문제는 최근 다시 불거졌다. 정윤회씨 문건 파문과 관련해 유진룡 전 문체부 장관은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김종 차관이 문체부
인사에 깊숙이 개입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김 차관과 이재만 청와대 총무비서관이 같은 한양대 출신임을 들어 ‘한양대 라인’이
문체부 인사를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유
전 장관은 “김 차관과 이재만 비서관은 하나로 묶어서 생각하면 정확하다. (인사 청탁 등은) 항상 김 차관이 대행했다. 김
차관의 민원을 이재만 비서관이 V(대통령을 지칭하는 듯)를 움직여 지시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유 전 차관은 “같은 한양대
출신인 이재만 총무비서관을 등에 업은 김 차관이 기(氣) 싸움에서 밀리지 않으려 했을 것”이라고도 했다. 이
에 대해 김종 차관은 5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이재만 비서관과 가깝다는 게 사실이라면 사퇴하겠다”고 말했다. 김
차관은 인사 개입설에 대해 “저는 교수를 하다 공무원이 돼 조직에 대해 잘 모른다”며 “(유진룡) 장관님이 모든 걸 직접 하셨는데
이제 와서 저한테 청와대 모 비서관과의 연관성을 주장하는 것에 연민의 정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
는 “이 비서관과는 유 전 장관이 물러나고 장관 권한대행을 할 때 청와대 국무회의에 참석했다가 인사한 게 전부”라고 덧붙였다. 김
차관은 유 전 장관 인터뷰에 대해서 자신에 대한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지 법적 검토를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