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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보다 훨씬 경력과 실력 면에서 뛰어난 분들이 부지기수로 많을 이곳 학강모에서 강사의 생활에 대한 논설조의 글을 쓰다니... 저도 똥배짱은 꽤나 있는 모양입니다.   특히 저는 영어강사로서 영어 강의에 대해 고민하시는 분들을 위해 저의 짧고 별볼일 없는 경험을 토대로 글을 써 봅니다. 혹시라도 건지실 것이 있다면 건져주시고, 그렇지 않다면 그저 별볼일 없는 넘이 지껄이고 지나갔다고 양해해 주시면 따봉입니다!     저는 지금 iBT Toefl Speaking 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학원에서 절 붙잡는 것을 보니, 제가 학원에 조금은 필요한 사람이란 확신이 있고, 학생들을 통해서 강의력이 조금은 있구나 하는 자신감이 있습니다.     저는 이렇게 수업을 준비하고 진행합니다. --------------------- 일단... 수업시간 3시간을 위해서 보통 15시간 준비합니다. 그게 가능하냐...뻥튀기같다...하시겠지만 사실입니다.  차라리 18시간 정도가 더 어울린다는. 물론 한 주일에 같은 수업이 4개정도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어휘: 제가 어휘장을 '영영'사전과 '영한'사전, 그리고 '발음'사전을 이용해서 엑셀에 만들고 있습니다.  어휘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영영사전의 뜻'을 확인하고, 그 다음 거기에 해당하는 '한국어 뜻'을 확인하면서, '발음사전'을 통해 발음과 악센트의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해서 외워야 하기 때문이지요. 일주일에 200개-300개의 단어를 학생들에게 외우게 하면서, 자신이 그 뜻을, 활용법을 제대로 모른다고 하면 제대로 가르칠 수가 없쟎겠습니까?  불안하기도 하구요. 표현/전달:  학생들, 특히 Speaking 을 가르치는 것은 정말 도전이 됩니다. Reading 을 열심히 읽히고, Listening 은 열심히 들려주고, 설명해 주고, Writing 은 열심히 쓰게하면서 첨삭지도하면 되는데... Speaking 이넘은...정말... 책에있는 표현을 외우게 하는 방법도 있겠지만 가능하면 '순발력' 향상에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그래서 질문을 던지고 아이들의 답변을 기억했다가 하나하나, 조목조목 교정해주고, 더 나은 표현을 찾아서 말해주는 형식입니다.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은 아이들의 '논리'입니다.  어설픈 말하기에 '논리'가 들어있는 학생의 가능성이 유창한 말하기에 '논리'가 부족한 학생들보다 훨씬 크기 때문입니다. 제가 그 수업준비를 하는동안 스스로에게 많은 질문을 던집니다.  내 생활에, 내주위에, 그리고 내 머리속 상상에 들어있는 현상조차도 영어로 설명해 보려고 합니다.  외워둔 어휘를 사용하려고 발악을 하여야 합니다.  읽을 때 이해할 수 있는 어휘와, 입으로 써 먹을 수 있는 어휘는 상당히 다르다는 것을 온 몸으로 느끼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저께 '네이티브'강사 트레이닝이 있었습니다. 그들이 저보다 영어...더 잘합니다.  외국의 좋은 대학들 나왔으니.... 그치만 트레이닝을 시키면서 한가지 확인한 것은, 그들의 생각해 내는 속도는 그리 빠르지 않다는 것입니다.  "너의 Role Model' 이 누구며 그가 왜 너의 삶에 영향을 줬는지 두가지 이유를 들어 이야기하라" 라는 질문을 받을 때, 그런 이유를 찾아서 조리있게 설명하는 것은 '영어로 수다떨기'와는 질적으로 차이가 있는 생각과의 전쟁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이유들고, 수업준비는 자신이 가르치는 수준을 훨씬 넘어선 것이어야 합니다. 특히 영어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레벨이 없기 때문이지요.   ------------------   학생들과 만나면 저는 일단 주눅들지 않으려 합니다. 저보다 똑똑하고, 그 잠재능력이 엄청난 학생들이 많습니다. 영어하는 것 보면 애가 Native 인지 아닌지 한참 고민해봐야하는 학생들도 여럿 있습니다. 그렇지만 강사가 모든 학생들보다 머리가 좋아야만 가르칠 자격이 있다는 생각이나 의견은 황당한 것입니다. 한가지 확실한 필수사항은, 강사가 준비를 깊이, 충분히 해서, 그 시간 학생들에게 주어진 내용을 심도있게 가르치는 의무는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현재의 실력' 보다는 '준비하는 노력과 열심의 흔적'이 훨씬 가치있다고 보는 것입니다. 아이들이 들어오면 저는 이렇게 시작합니다.   "Hey... Marcus, how are you?" "fine" "Well... then tell me a couple reasons why you feel just 'fine'" "....."   단순한 인사 fine... 혹은 so..so.. 에서도 말을 끌어내는 방식으로 수업합니다. 물론 수업의 과정과 내용에 따라 다르겠지만, 강사님들이 고민하시면 분명 각 강의에 맞는 새로운 방법들을 찾으실 수 있습니다. 그냥 지나치기 쉬운 것에서도 강사의 조그만 아이디어나 노력에 따라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수업내용으로 변환될 수 있기 때문이지요.   또 하나의 작은 예로... "What did you do today?" 제가 질문합니다. "Nothing..." 학생의 답변입니다. 그러면 여기서 끝내지 않고... "That means... you didn't talk, eat or go to bathroom, school.... just nothing...right?" 이쯤되면 웃지요... 언어는 훈련이며, 무에서 유를 창조해내거나, 자신의 삶을 현미경으로 찾아내어 표현하는 연습의 결정체입니다.  그래서 그것을 실천하기 위해 항상 질문들을 준비해 둡니다.   ---------------------- 또한 저는 가끔 '쉬는 시간'도 잊을 정도로 수업에 열중하려 합니다. 절대 시계를 자주 보는 우를 범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강사가 열중해 있는 만큼 학생들도 (물론 미안한 마음?) 함께 열중해야 한다는 부담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학생이 딴 짓을 하면 장난치듯 다가가서 엄중한 경고를 줍니다. "Never... in my class!" 물론 그 Never! 할 때의 표정은 평소에 아이들이 구경하기 힘든 표정이기 때문에, 저의 그 말을 듣고 또 같은짓을 하는 학생들은 거의 없습니다.   초등학생, 중학생들이 쓰는 '존나'라는 표현...저는 절대 못쓰게 합니다. 쓰기만하면 신가하게도 제 귀에 너무 또렷이 울려서 제가 즉시 반응합니다. 저희들끼리 대화하며 쓰다가도 제 얼굴보고 긴장할 정도로 저는 심각하게 일러 둡니다. 아무래도 도덕적인 규율이 잡혀있는 곳에서 아이들이 강사에 대한 좋은 시각을 갖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와 동시에 물론 저도 험한종류의 말은 '모두가 다 인식하는 농담'할 때 빼고는 안씁니다.   수업시간에 아이들 하나 하나에 신경을 씁니다. 한 녀석이 웅크리고 있으면 "무슨 일 있니?"  "아프니?" 라고 물어봅니다. 아프다고 하면 엄마한테 전화해서 집에 가던지 해라... 라고 말합니다.  혹은 감기로 재채기를 하면 휴지를 빼다줍니다.  가끔 꾀병을 부릴 수도 있겠지만, 일단 강사가 아이들의 고통을 조금은 이해하려 한다는 느낌을 줍니다.   초등쪽으로 갈수록 종잡을 수 없이 장난을 치고 싶어하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만약 제 허락없이 의자에서 일어나 저에게 장난을 치러 나올 때가 있는데, 그때는 정중하게 돌아가라고 합니다.  돌아가지 않으면 모든것을 멈추고 엄격하게 바라봅니다.  돌아갈 때 까지 그 자세를 유지하곤 하지요.    ------------------------ 강의할 때는 '표정'을 많이 사용합니다. 물론 storm into the room 이란 표현을 설명할 때는 밖에 나갔다가 문을 박(?)차고 들어오는 연극을 자주 감행하곤 합니다.  제 몸이...표현의 도구인 셈이지요. 저두 재밋습니다... 제가 나가거나, 아니면 돌아다니면 아이들이 기대를 하는 것 같습니다.  "저 선생이 지금 무슨짓을 하려고 저러나...ㅎㅎㅎㅎ" 아무튼, 수업은 한편의 연극입니다....  그 내용을 관객에게 전달하기 위해서 온 몸을 불살라야 하는 그 연극.  저는 그렇게 믿고 수업합니다.     ------------------ 수업 시간을 강사의 의도대로, 계획대로 이끌고 간다는 것이 엄청나게 중요하긴한데, 이것이 쉽지 않을때가 많습니다. 이것을 위해서 저는 첫 몇번의 시간에 반드시 알려주는 것이 있습니다. 첫번째는.... 나는 되는 것과 안되는 것을 명확히 하는 사람이란 인상을 확실하게 심어두는 것입니다.  용납할 수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정해서 반드시 실행해야 합니다.  그리고 내 스스로가 그 규율의 선봉장이 되어 지키면서 집행하는 것이지요. 이것이 어려워 보이나, 굳은 각오와 조금의 훈련을 하면 어렵지만은 않다고 생각합니다.  가능하면 강사 스스로가 그러한 '원칙의 사람' 이되면 금상첨화겠지요.  그러면 따로 노력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실행이 되니까요.   ----------------- 마지막으로 저는 누울곳을 보고 다리를 뻗는 스타일입니다. 이곳에서 필요한 사람임을 인정받고 '봉급인상'을 요구합니다. 그 때까지는 무던한 노력을 합니다. 반드시 머리가 뛰어날 필요가 없는 것이 너무큰 축복인 것 같습니다. 강사는 '암기력,이해력'등의 뛰어난 머리 보다는, 준비와 연습으로 단련된 탄탄한 자신감위에, 흐르듯 줄줄나오는 준비된 강의,  그리고 스스로에게 매일 질문하면서 얻어진 삶의 교훈과 경험, 그리고 원칙에 입각한 스스로에게 먼저 엄격해진 모습을 통해서 충분히 두뇌의 부족함을 채우고 또한 명강사,대강사로 도약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강의는 '퀴즈쇼'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지식만을 표출하는 것이 아니라, 온 삶을 집약적으로 섞어서 표출하는 것이기에 '노력'이 '머리'를 이길 수 있는 좋은 직업입니다.   ------------- 횡설수설 말이 많았습니다. 자신감으로 전신갑주를 입는 멋진 강사님들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