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량미달의 사랑/JohnKim
아버지!
언제 아버지의 저울에 적절한 함량이 될까요?
어째서 사랑이 분노가 되고 악랄한 마음이 됩니까?
설익은 과실이며 풋내 나는 열매이기 때문이지요
아 사랑아! 아 나의 가슴아!
잃은 듯 얻은 듯 세월 그 순간 순간의 행복과 애환
그 사랑이 있어서 힘들었고 그 사랑이 있어 즐거웠습니다.
아버지!
사랑을 가르치시렵니까? 고통을 가르치시렵니까?
차라리 죽음을 가르쳐 주시옵소서 그게 낫겠습니다.
사랑은 사랑이어야만 하고, 희생은 희생이어야만 합니다.
그러나 난 아직 배신에 대한 분노를 제어할 수 없어요
아 나의 사랑아 나의 가슴 속의 햇살무늬 빛이여!
그 길에 어떠한 깊은 뜻이 있길래 그러하시나이까
나의 길을 여시려고 사람들을 떠나 보내시면 어찌합니까?
너무 아파요 너무 슬퍼요 일순 시간이 정지 되는 것 같아요
아버지!
저는 아직 아버지께 함량 미달이며 사람에게도 그렇습니다.
내 가슴에 사랑이 있다고 누구에게 말할까 부끄럽습니다.
다만 사랑 때문에 창문에 바람 부딪치는 소리에 놀라고
그 사랑 때문에 검붉은 가슴으로 온 밤을 하얗게 샙니다.
아버지!
사랑 때문에 고통스럽게 하시고 사랑 때문에 울게 하십니다.
분노 속에서도 하염없는 그리움의 날개는 허공을 날아가고
끓어오르는 배신감으로 부르르 떨면서 그 마음을 헤아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