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여수엑스포에 갔다왔습니다. 여수엑스포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는게 편리하다고 하지만 역시 또 속았습니다. 게다가 여수시민은 공짜 입장권을 2매씩 주었고 지방자치단체의 날이니 해서 3,000원 입장권을 원하는만큼 살 수 있었으니 여름 휴가와 맞물려서 27만명이 넘는 인파에 묻혀서 하루를 보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다른데 있었습니다. 이렇게 사람이 많으면 교통 대책을 세워야 함에도 불구하고 엑스포조직위나 여수시 등은 알아서 다녀라는 식이었습니다. 여수로 가서 나올 때까지 고행의 연속이었습니다.
1. 순천역에서 무료 누리로를 타려고 했는데 정원 제한이 걸려 있더군요. 사전에 전혀 공지가 없었기에 그냥 열차를 떠나보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러면 미리 코레일 홈페이지에서 알려주던지 승객이 많으면 차량 증결을 해야 하지 않을까요? 특히 귀가하는 경우에는 밤이라서 교통편이 적은데 못타면 엑스포 노숙이라고 하라는 이야기인가요? 율촌역 정차 중지의 이유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2. 할 수 없이 율촌에서 시내버스를 갈아타는데 평소 20분 배차인데 1시간 후에야 버스가 들어오더군요. 공짜라서 그럴까요? 막장 배차를 하고 있더군요. 무료인데 앞문과 뒷문 모두 승하차를 하면 될텐데, 실상은 요금 받을 때와 동일하게 운영하고 있어서 승하차 시간을 늘리고 있었습니다.
더위에 지쳤는지 승객들의 질문에도 별 반응이 없는 불친절한 기사는 덤입니다.
3. 여수종합버스터미널에서 박람회장으로 가는 버스정류장에는 자원봉사자들이 많이 배치되어 있는 건 좋지만 안내판은 잘 되어 있지 않더군요. 커다란 안내판에 박람회장으로 가는 버스 번호를 적어놓으면 되는게 이 더운 날씨에 사람들이 많다고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4. 행사가 끝난 후는 문제가 심각하였습니다. 27만명이 나가는 데에만 2시간이 넘게 소요되는데 셔틀버스나 시내버스가 집중적으로 운행하는 게 아니어서 인도는 온통 사람들로 붐비고 버스를 타는 건 매우 힘들었습니다. 차량 소통 원활을 위하여 자가용으로 오는 경우에는 환승주차장을 이용한다고 하는데 환승주차장으로 가는 것이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물론 여기에는 도로의 엄청난 교통체증도 원인이었습니다. 저도 원래 여수종합버스터미널에서 귀가하는 고속버스를 타려고 하였으나 도저히 갈 수 없어서 엑스포버스정류장에서 탔습니다. 다행히도 같은 버스가 경유하여 가더군요. 27만명이 나오는데 100명도 탈 수 없는 버스를 운행하여 보았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것도 집중투입이 아니니...... 그러나 자원봉사자들이나 경찰들은 정말 수고가 많습니다.
* 이런 상황이다보니 대량수송 수단인 철도가 매우 아쉽더군요. 광역시 정도면 지하철로 많은 사람들을 빠르게 분산할 수 있는데 여수는 광역전철이 없지요. 이전 전라선 철도를 폐선하지 않고 그대로 두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더군요. 전철화는 되지 않았지만 새로운 선로와 단선 병렬로 하면 더 많은 열차를 운행할 수 있고 중간역인 미평, 여천(구), 덕양에서 승하차를 하게 하면 이런 경우 (무료) 관람객들의 귀가에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는 철거되어서 어떻게 할 수 없지만 여수엑스포 기간까지라도 구 전라선을 유지하였으면 그나마 교통 소통에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요? 셔틀버스도 타기 힘들어서 돌아가기 어려운 환승주차장보다도 더 나을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