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토요일마다 진행하는 인천 지하철 비정규직, 은하실업 투쟁을 마치고, 간단한 평가 후에 종로로 갔습니다. 하염없이 내리는 빗줄기를 원망도 하며, 춥기까지 한 이 궃은 날씨에 <퀴어축제-무지개퍼레이드>를 진행하는 친구들은 얼마나 고생이냐,,, 이런 저런 생각하며 종로에 갔던 것입니다. 아, 이런 날 맑은 하늘이면 어디가 덧나냐? 원망도 해 가며,
종로에 도착했을땐, 이미 거리 행진이 진행되고 있었으며, 굵은 빗줄기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열광적인 커플차 등과 "친구사이" 수영모임 친구들의 하양 면티, 반바지 댄싱 등이 압도하고 있더군요. 치열한 몸동작으로 즐거워하는, 혹은 절규하던 그들,,, 무개차와 댄싱팀을 뒤이은 행렬에서 어렵지 않게 <붉은 일반> 동지들을 만날 수 있었고, 인사동 행진까지 함께 했습니다. 인사동에선 "홍석천"과 "한채윤"의 사회로 이반 풍물패 공연이 진행되었는데, 쏱아지는 빗발을 뚫고 하늘 높이, 하늘높이 울려퍼지던 북소리의 느낌이란,,,
그 무언가가 가슴을 뭉클! 찢으며 파고드는,,,폭우속의 북소리. 퍽! 가슴에 꽂히는,,,
시퍼래진 입술로 이리, 저리 뛰어 다니시던 "홍녀"님은 1회 퀴어퍼레이드때는 이보다 더 많은 폭우가 쏱아졌었다고 하더군요. 최초의 퍼레이드였던만큼 참여인원도 적었으며,,, 힘겹게 진행된 1회때,,, 많이도 울었노라고,,, 그것이 빗물인지, 눈물인지,,, 그렇게 만들어온 <무지개퍼레이드>가 벌써 5회째를 맞이했으니, 얼마나 감격스러울까요.
퍼레이드 중간 중간 몸속 깊숙히 파고드는 빗줄기의 차가움에 흠칫 놀라, 올려다 보면 커플카의 그와 그녀가 연신 방긋, 방긋 웃으며 성정체성의 자긍심을 미소로 보여주고 있더군요. 이까짓 폭우 따위가 무어란 말인가,,, 우리의 행진을 가로막을 순 없다,,, 당당하던 그와 그녀들,,, 하지만, 저는 그와 그녀들의 환한 얼굴 한 구석에 드리워져 있을 서글픈 흔적들을 덮어준 빗줄기가 고맙기도 했습니다. 그 서글픈 상처들은 그/녀들의 잘못이 아니라, 사회적 편견과 무지에서 비롯된 폭력이란 생각에, 축제의 자리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눈물 한방울 더하며, 그렇게 종로 폭우에 눈물방울을 삼키며,
어쨋든, 내 인생 최초로 <무지개 퍼레이드> 대열에 참여하였고, 그런 나에게 <퀴어축제>는 더 이상 그/녀들만의 리그가 아니게 되었음에 감사 드립니다. 솔직히 고백하건데,거리바깥의 구경꾼으로서 거리안의 그/녀들을 빼꼼히 바라만 보던 내가 드디어, 그 대열에 합류하여, 그/녀들과 함께, 같은 구호를 외치며 한 길을 걸었노라고,,, 그런 내가 자랑스러운 하루였노라고 오늘을 기억해 둘랍니다. 모든 성소수자들의 행복과 건강을 기원하며, 귀가하는 전철안에서 25일 열린다는 <동성애 결혼> 토론회에 참여할 것을 조용히 다짐했습니다. 그리고 가만히 속삭여 봅니다. 모두를 위한 자유와 평등.
첫댓글 저도 벌써 6회 축제가 기다려지네요~ 천천히, 그러나 또박또박, 그리고 악랄하게 우리는 전진합니다. 새벼리님도 끝까지 함께 가요...^^
또박또박...악랄하게!!! 에 한표~~ 그래~~그렇게..다!!! 나두 따라해야쥐~~~
아무래도 무지개라는 말 때문에 비가 자주 오는 갑다 모두들 비를 흠뻑 맞아서 마음속에 무지개가 떠서 돌아갔겠지 근데 새벼리님이 몰래 울었구나. 찔찔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