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03일 일요일 (맑음)
-고나시타라 롯지 07:20
-명신(묘진관) 07:50 - 08:00
-도쿠사와 산장 08:45 - 09:00
-신천교(신무바라시) 09:12
-요코산장 09:50 - 10:13
-이찌노마다 두번째 지류 목재다리 11:00
-수력발전소 11:17
-야리사와 롯지 11:25 - 12:10 (중식)
-바바 다이라 캠프장 12:25 - 12:30 (식수 보충)
-텐구바라 분기점 13:50
-야리산장 16:07 착 (숙소 배정) - 17:15
-야리가다케(창봉) 17:30 - 17:50
-야리산장 18:10 착 19:00 석식후 1박
한밤중 목이 말라
잠에 깨어 창밖을 보니 날은 괜찮아 보인다.
다시 설핏 잠들었나 싶은데 저절로 눈이 떠진다.
그냥 누워있자니 답답하여 시계를 보니 새벽 4시다.
이층 본관의 산행가이드 숙소를 걸어나와
동료들이 잠든 숙소를 돌아보니 모두들 깊은잠에 든것 같다.
(고나시타라 롯지의 숙소 전경)
(비교적 깨끗한 롯지의 화장실)
동료들이 잠자는 숙소를 내려와
고나싯타라 산장 본관의 앞마당 들어서자 원숭이가 나를 빤히 처다보고 있다.
나에겐 야생원숭이가 처음이다.
신기해 디카를 들이대자 슬며시 일어나 숲속으로 사라진다.
고녀셕
모델 좀 하면 안되나~?
못 생긴게 팅기기는...
고나시타라 산장을 벗어나 하동교쪽으로 내려서자
아주사가와 강의 맑은 물이 흘러내리는 건너편의 북알프스 연능이
허연눈을 이고 아침햇살에 그 웅장한 자태을 들어내 뽐내고 있어 그 아름다움에 잠깐 정신을 놓는다.
아주사와강을 낀 야영장엔
일본인들이 텐트를 치고 야영중이다.
아직 이른 새벽인데 일본인 노 부부가 텐트를 걷어 베낭을 꾸린후
다정스레 산행을 나서는 모습에서 부부간 애뜻함이 진드감치 묻어나는 사랑이 느껴진다.
(산행에 나서는 일본인 노 부부)
전날 저녁 이슬이와 맥주를 쓰러트린 여파로
늦게 일어날줄 알았던 산우들이 하나 둘 일어난다.
이왕 일어난거 예약한 아침식사가 가능하면 좀 땡겨 먹으려
산장쥔장을 찾아가 물어보니 제 시간에 주문한 식사가 배달되는 거라 안된단다.
모두들 이른시각 일어남에
산행에 필요한 베낭만 꾸리고 나머지 짐들은
산장에 미리 맡긴후 조반을 들자마자 도시락을 받아들고
북알프스 종주의 대장정에 든다.
아주사와강을 끼고 이어지는 등로는
반짝 반짝 윤이 나는 조릿대숲이 빼곡하고
키다리 전나무가 쭈~욱쭉 뻗어있는 원시림의 오솔길이
길게 이어지는 최고의 산책로가 반겨줌에 걷는 내내 힘든줄을 모른다.
가급적
힘들게 이국의 명산에 든 만큼
속도산행을 지양하고 함께 걷는 항아리 산행이 되도록
협조해 달라는 나의 부탁은 쓸데없는 걱정였다.
모두들 느긋한 걸음으로
멋진 풍광에 감탄하고 구경하느랴 그 속도가 참으로 더디다.
산장을 떠난지 30여분만에 묘진관에 도착 휴식에 든다.
이정표엔 명신지까지 0.7km 라 적혀 있다.
그곳으로 가고 싶은분 얼른 갔다 올 사람 있냐 물어보니
거기 연못밖에 더 있겠나며 다들 그냥 진행한단다.
다음 목적지 도쿠사와 산장까지 가는길엔
하늘빛과 나무와 풀들을 고스란히 담아낸 습지가 있다.
(습지의 아름다움)
(강건너 우뚝 솟은 묘우진 다케의 모습)
맑은물이 흐르는 강을 낀
그림같은 산책로를 따라 걷는 걸음이 어느새 도쿠사와 산장에 이른다.
산장앞 캠프장엔 알록달록 텐트가 여러동 설치돼 있는데 그 쥔장들은 대게가 다
일본의 어린이가 함께한 가족단위다.
해가 중천인데
그제사 일어나 아침을 지으며 산행준비중인
그네들의 여유로움과 평화로움이 산행의 즐거움으로 들뜬
내 마음까지 고요히 진정시켜 잠 재우는 마력을 발휘한다.
(텐트를 걷어 산행을 준비중인 노인장)
(도쿠사와 산장 전경)
도쿠사와 산장을 지난 얼마후
갈림길이 되는 강을 건너는 목책다리가 나온다.
쇼와 초기 명 등산가인 신무라 쇼이치의 이름이 붙여진 신무라바시교다.
신무라바시교에서 정면으로 마에호다카 다케와 기타오네의 능선이 웅장하게 다가선다.
이 다리를 건너면 병풍암 안부를 지나
가라자와 산장을 거쳐 오쿠호다카케로 오를 수 있다.
지열군과 함께 온 그 일본여성은 이 등로를 택해 오르며 지열님께
야리능선의 위험스럼을 몇번이고 강조하며 무사산행을 빌어 줬다는데
은근히 겁을 준 느낌이 더 강하단 생각이 든다.
그렇게 겁을 주면 자기를 따라올 줄 알았나 ?
신무라바시교에 잠시 들렸다 가려
발길을 그리 옮기자 산우들이 목소리가 소란스럽다.
왠 영문인가 얼른 다가가니 다리 밑의 원숭이 가족을 보고 신기해서 내지른 소리다.
ㅋㅋㅋㅋ
난 이미 이른 아침 산장마당에서 봤는데...
(신무바라시교의 이정표)
신무바라시교(신촌교)를 뒤로한 채 맑고 깨끗하여 투명한
아즈사가와의 강줄기를 따라 오르는 등로는 한마디로 환상의 산책로다.
진행방향 왼쪽의 암봉 묘진다케 오른쪽으로 병풍암의 모습이 선을 보이자
이내 요오코 대교와 함께 산장이 나타난다.
먼저 도착한 산우들이 반겨주는 요코산장에서
간식과 함께 식수를 보충하며 그간 산행의 피로를 달래본다.
가미고지에서 요오코 산장까지는 고도차를
거의 느낄수 없는 환상의 오솔길로 이런 훌륭한 산책로가 한국에 있다면
매일 조깅코스로 손색이 없을거란 생각이 불현듯 든다.
요오코 산장은 북알프스 산행의 분기점이다.
아즈사가와를 건너는 요오코 대교를 넘어 계곡을 따라
혼타니바시를 건너 가라사와 산장을 거처 기타호다케와 오쿠호다케를
연결하는 등로는 이번 북알프스 등정을 계획하게 만든 황태자님이 밟은 코스로
예전 그의 산행기를 읽어가며 미지의 세계에 대한 동경으로 가슴 뛰던 기억이 새롭다.
(요오코 산장 가는길...)
(산행 분기점 요오코 대교)
(요오코 산장 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