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천항에서 우수영 (진도대교)까지 항해 (2)
대천어항을 나오면 좌측으로 암초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어항 출구에서 직선으로 충분히 빠져나와 좌측으로 뱃머리를 돌려 남쪽으로 코스를 잡아야 한다.
대천해수욕장을 지나가다 보면 어장이 나타났는데 어장의 부표가 없어 지나갔는데 어장 가장자리의 큰 밧줄을 넘어서 요트가 어장안으로 들어갔다.
아차하는 순간이 들었지만 어떻게든 계속 진행해서 반대편 밧줄을 어떻게 넘어갈까 조금 걱정이 되었다.
부표사이간격이 큰쪽을 향해 약간 사선으로 지나가면 밧줄이 킬(keel)에 걸리더라도 비스듬히 넘어갈 수 있기 때문에 그렇게 넘어갔다.
대천어항에서 잠수하여 밧줄을 자를 때 요트가 떠내려 가지 않도록 묶어둔 밧줄들이 흘러내려 있어서 엔진을 끄고 돛으로 가면서 밧줄을 정리하였다.
비응항까지 빨리 가야 하기 때문에 다시 엔진을 시동걸려고 하니 시동이 걸리지 않았다.
조금 당황해서 밧데리 스위치를 보니 2번에 충전스위치가 있어 2번 밧데리 출력이 낮아 쉐루모터(엔진의 시동을 걸기 위해 돌아가는 모터 ) 가 돌아가지 않는다.
오토파이롯도 작동되지 않아 혼자서 키 손잡이를 잡고 항해하는 중이라 키 손잡이를 묶어 놓고 선실로 내려가 준비해둔 2마력 발전기의 시동을 걸려 2번 밧데리에 충전시키고 잠시 어항쪽으로 돌아버린 선두를 다시 남쪽으로 돌리고 충전되기를 기다리며 돛으로만 약 10분정도 갔다.
출발 당일부터 프로펠러에 밧줄이 걸리고 오토파이롯도 작동이 안되고 엔진 시동까지 걸리지 않으니 우수영까지 간다는 것이 무리인 것 같았다.
밧데리를 충전하고 천천히 세일링 하면서 김선장과 바다님께 전화하면서 위로를 받으며 냉정하게 대처하려고 하니 바다님은 만약 엔진 문제로 시동이 걸리지 않으면 가까운 무창포로 가거나 어항으로 돌아갈 준비도 해야 할 것이라하였다.
보통 엔진 시동걸때는 밧데리 1번과 2번 동시에 스위치를 고정시켜 두 개의 밧데리 출력이 크도록 하여 쉐루모터를 돌리는데 평소 GPS나 오토파이롯을 2번 밧데리에서 연결하여 쓰다보면 전자장비들이 갑자기 꺼져버리는 경우가 있어 2번에만 충전하여 항해 했었다.
어느정도 충전 됐다 싶어 스위치를 1번 2번 동시 스위치로 고정시키고 시동을 걸었더니 시동이 걸렸다.
결국 2번 밧데리의 출력이 낮아 쉐루모터를 돌리지 못했지 엔진자체의 문제는 아니었다는 것을 알고 위안이 되었다.
이제 심난했던 마음도 조금씩 가라앉으며 그렇게 남으로 남으로 항해하면서 독산 해수욕장과 부사방조제를 지나 서천 발전소를 지나갔다.
가끔씩 GPS를 축소하여 비응항의 위도를 확인하면서 천천히 서해안의 육지를 바라보면서 내려가니 군산이 보이기 시작했으며 군산 군장산업단지에 들어선 현대 중공업의 도크옆에 세워진 자음 ㄷ 자를 우측으로 90° 돌려 세워진 모양의 거대한 크레인이 멀리서 보였다.
GPS를 보니 현대 중공업 조선소 남단 끝쪽에 비응항이 위치하고 있어서 계속 조금씩 조선소쪽으로 이동하면서 내려갔다.
인상적인 것은 약 10개의 대형 풍력발전기의 프로펠러가 서서히 돌아가는 것이 조선소의 명물이었다.
거의 비응항에 도착해 가니 해도 떨어져 저녁노을이 되었고 비응항 주위의 건물들이 보였지만 항 입구는 보이지 않았다.
해안가에 세워진 건물의 남단 끝까지 가니 남쪽으로 항 입구가 만들어져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조심스레 사진도 찍으며 혹시 요트가 계류되어 있으면 그 옆에 정박하려고 했으나 요트의 마스트는 보이지 않고 많은 어선들과 레져보트 보트들만 보이자 어선과 레져보트 사이 큰공간이 있는 곳으로 진입하여 개인이 만들어둔 계류장 옆에다 정박하였다.
특이한 점은 비응항의 레져보트들은 선주들이 보트 한 대만 계류할 수 있는 조그만 계류장이 많이 보였다.
요트위의 짐들을 대충 정리하고 계류장에 묶어진 스티로폼으로 만든 거룻배를 타고 육지로 나왔다.
도착하자 해경이 나와 입항을 확인하고 저는 주위 식당에서 저녁을 해결하고 찜질방에서 하룻밤 지내려고 했으니 비응항 주변은 없어 할 수 없이 버스타고 군산 시내로 들어가 찜질방에서 하룻밤을 지냈다.
현대 중공업 조선소의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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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소 남단끝자락에 비응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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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력발전기들의 거대한 프러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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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응항 바다쪽의 건물들(서쪽바다에서 입구가 안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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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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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서히 어두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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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가끔씩은 놀라운 경험인데요. 좀더 준비에 철저해야했는데......천원장이 워낙 시간을 못내서 그런것같네요.
다음엔 완벽하게 준비하시겠죠??? 다음을 기대합니다.
이번 장거리 항해때 멋있는 사진 찍으려고 했는데
수동으로 해 둔지도 모르고 찍었더니 빛 과다 과소
노출로 사진이 영 아니네요.차라리 콤펙트 디지탈
카메라가 더 좋았을 아쉬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