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완성 벽화
김삼구.............동리목월 문예창작대학 졸업.
2014년 (문학예술)지 (작은 손), (물고기의 날개)로 등단.
부산시 수영구 보건소에서 정년 퇴임.
얼마전 이령시인님 시 강연회 참석 했다가 깜짝 선물로 받게 된 따끈따끈한 김삼구시인님의 시집에 자필 싸인까지 받는 영광을 누렸어요. 74세의 연세가 무색할만큼 순수함으로 무장 된 분이셨어요.
그 때묻지 않은 열정으로 창작 하시다 얼마전 "미완성 벽화" 첫 시집을 내셨다며 수줍음에 발그레해지시던 선생님의 복숭아 같은 두볼이 생각나네요.
도굴당한 가슴, 있다
들어낸 돌덩이 무게는 품었을 때 보다 무겁다
뿌연 탕 속
손자의 눈이 반짝이더니
-할머니 찌찌 하나 어디 갔어?
-으응, 예쁘다고 의사 선생님이 가져갔어
-어떻게 가져갔어?
-저...칼
-아팠어, 울었어?
내가 뺏어다 줄게. 두 개 다 가져
다섯 살 손자가 찾아 올 가슴은
어떻게 생겼을까?
오늘은 어버이날
킁킁, 손자가 내 가슴에 꽃을 심는다.
(미완성 벽화) 전문
그의 시는 짧고 소박하지만 그 이목구비가 모두 시인을 닮아 있다.
시를 쓰는 자세도 성찰이면서 동시에 삶에 대한 가혹한 반성문이다. 생의 밑바닥에서 자신의 트라우마를 만지며, 자신의 시를 건저 올리고 있다. 어떤 시의 유행에도 곁눈 돌리지 않는다. 인간은 변하는게 아니라 자신의 꽃을 피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시인은 있는 그대로의 나를 피워 올린다.장미나 백합꽃보다 민들레나 제비꽃이 돨랴고 한다. 시든 꽃의 상태가 아니라 소박하지만 지금 피어 있는 꽃의 상태로 돌아가기를 원한다. 그것이 가장 나답게 사는 길이라고 시인은 생각한다.
김성춘(시인)해설 중에서
시집을 덮으며 과연 나도 저 나이가 되어도 이렇듯 깊이 있는 시가 나올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던져봅니다. 늘 번잡스럽고 시끄러운 제 일터에서 시를 쓴다는건 최악의 조건이라 여겨 왔지요. 시를 쓰는데 나이나 환경은 전혀 걸림돌이 되지않는다고 시인은 당부하셨어요.그건 그사람의 핑계일 뿐이라고요. 많이 읽고, 많이 쓰고, 많이 응축하다 보면, 보는 시선과 느끼는 마음이 같아질거라는 시인님 말씀 오늘도 아로 새겨 봅니다.
첫댓글 멋진 시 한편 꼭 읽고 가세요. ㅎ
짧은 시에서 사실적이면서도 치열함이 통증으로 배어나옵니다.~
잘 읽었습니다.~
잊지않고 오셨군요.
건필하고 계시죠?
요약된 글이지만 시인을 좋아하게 만드네요.
자신의 꽃을 피워 내라 하셨듯이 시인님은 이미 꽃을 피우셨네요.
마자요.
희긋한 흰머리가 무색할 정도로 얼마나 소녀감성인지 그 자리에서 뿅 갔다니까요.
저는 아직 읽어보질 못해서 뭐라고 말씀 드리기가 어렵군요. 편집 중입니다.
어여 읽어보셔요. ㅎ
늘 수고많으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