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8.18. 최근 좀 나온다는 소문에 팔랑귀를 휘날리며 신령 매왕지로 갑니다.
내귀에 소문이 들린다는 건 거의 끝물일 공산이 많지만 혹시 모를 이삭줍기를
기대하면서 달립니다.
매왕지 제방입니다.
살짝 셀레이는 마음을 지긋히 누르면서 한컷 합니다.
제방을 거쳐 우안쪽으로 들어가는 길입니다.
매왕지 역시 블루길로 악명(?)높은 곳인데
우야다가 한번 붕어들의 식욕이 왕성했을 듯 한데 으음~!
우안과 우안상류는 그냥 밋밋하네요.
직벽이고 상류에는 꾼님들도 안 보이고
곳부리 및 좌우안 상류
좌안
포인트는 주로 좌안쪽에 형성되는 듯
좌안상류를 바라 봅니다. 연안에 잘 형성된 그린필드에 군침이 도네요.
상류에 한분이 계시고 보트가 4대 떠 있슴다.
스치로폼 2대, 튜브 2대
상류에서 차를 돌려 좌안 중상류 뗏장밭에 누군가가
간이 토목공사를 한 곳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공병출신의 꾼님일 듯
햇살은 따갑지만 마이 덥지는 않은 듯 합니다.
블루길이 빈바늘에도 달리고 겉보리에도 매달리고
옆에서 껄떡거리다가 옆구리에도 걸려 나오네요.
이 곳은 블루길의 전성시대입니다. 새우는 그림자도 안 보이네요.
오늘은 마이도 안 바래고 딱 한번만 올리도고 제발~!
겉보리를 투입하면 넘들이 건들이다가 단물이 빠지고 나면 조용합니다.
그 후로는 말뚝~!
부채를 스을슬 부치면서 지난번 미망지 후속편을 이어갈까 합니다.
"어이~! 차세워~!"
비켜 갈려는 차를 억지로 가로 막으며 세우니 글마는
별수 없이 차를 세웠습니다.
"짜식~! 지가 별수 있어 서야지."
차창으로 본 글마는 부티나게 살이 오른 하얀 얼굴에
스포츠 머리를 하고 있있고 한 여름인데도
짧은 와이샤츠에 넥타이를 매고 있었슴다.
글마가 열린 차장으로 왜 그러냐는 듯 쳐다 보길래 좀전에 지나가면서 물을 튕기고 갔다고
하니까
우리 옷차림을 스윽 훑어 보더니 별다른 말도 없이 갈려는 걸 다시 막아 세웠더니 글마는
인상을 쓰면서
다시 차를 세웠슴다.
재차 차를 세운 우리는 의견이 강경파와 온건파 둘로 갈렸슴다.
옷도 베린 거 별로 없는데 그냥 가라카자는 친구가 두명 있었고
그래도 따끔하게 한마디 한 뒤 보내주자는 의견이 갈려 우왕좌왕
하는데
포니2의 운전석 문이 열렸습니다.
운전석의 시트가 거의 뒷좌석까지 밀려 있는 걸
보았지만
대수롭지 않게 우린 몇마디 던졌습니다.
"보소~! 물을 튕구고 그냥 가면
되겠능교?"
"사과를 하고 가셔야지~!"
비교적 마른 체형의 저와 상벽을 이루는 삐쩍마른 또 한 녀석이
한마디씩 하면서 내리는
글마를 향하여 다가가고 있었슴다.
온건파였던 P와 다른 친구는 뒷짐을 진 채 그냥 쳐다만 보고
있었죠.
차문을 열고 내리는 글마에게 깝쭉거리며 다가가던 우리 둘은 차에서 내린 글마를
보는 순간
동시에 발길을 멈추고 얼음이 되고 말았습니다.
"허억~! 무지하게 크다."
9척에
육박하는 키에 떡 벌어진 어깨, 육중하면서 다부진 체격에 근육질의 탄탄한 몸매~!
삼국지에서 방금 튀어나온 장비같은 거구의 사내가 차에서 내려 다가가는 우릴 내려다 보고
있었슴다.
달성공원에서 보았던 거인아저씨 이후로 가장 큰 우람한 덩치의 사내가 인상을 쓰면서 서있는 걸 본
우리는
급 쫄아서 다가가던 걸 멈추고 그 자리에 얼어 붙은 거지요.
우리
둘은 서로를 바라보다가 뒤에 있는 우리의 호프 P를 바라보며 도움의 눈길을 보냈습니다.
P가
다가왔고 P도 180이 넘는 키에 잘 다져진 체격인데도 글마옆에 서니 마치 헤비급과 미들급이
나란히 서 있는 듯 했습니다.
"와~! 그라요? 바쁜데"
부산말투 비슷한 억센 억양에 우린 다시한번 주눅이 들었지만 급 공손한 모드로 나직히 얘기
했습니다.
"아까 흙탕물을 튀겨 갖고......"
"어데 베렸능교? 함 봅시다."
"여기~!"
뭔가 잘못되어 가고 있다고 생각한 우리는 아주 공손한 자세로
친구의 바지가랑이를 가리켰고 그걸 본 글마는 피식 웃으며 한마디
했슴니다.
"에이! 별 거 아니구만 베린 거 같지도 않네"
"그래도 사과는 해야"
"미안쿠마~! 됐지요."
비록 쪽수가 많은 우리지만 넘의 덩치에 압도되어 더 이상 얘기하다간 사단이 나도 단단히 날
거라는 예감이 들어
우린 약속한 듯 실어증에 걸린 사람처럼 함구했고 글마는 갔습니다.
우리는
금호시외버스정류장으로 가면서 글마하고 까닥했으면 한판 붙을 뿐 했다며 우리가 쪽수는 많았지만
큰일날
뻔 했다며 가슴을 쓸어 내렸습니다.
P는
지도 한덩치 하지만 그 차에서 그리 덩치 큰 넘이 나올 줄 몰랐다며 글마가 내리는 순간
지도
살짝 쫄았다며 씨익 웃었지요.
그
소릴 듣고 제가 P에게 한마디 했었슴다.
"야~! 아까 글마 내릴 때 여차하면 토낄 폼 이던데 살짝은 무신 몹시
쫄은 거 아이가?"
말뚝을 바라보다가
찌불을 밝히며 이삭줍기는 텄다는 느낌이
"그래도 내가 옆에 서 있어서 그 정도로 끝났지 내 없었으면 너거들은
뼈도 못 추렸을 끼다."
그카면서 P는 한번 더 우리들을 힐책했슴다.
"내가
그냥 보내자고 캐도 할마시 무릎팍 세우듯이 빡빡 우겨서 그래 된 거 아이가 안 그러나?"
산너머 해는 지고
노을은 예쁘게 물드는데
그렇게
지끼는 사이에 어느새 금호시외버스정류장에 닿았고 때마침 35번 버스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때까지 묵묵히 듣고 있던 한 친구가 얘기 했슴다.
"고마
하고 버스나 타자. 뛰라~!"
그 소리와 동시에 우린 버스를 향해 뛰었습니다.
어쩌다 한번 깔짝대기만 할 뿐
일관성있게 버티는 찌불
자정무렵에 미동도 없는 찌불을 바라보다가 밤하늘을 쳐다보니
초저녁에 구름에 가려 안보이던 별들이 반짝이고
별똥별 하나가 직녀옆을 스치듯이 휘익 지나 가네요.
감사합니다
첫댓글 수고마니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즐낚하세요.
멀리까지 가셔서 꽝...! 아쉽네요,
다음번에 꼭 손맛 보이소.
수고하셨습니다.
낚시는 자연과의 교감이죠.
예사롭게 보이던 산마루에 걸린 노을이 아름답다고 느껴지는 게 낚시랍니다.
신령 블선생들은 아직 철이 덜 들었나 봅니다.
덕분에 매왕지 오랫만에 구경 잘 하고 갑니다.
수고하셨습니다.
매왕지도 갓방지만큼이나 블루길이 극성이더군요.
즐낚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