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을 완화시키거나 제거하는 데는 대개 약물요법과 신경차단법이 있다. 그러나 암으로 투병중인 환자는 장기간 병원생활을 하거나 치료로 인해 신체적인 조건이 쇠잔되어 있고 주사를 맞거나 다른 신경차단술과 같은 외과적 또는 침습적 치료에 두려움이나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저자의 경우는 가능한 한 약물요법으로 환자에게 접근을 하고 있다. 진통제를 투여하는 경로도 점차 개발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 현재 사용되고 있는 투여법은 경구, 직장내 투여, 첩포(피부에 붙여서 약물이 장시간 소량씩 흡수되게 하는 방법), 피하, 근육, 정맥, 지속적 투여법(환자자가조절법)이 있다.
그러나 선진국에서는 흡입하여 효과를 얻는 방법이 개발되고 있다. 환자에 따라서 또는 질병의 종류에 따라서 마약성 진통제가 전혀 효과가 없는 경우가 있다. 그러므로 이들 환자에서는 보조제나 비 마약성 진통제를 투여하여 통증의 완화를 이룰 수 있으나 이 방법에도 효과가 없는 경우는 신경차단과 같은 방법이 추천된다.
그 외에도 뼈에 전이된 경우에는 다량의 스테로이드와 방사선요법을 병용하여 통증을 완화시키는 방법이 있다.
*진통제 투여의 기본 원칙
진통제를 투여할 때에는 다음의 기본원칙을 엄수하는 것이 필요하며 약 90%의 환자에서 통증 완화를 얻을 수가 있다.
1. 모든 약제는 가능한 경구로 투여한다.
2. 미리 예정된 방식의 삼단계 치료법을 이용한다.
3. 약제의 투여는 개개인의 감수성에 따라 처방을 맞춘다.
4. 가능한 투여 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한다.
5. 부작용이나 환자의 심리변화 등을 면밀히 관찰하면서 투여한다.
● 삼단계 투여법이란?
세계보건기구(WHO)에서 권장하고 있는 방식으로 암성통증의 환자를 치료할 때 치료제의 투여방식을 다음과 같이 사용하는 것이 추천되고 있다.
우선 인식하여야 할 것은 통증 특히 암성 통증의 경우는 중추성과 말초성이 함께 존재한다. 중추성이란 뇌에서 통증을 인식, 수용, 전달하는 것을 말하며 뇌에서 말초까지 전달될 때에는 척수신경을 통한다.
그러므로 암성 통증이 있을 때는 일반적인 질환에 의한 통증의 치료와 다르게 중추에 작용하는 마약성 제재의 투여가 함께 필요한 것이다. 흔히 말초에 작용하는 진통제는 비스테로이드성 진통제(NSAIDs)라고 한다. 이와 같이 이중의 작용 부위에 약물을 투여하는 것을 이중 차단(double block)이라고 한다.
1. 제1단계
통증이 생기기 시작한 단계이며 환자는 약간 불편함을 느끼는 시기로 아직 단순한 진통제(NSAIDs)로서 통증완화가 가능한 경우임. 사용되는 약제는 비마약성 진통제와 보조제 투여. 이 시기에는 진통제 단독 투여보다는 진통의 보조제, 항정신적 약물, 약물 투여에 의한 부작용을 처치할 수 있는 약물의 동시투여가 바람직하다. 진통제의 강화작용을 가진 약물로서는 특히 전문가에 의해서는 케타민(ketamine)이라는 마취제가 사용될 수도 있다.
* 비마약성 진통제(NSAIDs)의 종류
일반적으로 약국에서 구입이 가능한 진통제를 말하며 마약성 진통제나 향정신성 약물(항우울제, 수면제 등)은 약국에서 구입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아세타아미노펜(타이레놀), 인도메사틴, 이부푸로펜, 나프렉센, 피록시캄, 케토로락 등이 있으며 위장장애가 있는 경우가 있으므로 복용시 주의를 요함. 최근에는 진통제의 경구 복용의 대체 방법으로 첩포용 약제가 이용되기도 한다(예, 케토프로펜, 피록시캄)
*보조제의 종류
○ 항우울제
아미트리프티린(에나폰), 아미프라민등, 신경병증 통증을 위한 선택약물임, 지각마비를 동반한 통증이나 만성 통증, 우울상태, 방광 경련 등에 효과가 있다.
○ 항경련제
카바마제핀(테그레톨), 발프로익산 등, 찌르는 듯한 아픔에 유효하나 다른신경병성 통증에는 별로 효과가 없다. 지각마비를 동반한 통증, 신경압박 등에 의한 통증에 효과가 있다.
○ 코티코스테로이드
덱사메타존, 프레드니솔론 등, 신경이나 척수의 압박, 뇌암의 경우 두 개 내압이 증가된 경우, 뼈에 전이된 암에서 통증의 완화에 도움이 된다. 수면에 장애를 일으키기 때문에 저녁 6시 이후에는 사용을 금하며 위궤양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예방으로 시메티딘, 라니티딘과 같은 약물의 투여가 필요하다.
○ 항불안제
디아제팜(바리움), 미다조람 등이 사용되며 환자와 대화를 나누고 필요시에 투여하며 잠을 이루지 못하거나 숙면을 취하지 못하는 경우, 수면 시간이 짧은 경우에 사용하고 취침 전에 투여하는 것이 원칙이다.
2. 제2단계
중등도의 통증에서 사용된다. 마약성 제재와 비마약성 제재와 보조제를 혼합하여 투여한다. 마약성 제재 역시 강도(potency)가 약한 약제를 사용한다.
이 단계에서 사용하는 마약성 약제는 코데인이 주로 사용되며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디하 이드로 코데인(dihydrocodeine, DHC)과 미프로돌(myprodol, 코데인과 이부프로펜이 혼합 되어 있음)이 주로 사용되고 있으나 미프로돌의 경우가 더욱 효과가 있음. 흔히 데메롤(demerol, pethidine)이 암성 환자에게 사용되고 있으나 가능하면 이 약제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이것은 작용이 미약하고 작용시간이 짧으며 마약의 중독이 빠른 시간 내에 발생되며 중추신경계의 독작용 발생으로 인해 의식의 혼탁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약제의 사용이 권장되는 경우는 오히려 좀 더 강한 마약성 진통제인 모르핀을 적은 량으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 현재 국내에서는 사용되고 있지 않지만 곧 사용이 가능 할 약제인 옥시콘틴이 3단계의 통증 조절에서도 사용될 수 있어 유용하게 이용되리라 사료된다.
3. 제3단계
제 2단계와 마찬가지로 보조제와 비마약성진통제, 강한 마약성 진통제가 사용 된다. 이 시기에 사용되는 마약성 진통제는 모르핀(morphine), 모르핀 서방정(MS conin, 경구투여가 가능한 모르핀), 옥시콘틴 서방정(국내 시판 2000년 후반기), 메사돈, 그리고 펜타닐(fentanyl)주사제(모르핀보다 약100배의 강도가 있다), 펜타닐 첩포가 있다.
환자가 경구로 복용할 수 있는 경우는 가능한 경구로 투여되는 모르핀 서방정이 투여되지만 질병이 진행됨에 따라 경구 복용이 불가능한 경우에는 근육, 정맥내 투여나 첩포제가 이용된다. 최근에는 직장으로 투여가 가능한 마약성 제재(황몰핀정)의 시판이 가능하게 되어 환자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
마약성제재는 복용에 따라 내성이 생기기 때문에 투여기간에 따라 점차 투여량을 증가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이 경우는 주저하지 말고 약제의 투여량을 증량시켜야 한다. 간혹 의료진들이 증량을 주저하는 경우가 있으나 환자의 상태를 면밀히 검토한 후 필요하다면 과감하게 증량을 하여야 한다.
증량을 하는 경우는 현재 사용중인 약제의 25-50%를 증가시킨 뒤 효과를 관찰하고 용량을 결정한다. 특히 암성 질환이 말기로 진행됨으로 복수가 발생하는 경우는 마약의 효과가 더 약할 수 있다. 마약성 제재를 과량 투여했을 때 발생될 수 있는 부작용 중 가장 치명적인 호흡정지는 암성 환자에서 약제의 투여 후에 발생되는 경우는 아주 드물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마약의 무한정 사용이 법적으로 허용되어 있지 않으므로 가능한 한 이에 대한 규제가 빠른 시일 내 완화되어야 한다고 사료된다.
즉 마약의 사용과 마약성제재의 사용을 혼동하지 말아야 한다. 펜타닐 첩포제를 사용하는 경우는 부착후 약제의 작용이 지속되는 시간이 약 72시간이므로 환자의 관리에는 편리하나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우발성 통증이 있는 경우의 통증 관리에 주의하여야 한다. 우발적 통증이 발생되는 경우는 환자에게 사용되고 있는 1일 용량의 약 1/6을 한번에 빨리 투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보고가 있다.
그러나 우발적 통증의 빈도가 너무 증가되는 경우는 현재 사용하고 있는 약물의 용량에 대한 재평가를 하여 용량을 증가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우발적 통증이 있는 경우는 속효성 옥시콘틴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다. (출처 : 거제도 참살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