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은섬 풍도소개"
풍도는 행정구역상 경기도 안산시 대부동에 속한다.
본래 남양군 대부면의 지역으로 1914년 행적구역 폐합에 따라 부천군에 편입되었다가, 1973년
에는 웅진군에 편입되었으며, 1944년 2단계 행정구경 조정에 따라 안산시에 편입되었다.
섬 주변에 수산자원이 풍부해서 풍도라 부르게 되었다고 하며 인조와 은행나무의 설화가 전해
내려오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마을 뒷편에 500년 수령의 은행나무가 한그루 있다.
풍도는 선착장을 중심으로 50 여호의 집들이 옹기종기 머리를 맞대고 있는 전형적인 섬마을이
다. 밭이라고 해야 비탈면에 손바닥만 한 것들이 대부분인 데다 고추나 상추, 콩 따위를 심어
기르는 정도다.
고깃배를 갖고 있는 집이래야 5가구가 채 안 된다. 그러나 주민들은 이마저도 20여년 전에 비하
면 훨씬 나아진 것이라고 했다.
해방 이후부터 최근까지 풍도 주민들은 무인도인 경기도 화성군 서신면의 작은 섬 도리도를
오가면서 살았다. 도리도는 물이 나지 않는 무인도지만, 굴이며 바지락이 풍성해 주민들은 1년
에 절반 이상을 도리도에서 보냈다.
주민들이 기르던 개까지 데리고 무인도로 거처를 옮기면 학교도, 경찰초소도, 교회도 함께
이주했다. 주민들은 도리도에서 군대 막사 같은 임시 거처를 짓거나 토굴을 파고 지냈다.
따뜻한 봄볕이 쏟아지는 봄날 등대에서 바라다 본 풍도의 마을 풍경.
선착장 뒤편으로 50여호 가구가 옹기종기 모여있다.
"사람을 중독시키는 섬"
봄에 한번 발을 들이면 이듬해 봄에 또 다시 찾게 되는 그런 섬이 있다고 했습니다.
지난 주 금요일 출발하여 토요일에 돌아오는 일정으로 인터넷으로 예약을 하였으나 풍랑과
바람으로 인하여 기상특보가 내리고 배는 출항을 하지 못하여 부드기 금요일 일정은 취소하고
토요일 출발 일요일 돌아오는 풍도행 뱃길을 예약하였습니다.
인천 연안여객선부두를 출발한 54톤급 여객선 제3왕경호를 타고 떠나는데 나와 마찬가지고
홀로(집사람동행)출사를 떠나는 사람, 그리고 동호회회원, 그리고 섬을 취재하러 가는 사람과
섬 주민들을 싣고 뱃고동소리 울리며 그리도 설레이는 마음으로 밤잠을 설치던 나는 풍도를
향하고 있었습니다.
봄이면 노란복수초가 무리지어 피어나고, 노루귀, 변산바람꽃, 꿩의바람꽃, 대극, 중의무릇까지
봄 야생화가 지천으로 피어나 "야생화 화랑을 이룬다는 섬. 그 자연이 준 아름다운 화랑의 섬
으로 가는 길입니다.
풍도. 풍요로울 풍(豊)자를 쓰는 섬(島)입니다. 하지만 이름처럼 풍요로운 곳은 아닙니다.
수심이 깊어 굴이나 바지락도 없고, 그물질도 여의치 않은 곳. 50여가구의 주민들이 비탈진
밭을 일궈 제가 먹을 채소나 겨우 키워내는 그런 섬입니다. 노인들의 허리는 오랜 노동으로
굽었고, 낡은 목선들은 포구에 묶여 하릴없이 파도에 고개를 끄덕이고 있는 곳. 애초에
단풍나무 풍(楓)자를 썼다는데, 일제시대때 지금의 이름을 갖게 됐다네요.
이 섬에 왜 ‘풍요로운 섬’이란 이름이 붙었을까요.
야생화가 이렇게 무리지어 피어난 곳을 본 적이 없습니다.
선착장이 있는 마을에서 마을사이로 나 있는 길을 올라 수령500년이 되었다는 보호수옆으로
올라서면서부터 노란 복수초 꽃밭이 펼쳐졌습니다. 복수초의 노란 꽃은 마치 가을 국화처럼
흔하게 섬 이곳저곳에서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지천에 깔린 변산바람꽃
워낙 짧은 시간에 피고 져서 한 두송이만 봐도 운이 좋다는 변산바람꽃. 능선에서부터
한 두송이가 눈에 띄더니, 좀더 올라가면 구릉쪽에는하얀 변산바람꽃 천지였습니다.
지천으로 피어난 변산바람꽃 앞에서 저도 모르게 탄식만 나올 뿐이었습니다. 수년동안 기자생
활을 하면서 섬을 취재나온 기자분 변산바람꽃이 이렇게 한자리에 무리지어 있는 것은 평생에
처음이라고 합니다.
노루귀는 노루귀와 꿩의바람꽃은 아직 개화시기가 약간 이른듯하지만 낙엽사이로 고운 솜털이
보송보송한 꽃대를 올리고 갖가지 색깔로 우아하게 꽃을 피웠고, 남동쪽 양지바른 쪽에는 붉은
색이 감도는 민대극을 볼 수 있었습니다. 발밑의 지난 가을의 마른 낙엽을 뒤지면 야생화며
봄나물들이 촉촉한 땅에서 슬금슬금 머리를 내밀고 있습니다.
노루귀
복수초
50여가구(정확하게48가구) 100여명. 그것도 대부분이 노인인 풍도 주민들은 봄꽃 소문을 듣고
찾아오는 외지인들이 당최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표정입니다. “뭐 볼 게 있다고 여기까지 찾아
오냐”고 묻습니다. 주민들은 섬 안에 피는 모든 봄꽃을 ‘유정꽃’이라고 불렀습니다. 주민들은
봄이면 매양 보는 유정꽃에, 외지인들이 새삼 감격해하는 것이 좀 이상해 보이나 봅니다.
그리고 풍도는 일출과 일몰을 즐길 수 있습니다...아침에는 민박집 바로앞에 있는 방파제나
바닷가에서 일출을 즐길 수가 있고 일몰은 500년 묵은 은행나무로 이어지는 마을 뒷길을 따라
가다가 은행나무쪽을 가지말고 곧장 올라가면 흑염소를 키은 곳이 있는데 이곳을 지나 조금만
올라가면 서해바다가 한눈에 훤히 들어오는 곳이 있습니다.
저는 운좋게도(?) 해질 무렵이 되니까 수평선위로 구름이 끼어 방해를 했고 뒷날 아침 일출도
수평선에 깔린 구름때문에 제대로 담지 못했습니다.
풍도의 일출
풍도의 일몰
"풍도 어떻게 가나"
풍도에서 서남쪽으로 충남 당진땅이 빤히 내려다 보이는 곳을 그곳에서 배로 약20분 걸리는
곳이지만 정기여객선은 없다.
정기여객선은 오전9시30분 인천을 출발하여 육도-풍도-난지도를 하루에 한번 운항하는
왕경해운 소속 제3왕경호가 유일한 수단이다. 풍도까지는 약 2시간 걸린다고 한다. 그
러나 제가 가든날은 2시간30분이 지난 12시에 풍도에 도착하였다. 풍도에서 인천으로
오는 배는 오전11시30분에 한편이 있다. 물론 갔던 배가 그대로 돌아 오기때문에 여객선을
이용한 당일출사는 불가합니다. 배삯은 왕복배편을 모두 끊어야 하는데 인천에서 풍도가는
배편은 12,500원이고 풍도에서 인천으로 나오는 배편은 11,300원입니다.
그래서 반드시 이곳에서 하루 묵어야 하는데 작지만 아담한 민박집들이 많이 있습니다.
민박집은 해변길을 따라 나란히 있고 민박집 문을 열고 나서면 바로 바다가 막아선다. 풍어민박
윗집인 ‘기동민박’(032-833-1208)도 젊은 안주인이 맛깔스럽게 음식상을 내준다.
고씨 할머니집(032-886-3715)도 인심이 좋다고 알려진 곳이다. 그리고 풍도랜드, 하나민박등이
있고 간이매점이 한곳 있는데 마침 제가 도착한 날은 가게가 문을닫아서 약간 불편했습니다.
본인은 풍어민박에서 머물렀고 오마이뉴스의 기자분은 이장님의 소개로
기동이네민박에서 하룻밤을 보냈다고 합니다.
섬 안에 관공서는 경찰초소 하나와 학교(학생수 3명)밖에 없다.
경찰과 교사들도 주민들과 마치 친척처럼 가깝다.
"식사는 어떻게 해결하나"
민박집서 정성 담긴 음식 알싸한 ‘바디(사생이)나물’
여름철이면 낚시꾼들을 위해 통닭집에 횟집까지 들어선다고 하는데, 요즈음 풍도에는 문 연
식당이 한 곳도 없다. 민박집에 숙박을 하면 식사를 내오는데 의외로 섬 아낙들의 음식솜씨가
만만찮다. 마치 자신의 집에 찾아온 친척을 대접하듯 정성이 담긴 음식을 차려 내온다.
식사값은 5,000원
4, 5월이면 갓 건져 올린 꽃게무침도 내놓고 짭짤하게 담은 소라젓도 내놓는데, 아직 철이 일러
맛볼 순 없다. 대신 요즘에만 맛볼 수 있는 귀한 특미가 있다. 전남의 흑산도 등에서만 자라난다
는 바디(사생이)나물이 바로 그것이다. 바디나물이란 뿌리를 한약재로 쓰는 전호의 잎을 말하
는데 어린잎은 고기를 구워 쌈채소로 그냥 먹거나, 데쳐서 나물로 무쳐 먹기도 한다.
알싸하면서 독특한 풍미가 느껴진다. 깊은 산중이나 오지의 섬마을에서만 자라는 바디나물은
섬 주변에 지천으로 깔려 있다. 민박을 받는 어느 집이건 바디나물을 기본 반찬으로 내온다.
회 맛을 보고 싶다면 미리 민박집에 연락해야 한다. 요즘은 ‘간재미’가 제철.이라는데 저는
도착하기전 미리 주문을 했지만 고깃배가 출항을 못해 구경도 못하고 돌아왔습니다.
"우리가 반드시 지켜야할 것은"
풍도의 야생화가 세상에 알려진 것은 약 3년 정도 되었다고 합니다.
섬취재차 풍도에 온 오마이뉴스의 기자분...과연 어떻게 기사를 쓰야 섬도 소개와 함께 자연을
훼손시키지 않는 기사를 쓸 수 있을까 하는 것이 문제라고 합니다.
저도 그렇습니다...혼자보기에 아깝고 모두에게 소개하면 얼마지나지 않아 무분별한 출입으로
자연은 훼손되고 결국에는 자연보호의 이름으로 출입이 통제되는 순서로 이어질 것이 물보듯
뻔하기 때문입니다.
지천에 깔려있는 야생화... 작년에 떨어진 낙옆아래 새싹을 틔우고 있는 야생화... 이모두
사진을 찍는 사람이나 야생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발길에 시달려 아름다운 생명이 짓밟히고
마는 것을...안타까운 일이죠...그러나 풍도 이곳 아직은 통제도 없고 아무것도 없습니다...
단지 야생화를 찾는 사람들의 양심에 맏기고 있을 뿐이죠...엎드려 찍든지 서서 찍든지 삼각대
를 받치고 찍든...주변을 살피고 야생화가 다치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을 쓰셔야 할 것 같습니다.
첫댓글 주말에 풍도를 다녀 오려구요......기대감과 첫 꽃나들이라 맘이 설렘니다.
다녀오셨나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