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내 커가던 열매가
따가운 가을볕으로 속맛을 채우며
영글어 가는 9월
초가을 답게 싸늘한 숲속의 아침 길의 상쾌함은
산행을 머뭇거리게 만들던 많은 핑계들을 싹~ 잊게 만든다.
게으름 피우지 말고 빠지지 말아야지 다짐해본다.
물론 어쩔수없는 약속이나 일이 있을땐 예외지만.
오늘 아침엔 지난주 생신에 짧은 산행을 같이 하셨던
대장님께서
"이제부터 다시 시작이다" 하시는듯 깜짝 등장 하셨다.
미지언니가 같이 오지못하셔서 섭섭하지만 곧 다시
먼 운전길에 옆을 지켜주시고
짧게라도 피톤치드 향을 맡으시길 바래본다.
트레일 초입에
불에타 죽은채 높게 서 버티던 나무의 윗부분이
금년의 눈,바람에 꺾여졌다
아슬아슬 버티고 있는 두번째 연결부분은 얼마나 더 버틸까?
전에 그 옆을 지나며 사진도 찍곤 했는데
집에와서 ㅈ예전 모습 사진을 웹에서 찿아 보았지만 없다.
대장님께선 그 사진을 가지고 계실텐데.
중년의 가슴에 9월이 오면
-이채-
-생략-
내 당신 사랑하기에
이른 봄 꽃은 피고
내 당신 그리워하기에
초가을 단풍은 물드는가
-생략-
차면 기우는 것이 어디 달 뿐이랴
당신과 나의 사랑이 그러하고
당신과 나의 삶이 그러하니
흘러간 세월이 그저 그립기만 하여라
힘차게 흐르는 계곡의 맑은물과
그 힘찬 물소리에 곁들여
대장님의 가방에 달린 노르웨이산 낭낭한 워낭소리들으며
천천히 진녹색의 나뭇잎 숲길과
몇번의 스위치백을 오르니 10:40 어느새 새들이다.
새들에서 잠시 쉬고
Timber까지 대략 0.7마일 직벽으로 오르는데
4월말 여기 저기 쌓인 눈길에서의 즐거웠던때가 생각난다.
넓고 빛나는 눈밭에서
"모두가 꽃이야"
신나게 떠들고 웃으며 아름다운 풍경을 즐겼는데
올겨울에는 얼마나 눈이 쌓일까?
대장님은
목요일에 혼자서 발디를 다녀오셨는데
오늘 나오셔서 힘들다고 하시면서도 꾸준한 속도로 올라가신다.
그 정도의 속도가 좋은 나는 열심히 따라가고..
오늘 콘디션이 좋은 선비님은
올라오는 우리를 기다리며
이쪽 저쪽에서 사진을 찍으셨다.
11:55분 정상의 증명사진
젊은(?) 우리들은 자동 사진기 만들기 복잡하니
선비님과 촌장님이 번갈아 사진을 찍었으니
두장을 다 올릴수 밖에.
두번을 다 똑같이 웃은것 같은데 자세히 보면 다르다.
이곳의 이름이 원래는 Chapman Mt.이었다고
아예 나무에 깡통을 박아 놓았는데
그속에 방명록이 있는줄 오늘에야 보고 송화이름을 넣었다.
적당히 바람좋은 나무그늘에서
점심 먹고 선비님 끓여준 커피 마시며
이런 저런 얘기하며 신선놀음?
금년에 캠핑을 못한 아쉬움이 컷으니
내년 7-8월쯤 캐나다 밴프 쪽으로 가면 어떻겠냐고 진지한 얘기도 오가고
자세한 사항은 선비님이 좀더 알아본뒤 카톡에 올려주시겠다고 하셨다.
가을이 오기전 풍성한 잎의 여름을 즐겨본 행복했던 하루
10개월 만에 산행을 다시 시작하신 축하하며
로렌하이츠의 감자촌에서 저녁을 먹었지요 .
마지막 더위 잘 보내시고
다음 토요일 산에서 만나요.
첫댓글 이채 님의 글이 눈에 확 들어옵니다
내 당신 사랑하기에 이른 봄 꽃은 피고
내 당신 그리워하기에 초가을 단풍은 물드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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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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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면 기울고 기우면 다시 차고 ㅎㅎ
우리들의 소좁은 마음 같으랴...?
그럼 안 되는데...
1년 만의 산행이 그렇게도 힘든줄 예전에 미쳐 몰랐습니다
새로이 만나는 새 기분이었습니다
산우님들 수고 하셨고
그레이스님 감자탕 보신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