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과 [다사지추]의 참 의미에 대해...
해마다 연말연시가 되면 "다사다난(多事多難)이라는 말들을 곧잘 사용한다.~중략~
지난해 연말 필자가 몸 담고 있는 어느 단체에 1,000여 명이 참석한 공식 행사가
있어 그 행사의 진행을 맡은 적이 있었다.
모두가 알다시피 몇 십명, 몇 백명 앞에서도 마이크를 잡고 연단에 서면 알 수 없는
두려움이 엄습해와 자신도 모르게 떨리기 마련이다.
때문에 1,000여 명이 운집한 대중 앞에서 진행을 맡는다는 것은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 더구나 실내가 아니고, 옥외에서는 더 더욱 그렇다.
하지만 나는 그날 엄동설한의 북풍한설이 몰아치는 가운데서 이 사회의 내로라는 인사들이
참석한 그 행사 진행을 맡아 그날 사회자로서의 소임을 무사히 마쳤다.
그런데 1부 공식 행사가 끝나고 2부의 다과회 시간에 내빈으로 참석했던 아무개 분이 나에게
다가와서 "오늘 사회를 보느라 정말 수고가 많았네, 그런데 '다사다난'이라고 하지 않고 왜?
'다사지추'라는 말을 썼나?" 면서 면박 투로 말하는 것이 아닌가?
문제의 그 내빈은 평소에도 나와 교분이 있는 터라 선배의 입장에서 아끼는 후배를
가르친다는 뜻으로 나에게 애정어린 충고를 한 것으로 나는 지금도 그렇게 이해하고
있다.~중략~
사실 나는 그날 행사 시작을 '다사다난'이라는 말 대신 "[다사지추]했던 무자년 한해가
저물어 가고 있는 이때,공사다망 하심에도 불구하고 이자리에 참석하신..`중략~...하면서
행사 시작을 알렸던 것이다."
그 내빈은 아마도 두 낱말의 대동소이한 점을 모르고 있거나, 사회자인 내가 무지해서
"다난"대신에 "지추"라고 표현 했다는 뜻일 것이다.
그래도 이 사회의 저명인사라고 자처하는 분이 전자이든 후자이든간에 정말 그렇게 알고
있다면 참으로 부끄러운 노릇이 아닌가?
그렇다면 그날 내(필자)가 왜? [다사지추(多事之秋)]라는 말을 사용했는지?
'다사다난'과 '다사지추'의 그 참 뜻, 즉, 사전적 의미를 알아보자.
다사다난(多事多難):여러 가지 일도 많고, 거기에 따르는 어려움도 많다는 뜻이다.
다사지추(多事之秋):일이 가장 많고 바쁠 때. 흔히 국가나 사회적으로 일이 많이 발생한
때를 뜻한다.
위 두 낱말의 사전적 의미에서 보듯이 "다사다난"은 일반적이고, 일상적인 개인적인 어려움만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즉, 단편적이다.
반면, "다사지추"는 좀 더 포괄적인 의미가 짙다. 즉, 국가적, 사회적인 큰 변혁 또는 역사적사건
까지 등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중략~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그날 행사는 관(官)이 주도한 행사였다. 또한 1,000여 명이 운집한 대중적
규모의 옥외 집회였다.
그러한 행사의 성격에 걸맞게 나는 그날 "다사다난" 대신 "다사지추" 라고 격을 높혀 사용했던
것이다.
하지만, 굳이 그 내빈의 충고를 비판하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다.
왜? 누가 옳고 그른가는 이글을 읽고 판단하는 것은 독자들의 몫이니까?........
2009(己丑)년 1.2일.
부산광역시 부산진구 전포동 황령산 자락 寓居(살고 있는 집)에서.
첫댓글 이 자리에서 "다사다난" 과 "다사지추"의 의미를 다시금 새깁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새해에도 건강하시기를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