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차례가/혜완 장향규
설을지나 팔월보름 추석차사 돌아오니
어화어화 팔대종부 상차리기 하여보세
멀리사는 자식들과 시남매들 온다하니
돌아가신 조상보다 산조상이 우선이라
시대가 어느때요 개명세상 되었으니
옛날음식 조금하고 신식음식 해야겠네
만약아직 조상님이 살아계신 다하여도
매일먹던 옛것보다 새로운것 좋다하리
누구나다 좋아하는 새우튀김 정구지적
우엉적과 돈적산적 녹두적도 지져볼까
시어머님 계실때에 차례손님 많았으니
스무가지 온갖 적을 하루종일 부쳤고나
부모양위 안계시니 오는손님 적막한데
동태적에 고구마적 두부적은 제외하고
건어물은 마른명태 오징어만 올려놓고
추석에는 떡제사라 황조기도 생략하네
대왕문어 데쳐내어 제기에다 담아노니
동해바다 용왕인듯 색도좋고 의젓하다
영덕대게 쪄올리니 며느리가 준비한 것
귀하다는 울진송이 날것으로 올려보세
갈비찜과 닭조림은 빠뜨릴수 없는제수
손자손녀 좋아하는 잡채당면 당연하지
차례떡은 송편찰떡 계관화꽃 증편찌고
명절차사 떡제사라 나무새는 생략하네
수입과일 대신으로 신토불이 국산과일
옥수수와 무화과와 석류열매 올려보자
백로지나 부자간에 선산에서 벌초하며
사대지난 선조묘에 묘사치레 잔올리고
경주법주 화랑으로 제삿술을 준비하고
골동토기 향로에다 냄새좋은 침향이라
조상님의 신위모셔 향화를 이어가니
끊어지지 않는전통 천세만대 아름답다
부모님이 돌아가면 신이되어 받드나니
오랜전통 내대에서 어찌감히 끊을건가
내자신이 무리않고 힘에겹지 않는다면
오는가족 마음편히 머물다가 돌아가리
누구에게 보이려고 차례상을 차리는가
햇곡식과 햇과일을 부모님께 천신하고
살아생전 못한효도 가신후에 효자되어
영정사진 모셔놓고 다시살아 오신듯이
적은따나 정성다해 진설하고 배례하면
이심전심 조상께서 흠향하고 가시리라
다음날은 송이버섯 비빔밥과 송이탕국
별식으로 내놓으면 모두들 좋아하고
에티커피 시다모를 금방갈아 내려놓고
송화다식 곁들이면 색갈조화 기막히지
음식으로 정을내고 돈독하게 나누면서
부모자식 남매간에 훈훈함이 오고가네
서로에게 부담되면 모이기가 힘드나니
덕담으로 배려하며 가족화목 해야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