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문경새재에서는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가운데 ‘재경문중동문회 문경새재 걷기대회’가 열려 동문들은 오랫만에 고향땅에서 만나 많은 대화들을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동문들도 이제는 전국 곳곳에 흩어져 있어 더러는 수 십년만에 얼굴을 마주하는 동문들도 있어 이들의 대화는 끝간데 없이 이어졌고 게중에는‘우리고장 말’에 대한 대화도 이날 상당한 관심을 집중시켜 소개하고자 한다.
대화의 요지는 이렇다. 우리 문경지방에서는 선조들은 물론이고 이 시대에 사는 문경사람들의 삶과 함께 해 온 어엿한 ‘문경 말’들이 버젓히 살아있는데 언제부터인가 타 지방 말들로 바꿔서 쓰는 경우가 많아 이는 고향을 문경에 둔 동문들 입장에서는 상당히 유감스럽더라는 것이다.
간단히 예를 들면 근래들어 문경출신 주민들 조차도 일부는‘올갱이’라고 하는데 우리지역 사투리로는 ‘골뱅이’ 또는 ‘골배이’라는 말이 있고,‘청국장’ 경우도 우리는 예부터 담북장‘이라고 불러 왔던 것이다.
특히 문경의 대표적 관광지라 할 수 있는 문경새재 경우는 가장 문경적인 언어들이 관광객에게 알려지거나 소통돼도 상당한 의미가 있을 것인데 이를 제쳐 두고, 전혀 지역과는 뿌리가 없는 다른 지방의 말들이 사용되고 있는데 대해 당시 동문들은 너무도 아쉽고 걱정스럽게 생각했다는 것이다.
글로벌화 시대에 가장 보편적으로 쓰이는 말 중에 ‘가장 한국적인 게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라고 하는데, 이를 바꿔 말하면 ‘가장 문경적인게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 라는 말과도 상통한다고 생각을 한다.
물론, 관광지는 누구나 알고 쉬운 말을 사용하는 것도 중요하겠고, 올갱이니 청국장이라고 해서 크게 잘못된 것도 없어 탓할 일은 아니지만 당당한 우리지역의 부끄럽지 않은 재미난 말을 두고 다른 지방의 언어를 가져다 베껴 쓸 때는 한번쯤은 생각해 봐야하는 거 아닌지 모르겠다.
문화는 베끼거나 따라 해서는 독창적일 수 없다고 생각한다. 쓰는데 불편하지 않고 거부감 없는 사투리들이라면 그냥 독창적인 우리지역의 언어문화로 자랑스럽게 사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행정보지 등에 보면 ‘문경에 골뱅이국’은 꽤나 유명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여행작가들은 ‘문경 골뱅이국’을 ‘문경 올갱이국’으로 결코 글을 쓰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다른 지방에서는 내 지방의 고유한 언어들을 계승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방언대회까지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지역에 몸담고 살아가는 구성원들이 우리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여 아끼고 사랑한다면 문경의 미래는 더욱 밝을 것이다.
산북면사무소 신동열 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