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한 해 동안 한국 테니스를 빛낸 스타는 누구일까. 월간 테니스코리아는 2002년부터 ‘올해의 선수상’(MVP) ‘올해의 발전상’(MIP) 그리고 올해의 주니어상(Jr.)을 선정해 발표하고 있다.
올해는 이형택(삼성증권)이 작년에 이어 ‘2004 올해의 선수상(MVP)’을 수상했고 이은정(창원시청)은 ‘올해의 컴백선수상’을 받았다. 막내 전웅선(SMI아카데미)은 ‘올해의 주니어상’을 받으며 뜻 깊게 시즌을 마감했다. 올해의 기량발전상은 해당 선수가 없어 수상자를 내지 못했다. 수상자들에게는 순금(다섯 돈) 테니스볼이 새겨진 크리스탈 트로피(시가 50만원)가 수여됐다.
올해의 선수상 이형택 이형택은 시즌 막판 투어급 챌린저대회인 모빌룩스오픈 4강, 모리셔스오픈 준우승을 차지하며 세계 랭킹 59위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연초 힘들게 투어를 시작한 이형택의 랭킹이 4월 이후 100위권 밖으로 떨어졌다는 걸 감안한다면 본인 스스로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였나 짐작할 수 있다.
이형택은 프랑스오픈에서 어렵게 예선을 통과해 3회전까지 진출하면서 투어 감각과 자신감을 많이 회복했고, 여세를 몰아 스텔라아트와 챔피언십 4강에 진출하며 랭킹을 조금씩 올려나갔다.
국내에서 열린 삼성증권배 챌린저에서 4번째 우승을 차지하고, 전한국선수권에서도 첫 우승을 기록하며 국내 팬들에게도 좋은 인상을 심어주었다. 이형택은 또한 전국체전에도 참가하여 팀을 우승으로 이끌며 국내경기 전승의 대기록을 세웠다. “톱50을 깨고 싶다”고 내년 목표를 밝힌 이형택은 12월 국내에서 훈련을 가진 뒤 1월부터 투어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예정이다.
<어떻게 뽑았나> 올해의 선수 후보에는 이형택 외에 팀동료인 조윤정, 전미라가 후보에 올랐다. 막판 국내 1위 자리를 조윤정에게 넘겨주었지만 시즌 내내 국내 정상을 지킨 전미라와 투어대회에서 처음으로 복식 타이틀을 거머쥔데 이어 전한국선수권에서 우승을 차지한 조윤정이 막판 변수로 작용하였지만 세계 50위권의 성적을 올린 이형택을 만장일치로 선정하는데 이견이 없었다.
올해의 컴백선수상 이은정 2004년 이은정의 코트 복귀는 화려하다 못해 눈부셨다. 시즌 초 실업그랑프리와 실업연맹전에서 우승을 차지한데 이어 6월 창원챌린저 우승을 시작으로 인천챌린저 준우승, 한국국제여자서키트 1, 2차 우승 등 국제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며 성공적으로 컴백한 이은정에게 2004년은 최고의 해였다.
본인 스스로도 “올해 너무 잘해서 내년에 그만큼 성적을 낼지 걱정이다”고 말할 정도. 세계랭킹 300위 권에 자신의 이름을 올리고 전미라, 조윤정에 이어 국내 랭킹 3위를 기록한 이은정은 28세의 주부선수. 이은정은 “수상자로 선정됐다는 전화를 받았을 때 정말로 기뻤다. 은퇴하기 전에 이런 상 한 번 받아봤으면 생각했는데 소원을 푼 것 같다”고 감격을 전했다. 올해에는 선수 생활을 하면서 고등학생들도 가르칠 예정이라고 목표를 밝혔다.
<어떻게 뽑았나> 올해의 컴백선수 후보는 이은정과 김동현(26, 경산시청) 이승훈(25, 삼성증권)의 3명이었다. 전 국가대표인 김동현은 03년의 부진을 털어버리고 실업그랑프리를 시작으로 종별선수권, 실업연맹전에서 연속 우승을 차지하였고 서귀포퓨처스 2차대회에서 복식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이형택에게 아깝게 무릎을 꿇었지만 전한국선수권에서도 준우승의 좋은 성적을 남겼다. 이승훈 역시 01년 이후 처음으로 국제퓨처스대회에서 우승하였으며, 삼성증권챌린저에서 8강에 오르는 등 데뷔 이후 가장 좋은 성적을 올렸으나 ‘아줌마의 힘’에 밀리고 말았다.
올해의 주니어상 전웅선 올해로 주니어를 마감하는 전웅선은 장호배 우승에 이어 일본에서 열린 A급 국제주니어 대회인 월드슈퍼 주니어챔피언십에서 단,복식 우승을 차지하며 세계주니어 랭킹 4위를 기록했다. 2004년 초반 태국국제주니어테니스대회와 이덕희배에서 라이벌 김선용에 밀렸지만 시즌 중반부터 기량과 정신력의 성장을 드러내며 후반들며 국내 주니어 최강임을 보여주었다.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시니어 무대에서 활약하게 될 전웅선은 “경기 중 집중력 향상에 힘쓰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상이 있는 줄은 알았는데 내가 받을 거라 예상은 못했다”며 기쁨을 전했다.
<어떻게 뽑았나>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주니어상 후보들이 치열한 경합을 벌였다. 일본오픈 주니어챔피언십(1그룹)에서 단,복식 우승을 차지했고 두 개의 서키트에서 연달아 우승하는 활약을 보여준 김소정(중앙여고)이나 두 개의 1그룹 국제주니어대회에서 우승하고 이덕희배 주니어대회 2연패를 차지한 김선용(양명고) 모두 수상자로서 손색이 없었다. 그러나 김소정은 후반에 주춤한 것이, 김선용은 라이벌 전웅선에 밀리면서 수상 기회를 놓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