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뜬 마음에 잠을 설치고 새벽부터 콧노래 부르며 먼길떠날 채비에 정신없다
울산에 가서 한삼년 살은탓인지 신랑은 울산 간다면 무조건 따라 가고 싶어하고.
일요일 아예 가게 문을 닫고 쉬자 한 때문에 실장도 따라 나선다니
내 생전 무슨 복에 겨워 두 남자를 끼고 동창회를 나섰다.
같이 갈까 하는 경희는 이런저런 이유로 못가게 되어서 아쉽지만
이번에는 산행을 경주에서 한다니 울산까지 가는것 보다는 한시간이나 단축될 예정.
친구들은 10시 도착 예정이었는데 생각 보다 늦게 출발해서 우리가 훨씬 먼저 도착해서
경주 교도소 출소자 대기실 앞에서 대기 하고 기다리기 한시간정도.
드디어 친구들이 도착했다.
나는 버스로 올줄알고 버스만 기다렸더니 이스타나 태권도 도장차가 왔다.
깜짝놀랐다. 이렇게 숫자가 적다니..
다리가 아프다는 범회는 운전만 해주고 찜질방으로 가고
요즘 몸이 많이 약해진 근철이, 영욱이. 정록이 상련이 작은정숙이. 나. 이렇게 여섯명이 산을 타기 시작했다
산은 생각 보다 멋지고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계곡을 따라 난 길이 아주 완만하고 아름다웠다.
근철이의 건강상태를 고려해서 총무가 아주 완만한 길을 택했단다.
부담 스럽지도 않고 아름답고,, 너무나 마음에 들었다.
상련이가 열심히 앞장서서 일행을 이끌었다
철석같이 믿고 열심히 따라 가고 있었는데 어느때 부터인가 갑자기 웅성대던 다른팀들이
모두 없어지고 우리들만 조용하게 산을 타고 있었다.
오솔길 같은 좁은 대나무 숲을 지나고 내리막이 나오고 드디어 처음부터 쳐다보고 가던 봉우리가 아닌
다른 봉우리로 길을 잡는다.
아참 이상하다. ...상련아~! 이길이 아닌것 같다야.. 하고 내가 외쳤다.
상련이도 이상하다 아닌것 같제? 하는것이다.
다른사람들왈 ..어쩐지 우리뒤에 따라 오던 사람 들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다시 오던길을 한참을 되돌아가서 안내표지판이 서 있는곳까지 와서 산정호수쪽으로 길을 잡았다.
아름다운 갈대가 우리를 반기는 호수를 뒤로 하고 정상을 향해서 계속 올라 갔다.
얼마 가지않아 우리 일행은 또한번 정상이 아닌 아래로 내려 갈뻔한뒤로 우여 곡절끝에
고위봉 정상을 밟았다.
정록이는 땀도 나지 않는단다. 얼마나 쉬운 길인지. ㅎㅎㅎ
완만한 오르막이 끝나고 나니 상상외로 깎아 지른듯한 내리막길이 시작되었다
계단과 바위로 연결되는 길이 정말 이리로 올랐다면 땀꽤나 흘렸을것같은
길이었다. 엉금 엉금 내려 오면서 사진사 정록이의 수고로 몇컷트 더 찍고.
절반은 내려 왔을까 시원하고도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한숨을 돌릴즈음
등산로 중간지점쯤에 있는 밥집으로 행했다.
산속에 있는 밥집. 남산 초가집이라나?
허름하고 너절하게 생긴것 같은 비닐 하우스 안에 사람이 얼마나 많던지.
직원은 보이지도 않고 손님만 가득한 하우스 안으로 들어갔더니
총무가 잘아는 집이란다. 주방에 들어가 안면을 들이대고 주문을 했다네.. 아마 우선 주문이 되었으리라.
밥상은 우리가 직접 치우고 자리를 만들어 앉았다.
손 두부,해물 부침,도토리묵 무침,손수 구워 먹는 노란 호박전,구수한 숭늉,맑은 동동주 등이 나왔다.
가격은 무조건 한가지에 오천원씩 이란다.
맛도 기가 막히지만 신선해 보이는 식단이 너무나 마음에 흡족해서 오늘 산행 온 것이
열번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옆에 아저씨가 시켜둔 밥상을 보니 정말 먹음직 스러운 것이 도저히 참을 수 가 없어서
식사도 새상이나 시켰다. 정말 나무랄 데 없이 만족을 주는 건강 웰빙 밥상이라서
아마도 누군가 의 배가 터질지도 모른다는 걱정을 하면서 먹었다.
하산 후에 소고기를 먹을것이란 계획이 있다고 들었음에도
사정없이 먹어댔다. 동동주는 또 어찌 그리 맛있던지.
무사히 하산을 하니 범회는 미리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배가 부른데도 불구하고
그 유명한 언양 암소고기를 먹어 본다는 기대감에 부풀어서
봉계라는 지역으로 자리 이동을 했다.
그리고 오늘에서야 알았다. 밥배 외에 고기배도 따로 있다는것을.
산에서 그렇게 먹지 않았으면 아마도 우리중에 몇명은 고깃값 때문에 붙잡혀서 집에 가지 못하는 불상사가
생겼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생전 처음 먹어 보는 언양 암소고기 이렇게 맛있을 줄은 .....
총무 눈치를 보아가며 추가를 하여 먹다보니...
아마도 총무가 운영진들한테 야단 꽤나 맞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살림살이 잘 못했다고.
부디 용서 해 주시기를...많이 먹은 제가 대신 싹싹빌면 안될까요? ㅎㅎ
같이 와서 즐기지 못한 친구들 한테는 미안하기도 하고
힘든 시간 내어서 이렇게 와준 친구들한테는 너무나 고맙고 반갑지.
속닥하게 즐기는 것도 나쁘지는 않았다.
이담에 번개팅할때는 많이 많이 오세요. 정말 재미 있었어요.
만족도 150% 였습니다.
상련이의 걸죽한 농담으로 허리가 끊어 질것같은 고통을 느끼며 웃어 대느라고
십년 묵은 체증이 다 내려 가는 느낌이었다.
사무국장 정록이. 총무 상련이, 운전해주느라 애쓴 범회. 영욱이 , 몸이 좋지 않은데도 참석한 근철이
귀염둥이 작은 정숙이. 멀리서 설레발을 치고 내려간 윤정이. 모두 모두 수고 많았고
행복했어요.
그 외 함께 하지는 못했어도 뒤에서 사정 없이 밀어 주고 격려 해 준 회장님을 비롯한 운영진들께
아주 감사 드립니다. 덕분에 행복한 하루가 되었거든요.
다음 만날 때 까지 건강히 잘 계시기를...
없는 문장력으로 이렇게 쓰는 것도 힘드네요. ㅎㅎㅎ
하고 싶은 말 다 표현 하지는 못햇지만 여기 쓴 것 보다는 훨씬 더
즐거웠다는 것을 믿어 주세요. ㅎㅎㅎㅎㅎ
첫댓글 글 만 읽어도 갔다온것 같다. 일요일만 아니면 언제든 갈 수 있겠는데. 숙자 너 대단하다.
와~! 태준이가 왔다 갔네. ㅎㅎㅎ 그래 태준아 맨날 일요일날 해서 어짜노. 너는 일요일이 바쁜가봐. 그래도 돌아 오는 봄에는 꼭 같이 내려 가자. 니가 술 마시면 내가 데리고 올께. ㅎㅎㅎ
오이...오상련...숙자가 너무잘표현해줘서 지금생각해도 웃음이나온다. 너무너무 즐거웠고 재미있었다. 함께동참한 친구들 고미웠고 기대이상의 엔돌핀이 많이 나왔을거라 생각한다. 앞으로 좋은이야기거리와 앞으로 살아온날보다 살아갈 날이얼마남지 않았다는거 명심하고 항상동참할수있는 벗이길 기대한다. 내년에는 더좋은 일정잡을께...행복해라 친구야!!!!
같이갔으면 행복했을것.....난 일정상 같이못갔어 미안해 담에는 꼭같이갈게....즐거운 산행이 되었다니 다행이구나.......
정완이가 없었는거 빼고는 다 재미있었다요. ㅎㅎㅎ
잘댕겨왔구먼요.......사진사는 없었남?? 이뿐 언냐들이 영 안보이네 ㅎㅎ
사진은 아직도 안올라 왔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