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 주님의 평화를 빕니다.
온 누리의 임금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왕 대축일(성서 주간)
빌라도가 예수님께 “당신이 유다인들의 임금이오?” 하고 물었다.
임금 은 무엇이나 자신이 원하는 대로 할 수 있는 사람을 의미하며,
그러한 의미에서, 복음이 쓰여질 당시 를 포함하여, 오랫동안, 심지어 현재까지도
행복한 사람 의 대명사 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왕 게임’ 에서, ‘왕’이 되고 싶어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이는, 내가 원하는 것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
곧 행복이다 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입니다.
바로 그러한 이유에서, 또한 우리는,
무엇인가 내 뜻대로 되지 않고, 내가 원하는 것이 이루어지지 않을 때,
짜증도 내고, 화를 내며,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내 나라는 이 세상에 속하지 않는다. 내 나라가 이 세상에 속한다면,
내 신하들이 싸워 내가 유다인들에게 넘어가지 않게 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내 나라는 여기에 속하지 않는다.”
예수님이 이 말씀은,
“이 세상 사람들은, 무엇이든지 내 뜻대로 하는 것을
행복이라고 이야기하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내 뜻대로 하는 것이 곧 행복‘ 이라는 생각에
나는 동의할 수 없다.“
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종교적으로, 신학적으로, 보수적으로 표현한다면,
행복은, 하느님께로부터 오고,
하느님을 떠나서는 행복할 수 없으며,
우리가, 우리의 의지를 포기히고,
하느님의 뜻을 따를 때에만 행복할 수 있다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도,
내 양식은 나를 보내신 분의 뜻을 실천하고, 그분의 일을 완수하는 것이다.(요한 4,34)
나는 내 뜻이 아니라 나를 보내신 분의 뜻을 실천하려고 하늘에서 내려왔기 때문이다.(요한 6, 38)
라고 당신 스스로에 대하여 말씀하시며, 또한, 우리에게도,
나에게 ‘주님, 주님!’ 한다고 모두 하늘 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이라야 들어간다.(마태 7,21)
라고 말씀하시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나는 아무 것도 내 뜻대로 해서는 안된다’ 거나,
‘나는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무조건 포기해야만 한다’ 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오늘 복음을 통해, 예수님께서는,
내 앞에 주어진 일들을
내 마음대로 결정하고 처리 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내가 과거의 임금처럼, 무엇이나 내 마음 내키는 대로
결정하고 처리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나를 온전히 만족시킬 수는 없다는 것을
그것이 내가 생각했던 만큼 나 자신을 행복하게 만들 수는 없다는 것을
말씀하십니다.
사실, 우리가 찾는 참 행복은,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을, 내가 원하던 일들을 성취하는 것에서
찾아질 수 없습니다. 오히려,
이러한 반복되는 과정을 통해, 행복을 향한
끊임없는, 또는 채워지지 않는,
더 깊은 갈증을 느낄 뿐입니다.
꼭 외적인 것들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같은 것들을 체험하며 살아갑니다.
이 세상 누구나가 그렇듯이,
우리는 인정받고 싶고, 칭찬받기를 원하며,
부러움을 받기를 원합니다. 그러나,
아무리 큰 인기를 얻고, 명성을 얻었던 사람도,
그것에 충분히 만족하는 경우는 없습니다.
이 세상의 모든 것들은, 중독성이 있고,
그 중독성은 아무리 채워도, 채우려 해도
우리는 더 많은 것들 바랄 뿐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내 나라는 이 세상에 속하지 않는다.“ 라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우리는 이 세상이 이야기하는 방식대로는,
절대로 만족할 수가 없습니다.
그것이 기도 라고 하더라도, 봉사활동 이라고 하더라도,
자선 활동 이라고 하더라도,
이 세상이 이야기하는 방식대로는,
결코 만족할 수 없습니다.
오히려, 우리가 찾는 참 행복은,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하시듯,
너 를 만족시켜 주기 위한 움직임, 곧 사랑 으로부터
시작됩니다.
기도, 봉사활동, 자선활동 이 우리를 만족시킬 수 없다고 말씀드린 것은,
우리가 찾는 행복은,
기도, 봉사활동, 자선활동 조차,
이 세상이 이야기 하듯이,
누가 더 많이 기도와 봉사활동과 자선활동 을 했는지를
비교하는 것으로부터 오지 않는다는 것이고,
우리가 찾는 행복은,
이 세상이 이야기 하듯이,
내가 이렇게나 열심히, 이렇게나 많이, 이렇게나 헌신적으로
기도 했고, 봉사활동 했고, 자선활동 했으니,
하느님께서 나에게 무엇인가를 주셔야만 한다는
조건부 삶으로부터 오지 않는다는 것이며,
우리가 찾는 행복은,
이 세상이 이야기 하듯이,
내가 이 정도로 내 시간을 내고, 땀방울을 흘려가며, 누구보다도 열심히
기도 했고, 봉사활동 했고, 자선활동 했으니,
나는 하느님 앞에 다른 사람들보다 더 마음에 드는 사람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외적인 것을 모든 것의 기준으로 삼는 삶으로부터
오지 않는 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오히려,
행복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희망이 있습니다.
무슨 일을 하든지,
기도를 하든지, 봉사 활동을 하든지, 자선활동을 하든지,
누군가와 비교하지 않고, 대가를 바라지 않으며, 외적인 모습으로부터 자유롭게,
순수한 마음으로, 누군가의 행복을 위해 한다면,
그곳에 우리가 찾는 행복이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하루를 시작하며,
오늘 하루를 마무리하며,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아무 것도 바라지 않고,
오직 우리의 행복을 위해
우리의 기도에 기꺼이 귀기울이시는 것처럼,
우리 역시,
아무 것도 바라지 않고,
순수한 마음으로 옆 사람의 행복을 바라고, 또 움직일 수 있기를,
좋으신 하느님께 청하도록 합시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내 나라는 이 세상에 속하지 않는다. 내 나라가 이 세상에 속한다면,
내 신하들이 싸워 내가 유다인들에게 넘어가지 않게 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내 나라는 여기에 속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