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호방조제를 넘어서면 만나는 삼길포항은 서산에서 가장 큰 항구다. 삼길포항에서 구도항까지는
길이 끊기거나 이정표가 없는 구간이 있지만, 그만큼 알려지지 않은 아늑한 소나무 숲을 만날 수 있는 코스다.
▲서산에서 가장 큰 항구인 삼길포
출발 지점인 삼길포항에서 포구 끝 빨간 등대를 지나면 절벽 아래로 굽이굽이 이어진 해안도로를 따라 갈 수 있다. 이 길로 작은 마을을 통과하면 대산산업단지가 나타난다. 대형 화학공장의 높다란 굴뚝에서 끊임없이 하얀 연기와 불꽃을 뿜어내는 이색적인 장면을 연출한다. 화학공장인데 악취가 나진 않아 무리 없는 라이딩을 할 수 있다.
대죽리를 통과해 29번 도로를 타고 독곶으로 향하다 보면 바닷가 근처에서 길이 끊기므로 U턴을 하여 남하해야 한다. 기은리라는 마을의 이정표를 보고 우측으로 진입하면 포장된 농로를 따라 오지리까지 진행할 수 있다. 2차선 도로와 만나는 곳에서 우회전을 하여 얕은 산길을 오르내리면 넓게 펼쳐진 바다와 대규모 염전이 나온다. 이곳이 바로 서산에서 가장 아름다운 어촌마을인 벌천포다. 골목길을 따라 주민들이 운영하는 소박한 식당들이 보이고 마을을 지나면 몽돌로 이루어진 벌천포해수욕장을 만나게 된다. 벌천포에서 대산까지는 낮은 언덕과 굽이굽이 이어지는 아름다운 길이 인상적이다.
대산교차로를 지나는 1km 지점에서 영탑리 탑골길을 따라 완만한 경사와 아늑한 소나무 숲이 이어지는 길을 달릴 수 있다. 영탑염전의 끝에서 좌회전하여 지나는 마을도 해송이 우거져 있어 진한 피톤치드가 온몸으로 느껴진다. 77번 국도를 만나 달리다 ‘정충신 장군묘’ 방향으로 우회전하여 마을길을 따라가면 충무공 정충신 장군의 영정을 모신 고즈넉한 진충사에 이르게 된다. 편백나무와 향나무로 둘러싸인 아늑한 분위기에 이끌려 문을 열고 진충사에서 잠시 휴식을 즐겨본다.
진충사를 나와 삼거리에서 오른쪽 길을 따라 바다로 향하는 길을 택해본다. 이 길은 대나무숲과 소나무 숲이 끊어질 듯 이어져 바다까지 다다른다. 바닷가에 위치한 펜션에서 제방을 따라 도성리로 방향을 잡으면 다시 또 나지막한 숲길과 바다가 번갈아 이어진다.
도성리에서는 이정표가 없어 불편하지만 도성3리 마을회관 삼거리에서 직진으로 진행하면 2차선 아스팔트길이 나온다. 이 길을 이용하여 산길을 오르면 산성리마을 이정표가 나온다. 산성리마을로 접어들어 산성초교 사거리에서 우측으로 방향을 잡고 2차선 도로를 따라가면 중왕1리 버스정거장이 보인다. 중왕1리 버스정거장에서 좌측 마을길로 접어들면 발아래로 넓은 간척지가 시원스레 펼쳐진다. 좁고 휘어진 내리막길을 내려가 넓은 평야를 가로질러 가는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평야를 지나 흑석리와 연화리를 경유해 양길리로 이어지는 구간은 길을 넓히는 공사가 진행되어 조금 어수선하다. 서산의 상징인 팔봉산이 왼쪽에 보이고 팔봉초교란 작은 간판을 따라 마을길로 접어들면 가로림만에 접한 호리로 접어들게 된다.
호리는 형상이 범머리와 같다 하여 붙어진 지명이다. 호리 끝 언덕에 올라서면 서산과 태안의 경계를 이루는 청정갯벌지대인 가로림만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얕은 산과 바다 전망을 감상하며 자전거를 달리면 서산 시내에서 가장 가까운 구도항에 도착하게 된다. 구도항에는 가로림만의 고파도리로 가는 여객선이 떠있고, 낙지와 굴을 따온 어민들의 분주한 모습에서는 진한 생명력을 느낄 수 있다. 구도항의 명물인 박속낙지탕을 먹으며 숲과 바다가 어우러진 서산의 해안도로 라이딩을 마감한다.
코스소개
① 삼길포항~대죽리
삼길포항은 뛰어난 경치로 유명하며 자전거 코스로도 매우 좋다. 삼길포항 뒤로 대산산업단지로연결되는 비포장 산길이 나 있다. 산길이라 하여 너무 염려할 필요는 없다. 초반 오르막만 오르면 길이 호젓하여 매우 좋다. 바다를 내려다보며 달리는 길이라 조망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비포장도로가 끝나는 지점부터 대산산업단지 해안로를 달리게 되는데, 대죽리까지는 계속 공단 해안로가 이어진다. 삼길포항 끝에서 해안도로를 따라 대산산업단지로 갈 수도 있다.
② 대죽리~대산읍
대죽리부터 대산읍까지는 국도와 해안로를 들락날락하는 코스이다. 독곶 특전수산해안로, LG화학 대산공단 사원아파트 뒤편 해안로와 벌천포 해안로 등이 인상적인 코스이다.
③ 대산읍~팔봉리
대산읍부터는 소로가 잘 나있는 편이다. 영탑염전 코스를 탄 후 잠시 77번 도로와 합류하게 되는데, 정충신 장군묘가 있는 곳부터는 태안반도입구까지 소로만을 이용해 이동할 수 있다. 소로의 특성상 갈림길이 많으나 해안 쪽으로 방향을 잡고 산으로 막힌 곳만 잘 우회해 가면 코스를 이탈할 걱정이 없다.
정충신 장군묘 가는길
④ 팔봉리~구도항
서산시 코스의 백미는 작은 반도인 덕송리와 호리이다. 주 도로가 거의 소로이고 해안 쪽으로 길이 잘 나있어 천혜의 라이딩 환경을 제공한다. 덕송리와 호리 코스는 구도항 근처 해안에서 태안군 경계와 만난다.
중왕리에서 본 풍경
• 삼길포항
삼길포항은 서산에서 가장 큰 포구로 우럭과 노래미가 많이 잡혀 매년 우럭축제가 열린다. 이곳은 잡아온 우럭과 꽃게, 붕장어 등을 배에서 파는 독특한 어시장이 있다. 어부가 직접 파는 것이기 때문에 자연산 횟감과 해산물을 값싸게 살 수 있어 단골들이 자주 찾는다고 한다. 포구 뒤로 난산길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가히 절경이며 특히 벚꽃이 피는 계절엔 많은 관광객이 찾는다.
배에서 직접 해산물을 구입할 수 있는 삼길포항의 어시장
• 구도항
서산 팔봉산 입구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구도항은 서산에서 가장 가까운 항구로 이 지역사람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특히 가로림만에서 잡히는 낙지가 유명해 박속낙지탕 요리로 명성이 자자하다. 작은 항구에서 여유로움을 만끽할 수 있는 곳으로 구도항에서 바라보는 가로림만의 저녁노을이 일품이다.
구도항의 풍경
주변여행지• 벌천포
벌천포는 아직 오염되지 않은 서해안 갯벌 중 하나다. ‘벌천포’ 혹은 ‘벌말’이라 불리는 이곳에서는 서산에서 가장 큰 염전을 만날 수 있다. 벌천포해수욕장은 서해안에서 보기 힘든 몽돌해변으로 유명하며, 이곳에서 바라보는 대산석유화학단지의 야경도 일품이다.
벌천포해수욕장
• 정충신 장군묘(진충사)
1576년 광주에서 태어난 정충신 장군은 지략과 덕을 갖춘 명장으로 이름이 높았다. 몰락 양반의 집안에서 자랐으나 총명하여 다방면에 정통했고 기상이 늠름하여 덕장으로 명성이 높았다고 전해진다. 진충사에는 정충신 장군의 유품과 영정이 보관돼 있다.
정충신 장군묘(진충사)
• 가로림만
태안반도와 서산의 경계를 이루는 넓은 갯벌지대다. 부근 해안어업의 중심지이며 굴, 김 양식업을 많이 한다. 특히 이곳에서 잡히는 낙지는 서산 구도항, 태안 원북면의 별미로 유명하다. 내륙 깊숙이 들어온 바닷물은 마치 호수처럼 잔잔해서 고기들의 안식처로 불리기까지 한다. 포근한 안식의 시간을 열어 주는 바다안개가 장관을 이루는 가로림만(加露林灣)은 ‘숲에 이슬을 더하는 바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출처:(해양관광정보포털 바다여행 : 자전거길 편, 한국어촌어항협회)
2023-05-15 작성자 명사십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