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부터 소개할 코스는 지리산 종주 코스 중 가장 인기가 많은 대중적인 코스라고 할 수 있는 성삼재~천황봉~백무동 코스랍니다. 자 그럼 출발합니다.
1. 조치원 역에서 구례발 무궁화호 탑승 : 오후 11시 15분 / 참고로 밤 늦은 시간이라서 배가 좀 출출하기 때문에 역 앞 한 블럭 맞은 편 뒷골목에 가면 술집이나 먹거리 식당이 많습니다. 우리는 다사랑 치킨집에서 각자 생맥1000cc와 후라이드 치킨 한마리를 먹었습니다.
2. 구례역 도착 : 새벽 2시 20분 / 구례역 앞에는 택시들이 줄을 지어 서 있습니다. 등산객들을 태우기 위한 택시들이죠. 택시 수에 비해서 탈 사람들이 많으면 4만원을 부르고, 등산객들이 적으면 35000원을 부릅니다. 우리는 등산객들이 별로 없어서 35000원을 내고 탔습니다. 택시를 타고 곧장 성삼재로 쏩니다.
3. 성삼재 도착 : 새벽2시 50분 / 난생 처음 총알택시를 탔습니다. 지리산 구경도 하기전에 죽는 줄 알았네요;;;; 왕복 2차선 도로를 130으로 내질르고 역주행은 기본 신호두 무시하고 다른 택시들 마저도 양보를 합니다. 헉~~
4. 성삼재 출발 노고단 도착 : 새벽 3시~ 3시 40분 / 노고단은 운동화나 가벼운 차림으로도 얼마든지 등산이 가능한 포장 산책길 코스입니다. 이슬바람이 세차게 불어서 시원하기는 하지만 분위기가 스산합니다. 노고단에 도착하니 산장에는 휴식을 취하는 등산객들이 많습니다. 우리는 물만 한모금 마시고 곧장 출발합니다.
5. 노고단~ 연하천 코스 : 아침 9시 40분 도착 / 머리에는 해드랜턴, 손에는 손전등을 들고 산행을 시작한지 꽤 많은 시간이 흘렀습니다. 우리의 아침식사 장소인 연하천 대피소는 여러차례의 난코스를 지나야 만날 수 있는 곳입니다. 새벽에 조치원에서 산 김밥으로 중간중간 보충을 하면서 계속 걷습니다. 드디어 비교적 부드러운 산능성이를 넘어서 내리막길이 나옵니다. 첫번째 안식처 연하천에 이르러 식당칸에서 김치라면과 먹다 남은 김밥으로 아침식사를 합니다.
6. 연하천~벽소령 코스: 10시 25분 출발~12시20분 도착 : 연하천에서 벽소령으로 가는 길목에는 최대의 난코스인 형제봉 코스가 있습니다. 이곳에 다다르면 체력도 많이 떨어지고 점심 식사 전이라서 힘들기도 하지만 코스 자체도 매우 힘이 듭니다.
7. 벽소령 ~ 세석 산장: 12시 30 분출발 ~ 5시 7분 도착 / 벽소령 산장에서 연양갱을 먹고 등산화도 잠시 벗어서 발을 쉬어 줍니다. 후배 녀석이 하도 콜라 노래를 불러서 산장에서 2000원을 주고 캔콜라를 마십니다. 증말 맛있네요. 비바람이 산장 옆 풀밭 언덕을 세차게 휘갈깁니다. 멋있네요. 바람소리와 구름비가 멋지게 몰아부칩니다. 그러다가 가끔 구름이 한꺼번에 휘몰아 치면 산능성이가 살짝 보일때가 있습니다. 그때 광경이 멋있어서 아줌마 부대들이 밥을 먹다가도 함성을 지릅니다. "오모~~ 저것 좀 봐! 오모 멋있어라!"
세석 산장에 다다릅니다.이곳이 오늘 우리가 하룻밤 자고 갈 곳입니다. 저녁 때까지도 가는 비바람은 멈출지를 모릅니다. 방풍자켓을 꺼내 입고 추위를 막아 봅니다. 바깥 쪽 식탁에 앉아서 저녁을 준비합니다. 버너와 바람막이, 코펠은 필수입니다. 우리는 스팸을 넣은 김치찌개를 끓여 먹기로 했습니다. 밥이 설익어서 대충 국물에 말아 먹었습니다. 밥은 내일 아침까지 먹어야 하니까 넉넉하게 합니다. 양치는 치약없이 그냥 치카를 하고 수건에 물을 적셔서 땀이 많이 난 곳을 닦아 줍니다. 아줌마들은 뒷쪽 개울가에서 몸을 씻나 봅니다. 그쪽으로 가지 말라고 지나가는 아줌마가 그러네요. 산장은 예약을 하지 않으면 사용할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주민증을 반드시 가져가야 합니다. 일인당 8000원씩 합니다. 모포는 한장에 1000원씩 빌려줍니다. 우리는 2장씩 빌렸습니다. 산장은 군대 내무반 처럼 생겼습니다. 산장에서 잠잘때는 필수품이 있습니다. 튜브식 베게와 귀마개가 꼭 필요합니다. 밤잠이 예민하신 분들은 위스키에 소주를 폭탄주로 벌컥 들이키신 후에 재빨리 떡실신 하시는 게 내일을 위한 최상책입니다. 아~~ 저는 폭탄주를 마시지 못해서 2~3시간 밖에 못 잔것 같습니다. 새벽에 비바람 소리가 거셉니다. 그런데도 새벽에 출발하시는 분들이 거의 반 정도 됩니다. 우리는 7시에 아침을 먹기로 했습니다.
8. 세석~장터목코스 : 7시47분 출발~ 9시 40분 도착 / 이제 정상 공략을 위한 마지막 코스가 점점 다가 옵니다. 고지대에 어울리게 고사목이 황량한 풍경을 만들어 내고 점점 우거진 숲은 시야에서 없어집니다.
9. 장터목~천황봉 : 9시 50분 출발 ~ 10시 40분 도착 / 산을 넘으면 있을 것 같고 또 산을 돌아서 넘으면 있을 것 같은 곳이 천황봉입니다. 이 날은 구름이 끼고 흐린 날이라서 경치를 볼 순 없었지만 그런데로 구름바람이 몰아쳐서 특이한 풍경을 자아냈습니다. 우리는 중산리로 넘어가지 않고 백무동으로 내려갈 것이기 때문에 다시 장터목으로 하산 합니다. 하산은 좀 더 속도가 나기 때문에 시간이 단축됩니다.
10. 장터목 ~ 백무동 코스 : 12시45분 ~ 3시 도착 / 장터목에서 남은 라면 4개를 모두 삶아 먹고 쵸코파이 한개와 콜라 한개를 사먹었습니다. 다 먹고 나니 구름이 확 걷히면서 거대한 산들이 눈 앞에 드러납니다. 아! 이 맛에 산에 오르는 거구나! 감탄이 절로 납니다. 먼산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 봅니다. 오랜만에 흐릿한 햇빛도 반갑습니다. 더 시간을 지체하면 저녁 시간을 쓸 수 없기 때문에 하산 코스로 출발합니다. 장터목에서 백무동 코스는 계속 내리막 길입니다. 내리막에서는 무릎과 발목을 조심해야 합니다. 대부분 하산코스에서 몸을 많이 다칩니다. 스틱을 적절히 사용해서 무릎에 미치는 하중을 분산시켜 줍니다. 백무동 코스도 굉장히 장거리 코스입니다. 하지만 중산리에 비하면 양반입니다. 중산리의 악몽을 떠올리며 스스로에게 위로합니다. 올라오는 등산객들 중에는 학생들이 많이 보입니다. 단체로 온 것 같네요.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습니다. 이렇게 천황봉에 오르는 것이 녹녹치 않습니다. 백무동 하산의 거의 마지막 무렵에 참샘이라는 약수터가 있습니다. 백무동 계곡이 시작하는 지점이지요. 물맛이 참 좋습니다. 달짝지근 하면서도 부드럽고 굉장히 차갑습니다. 물론 지리산 최고의 물맛은 선비샘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저는 선비샘 물맛이나 참샘 물맛이나 그게그거 인것 같습니다.
11. 백무동 버스터미널~ 남원 시내 : 3시 30분 ~ 4시 10분 / 오늘 곧바로 청주로 올라가도 되겠지만 힘이 들고 버스를 여러번 갈아타야 하기 때문에 남원으로 숙소를 정하고 쉬었다 내일 올라가기로 합니다. 백무동에서 남원으로 가려면 버스를 두번 타야 합니다. 대략40분 정도 걸립니다. 남원버스터미널에서 내리면 그 앞에서 택시를 타고 남원 고속버스터미널 근처로 이동합니다. 터미널 옆으로 모텔과 여관이 많습니다. 숙박비는 4만원 합니다. 고속버스터미널 맞은편에 택시기사님이 추천해준 무슨 한우고기식당이었는데 사람들이 바글바글합니다. 그곳에서 흑돼지삽겹살과 쏘맥을 먹습니다. 음~ 역쉬 맛집이여. 필 받아서 육회 한접시를 추가 쏘주로 또 막 달렸습니다. 정신을 차려 보니 숙소에서 뻗어 자고 있더군요. 흑흑~ 노래방두 갈려구 했는데..... 다음 날 아침은 남원의 대표적인 음식 추어탕을 먹으러 갑니다. 남원 추어탕의 대표집은 천거동에 위치한 현식당이랍니다. 후배녀석이 5만원짜리 포장을 사니까 아줌마가 리필을 해줍니다. 오~~ 추어탕두 리필을 해주네.. 또 쐬주로 달렸습니다. 아침이라서 그냥 살짝만.. 다시 택시를 타고 남원역으로 출발 3천 얼마 나왔던 것 같습니다. 남원역에서 신탄진 발 기차 탑승.
이렇게 긴 여행을 끝내고 신탄진에서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를 탑니다. 무쟈게 덥네요. 내리쬐는 햇살을 조금이라도 피하려고 모자도 눌러 쓰고 그늘도 찾아보고 으~~ 지리산에서는 평균 기온 15도 정도 됐었는데 이젠 30도가 넘는 곳으로 돌아왔으니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2010년 7월 19일 ~ 21일 지리산 종주 일기 '토마토' 씀
첫댓글 지리산 종주가 모든 등산인의 염원이라고 할 정도로 힘들고 어려운 여정이라는데 대단하네...
잔차 타는거 보다 걷는게 더 힘들어요 ^^
너무멋있다.... 조 선생 다음에 갈때 꼭 데리고 가라
형님 정말루 다녀오셨군요 .. 대단하십니다
조 선생종주를 축하 축하 나두 겨울에 다시가야지.
종주 힘들어서 어떻게 현디야..대단하셔..부러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