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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도메인은 `한글.com'처럼 영문이 아니라 한글로도 인터넷 주소를 등록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지난 10일부터 넷피아닷컴 예스닉 가비아 한강시스템을 비롯한 도메인 등록업체들이 신청을 받고 있다. 비슷한 시기에 중국어와 일본어 도메인도 가능하게 됐다.
그동안 한글 도메인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개인 업체가 임의로 서비스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따로 회원가입을 하거나 특정 프로그램을설치해야 하는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했다.
그러나 이번 한글 도메인은 전세계 도메인을 관리하는 인터닉(InterNic)에서 직접 등록을 받기 때문에 이런 문제점이 없다.
`도메인은 곧 돈'이라는 인식 때문인지 한글 도메인에 대한 관심은대단하다. 신청 첫날 국내에서만 10만여개의 한글 도메인 신청이 쇄도했다. 주관 업체인 미국의 베리사인GRS사의 서버가 한 때 마비될정도로 한글 도메인의 인기는 폭발적이었다.
도메인 업계 관계자는 "한글 도메인에 대한 수요가 이렇게 높을 줄은예상하지 못했다"면서 "신청 초기라는 점을 감안해도 전체 도메인 신청의 80% 이상이 한글 도메인이라는 것은 대단한 현상"이라고 말했다.
=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한글 도메인 =
한글 도메인이 이처럼 인기가 높은 것은 영문 도메인이 바닥난 상태에서 한글 도메인은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영문도메인은 웹스터 영어사전에 있는 단어의 약 90%가 이미 등록될 만큼고갈돼 버렸지만 한글 도메인은 이제 처음 공개됐기 때문에 도메인 선점에서도 유리하다.
한글 도메인은 또 한글로 된 회사이름이나 상표명을 억지로 영문화할필요 없이 자연스럽게 한글로 등록할 수 있어 인터넷 초보자들에게 특히 유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예컨대 현대자동차의 인터넷주소(www.hyundai-motor.com)를 굳이외울 필요 없이 `현대자동차.com'이면 가능하다는 것이다. 한글로 된회사명이나 상표명을 보호할 수 있는 것도 한글 도메인의 장점이라고할 수 있다.
국제 등록처에서 등록을 받으므로 한글 도메인을 입력하기 위해 따로프로그램을 설치할 필요도 없고 전세계 어디에서나 사용할 수 있는 편리함도 있다.
한 네티즌은 "한글 도메인의 높은 인기는 영어공용화론이 허구임을방증하는 것"이라며 "앞으로 한글 도메인은 국내 인터넷의 대세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등록 관리상 문제도 많다 =
그러나 한글 도메인에 대한 반발도 만만치 않다. 현재 가장 문제가되고 있는 것은 도메인 등록을 독점하고 있는 미 베리사인GRS사의허술한 준비에 대한 네티즌들의 불만이다.
특히 `비즈니스.com' `주식.com' 등 이른바 `슈퍼 키워드(짧고 잘 알려진 단어)'의 경우 공식적인 등록신청 전에 이미 선점돼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한글 도메인 등록에 관한 불만의 목소리는 더욱 거세지고 있다.
`엘지텔레콤.com' 등 유명 업체명와 국회의원과 같은 유명인 이름도이미 선점돼 있는 상태다. 이런 결과가 발생한 것은 베리사인측의 다국어 도메인이 갖는 구조적 문제점 때문이다.
한글 도메인은 영문과 달리 2바이트 부호로 표시되는 한글의 특성상한글을 영문이나 숫자로 만든 임시부호(RACE코드)로 변환한 다음이를 다시 영문 도메인처럼 등록하는 방법을 통해 이뤄진다.
이런 방법을 눈치 챈 사람들이 인기 있는 슈퍼 키워드 한글 도메인을RACE코드에 따라 특수 단어로 변환, 이를 영문 도메인 등록절차에따라 미리 등록해 공식적인 등록신청 전에 일부 도메인 등록이 선점되는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