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횟집 맑은 수족관의 비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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횟집 맑은 수족관의 위험한 비밀
우리 주변 어디에서든 횟집 간판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전국적으로 약 8만여 곳이나 있다고 한다. 최근 들어 그 수는 더욱 늘고 있다. 맑은 수족관물에서 노니는 활어를 바로 잡아 회로 먹는 방식이 인공적인 것을 배제하는 웰빙열풍과 잘 맞아떨어지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지난 11월 이런 횟집에 문제가 있다는 제보를 한통 받았다. 수족관에 제초제를 사용한다는 것이다. 수족관에 낀 이끼를 없애 물을 맑게 보이기 위해 제초제 성분이 든 이끼제거제를 사용한다는 것이다.
충격! 횟집 수족관에 제초제를 쓰다니...
과연 제보자의 말이 사실일까? 직접 서울 시내의 횟집들을 다니면서 실태파악을 해봤다. 상당수 횟집들이 이끼제거제를 알고 있었고 사용하는 집이 있다고 했다. 수소문 끝에 이끼제거제 사용을 반대한다는 한 횟집 사장을 만나서 내막을 들을 수 있었다. 그에 따르면 횟집관계자들이 인터넷 동호회에서 이끼제거제 사용후일담을 올릴 정도로 많이 사용한다는 것이다. 이 횟집사장을 통해 이끼제거제를 구해보기로 했다. 횟집사장이 자신의 가게에 활어를 공급하는 중도매인(일명 나까마)에게 전화를 걸어 이끼제거제를 구해줄 수 있는지를 물어봤다. 중도매인 왈 “있죠, 제가 형님하고 처음 거래할 적에도 한 번 뿌려준 적 있는데.”라고 말한다. 사장이 황당해한다. 이끼제거제를 절대 사용하지 않는다는 자신도 모르게 수족관에 이끼제거제가 뿌려진 것이다. 이렇게 횟집에 활어를 공급하면서 횟집주인 대신 수족관청소를 해주는 중도매인이 청소횟수를 줄이기 위해 주인 몰래 이끼제거제를 넣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한다.
이끼제거제는 어디서 구입할까?
인천 연안부두의 활어용품점에 들렀다. 일부 상점엔 아예 문 위에 이끼제거제를 판매한다는 문구가 적혀있었다. 이곳에 있는 7곳의 활어용품점 모두에서 이끼제거제를 판매하고 있었다. 서울 및 수도권에 활어를 가장 많이 공급하는 경기도 미사리 일대의 활어도매상점 거리를 가봤다. 이곳 역시 모든 활어용품점에 이끼제거제가 비치되어있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 종로구 창신동의 관상어용품점에서 조차 활어용 이끼제거제를 판매하고 있었다. 정확한 실태파악을 위해 서울, 경기, 인천, 부산의 활어용품점, 관상어용품점 58곳에 전화를 걸어서 활어용 이끼제거제를 판매하는지 물어봤다(표 참조). 놀랍게도 이중 38곳(66%)에서 판매한다고 답했다.
이끼제거제, 독성 있다
판매자들이 한결같이 하는 말이 이끼제거제가 사람이나 활어에 매우 안전하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팔 수가 없다는 말도 함께 한다. 이 말은 사실일까? 해수어수족관을 만들어 생물들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로 했다. 산호, 해조, 해수어 등을 넣었다. 이끼제거제는 통상적으로 업자들이 사용하는 양(포장지에 적힌 적정량의 약 1.5배)을 넣었다. 이끼제거제를 물에 넣자마자 민감한 물고기인 펄스케일이 위아래로 불안하게 움직였다. 하루가 지나자 물고기 4마리가 죽었다. 2일 뒤 다시 1마리, 3일 뒤 1마리, 4일 후 마지막 남은 물고기가 죽었다. 산호들은 첫날 촉수를 닫은 이후 다시 내지 않았다. 4일 째 보니 연산호 몸통의 일부가 녹아 있었다. 7일이 지나자 완전히 녹아버려 형채를 알아 보기 힘들었다. 대부분의 해조류도 7일이 지나자 녹고 있었다. 정도의 차이는 있었지만 모든 해조류의 녹색잎이 햐얗게 변했다. 이끼제거제는 수생생물들에게 독성을 가진 제초제임이 확실했다.
<첫날> <7일 후>
이끼제거제엔 어떤 농약성분 들었나 이끼제거제엔 어떤 성분이 들었을까?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 활어용 이끼제거제 5종의 성분분석을 의뢰했다. 분석결과 디우론과 시마진이라는 성분이 검출되었다.
우선 디우론은 우리나라에선 등록되어 있지 않지만 세계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농약성분이다. 저독성 제초제로 어독성이 있는 등 주로 수생생물에 대해 독성이 강하다. 디우론은 그 자체로는 저독성이지만 분해산물인 3,4-클로로아닐린이 더 큰 독성을 지니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주로 선박에 수생생물이 들러붙지 못하게 하는 방오제로 사용된다. 최근에는 디우론이 해양오염의 주원인으로 지목되면서 선진국을 중심으로 사용비율이 줄고 있다.
시마진 역시 제초제 성분으로 국내에 등록된 저독성 농약이다. 하지만 약효지속기간이 2달 이상으로 길기 때문에 다른 작물을 재배할 때 특히 주의를 요하는 제초제다. 현재 미국과 일본 등에서는 내분비계 장애를 일으키는 환경호르몬 의심물질로 관리대상이다. 이 역시 영국, 프랑스, 노르웨이, 벨기에 등에선 특정 농업생산품을 위한 경우를 제외하곤 사용을 금지하고 있고 이러한 추세는 다른 유럽연합국가로 확산되고 있다.
수족관 물 속 제초제성분은 사람이 먹는 활어에 축적이 되는 것일까?
실험을 해봤다. 자연산 우럭과 키조개, 대합을 수족관에 넣은 다음 이끼제거제를 권장량만큼 탔다. 우럭은 1시간, 5시간, 1일, 2일, 3일 뒤 각각 꺼내 내장과 살을 따로 분석했다. 키조개와 대합은 3일이 지난 뒤 분석했다. 분석성분은 시마진. 결과는 놀라웠다.
우럭의 경우 1시간만에 내장에 시마진이 축적되어 있었고, 이후 축적량이 증가했다. 살에도 시마진이 축적되긴 마찬가지였다. 키조개나 대합의 경우 역시 시마진이 축적되어 있었다. 실제로 수족관에서 시마진이 검출된 횟집의 활어에도 시마진이 검출되었다. 그러나 우리가 분석한 대상은 1곳의 횟집뿐이어서 이 내용은 방송에 내보내지 않았다. 여하튼 물속의 농약성분이 활어에 축적되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끼제거제, 얼마나 사용할까? 이끼제거제를 실제 사용하는 집은 얼마나 될까? 실태조사를 해봤다. 우리는 서울, 경기, 인천 일대의 횟집 30곳에서 무작위로 활어를 물봉(활어를 물과 함께 포장)해 구입했다. 분석을 용이하게 하기위해 물만 따로 모아 KIST에 의뢰했다. 30곳 중 일반횟집 3곳에서 시마진과 디우론이 검출되었다. 확률로 따진다면 10%다.
그러나 우리는 취재 중 여름에 이끼제거제 사용비율이 더욱 높아진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검출된 횟집사장들은 한결같이 겨울에는 이끼제거제를 많이 쓰지 않으며 여름에 주로 쓴다는 것이다. 활어용품판매점의 사장들 역시 한결 같이 이끼가 많이 끼는 여름에 훨씬 많이 팔린다는 말했다. 횟집에서 직접 이끼제거제를 사용하지 않지만 수족관에 뿌려질 수 있다는 점도 놀라웠다. 활어중도매인들이 청소횟수를 줄이기 위해 주인 몰래 이끼제거제를 수족관에 뿌리고 가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불결한 수족관을 은폐하는 거품제거제 횟집의 골칫거리는 이끼만이 아니다. 또 다른 골칫거리는 거품이다. 좁은 수족관에 많은 활어를 넣다보니 거품이 발생하기 쉽다. 게다가 수족관 청소를 자주 하지 않는다면 거품은 더욱 잘 낀다. 대형활어수족관이 즐비한 미사리 활어도매상 거리를 찾아갔다. 길에 버려진 거품제거제통을 여럿 볼 수 있었다. 활어도매상직원이 대형수족관에 거품제거제를 사용하는 모습도 쉽게 눈에 띄었다. 우리는 거품제거제의 효능을 직접 시험해 보기로 했다. 거품이 가득한 수족관에 거품제거제를 뿌리자 순식간에 거품이 사라졌다. 물 속 활어들이 보이는 게 마치 물이 다시 맑아진 것처럼 보였다. 한 횟집사장의 말로는 거품제거제가 계속해서 거품이 안나도록 하는 것은 아니지만 손님이 오기 전 뿌려두면 맑은 물인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많이 사용한다는 것이다. 청소를 자주 하지않아 불결한 횟집 수족관에선 이런 거품제거제가 비밀을 은폐하는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다른 약품들도 문제다
횟집수족관에 사용되는 약품이 이끼제거제와 거품제거제만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가 본 활어용품점에 훨씬 더 많은 약품들이 진열되어 있었다. 물벼룩제거제, 중금속제거제, 박테리아생성제, 해금내제거제, 초강력청정제 등 특별한 기능의 화학약품들이 즐비했다. 우리가 수거한 것만 13종이었다. 게다가 약품병의 표면엔 성분명, 생산일자, 유통기일, 심지어 제조업자조차 적혀있지 않은 것들이 많았다. 한 제조업체를 찾아가 왜 성분명이 없냐고 묻자 오히려 화를 낸다. 성분을 적지 않은 것은 경쟁업체가 카피를 하기 때문이고 방송에서 신경쓸 바가 아니라는 것이다. 심지어 허위성분을 표시한 것도 아무 문제가 없다는 반응이다. 문제는 또 있었다. 우리가 구입한 약품 중 가장 종류가 많은 한 미국회사 제품의 경우 이상한 점이 발견됐다. 제품 표면엔 광어 등 활어 그림이 그려져 있고 횟집 수족관에 쓸 수 있다고 적혀있다. 그런데 정작 미국 본사의 홈페이지엔 동일 제품에 관상용 열대어 그림이 그려져 있었던 것이다. 한국판매업자에게 물었더니 답변이 걸작이다. 한국사람들의 이해를 돕기위해 그려 넣었고 안전에는 문제가 없으니 무슨 문제냐는 것이다. 미국본사에 이 말이 사실인지 문의했다. 본사에서 보내온 답변서에는 한국에서 팔리는 제품은 자사의 제품이 아니며, 활어용 약품은 전혀 생산하지 않고 있고 이 문제와 관련해 한국에 조사단을 파견할 예정이라는 내용이었다. 이 판매업자은 10년 이상 본사 몰래 관상어용 약품을 활어용으로 판매해온 것이다.
수족관 물 관리 대책 시급 현재 수족관물 관리는 어떻게 이뤄지고 있을까? 식품공전에 의하면 수족관 물은 세균수와 대장균 수만 관리대상이다. 화학물질의 경우 식품첨가물로 허가된 것에 한해 사용방법을 준수해 사용할 수 있다. 관상용 약품들을 활어수족관에 사용하는 것은 불법이다. 현재 관상용으로 만들어진 많은 약품들이 일부 횟집수족관에서 사용되고 있지만 관계당국에선 실태파악조차 못하고 있다. 세종대 생명식품공학과 김용휘교수는 “활어는 한국에만 있는 개념이기 때문에 활어수족관에 사용할 수 있는 물질에 대한 기준을 우리 스스로 빨리 만들어야 하고, 식품에 사용할 수 없는 물질이 사용되지 않도록 시급히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한다.
맑고 깨끗해 보이는 활어 수족관 물에 위험한 비밀이 숨겨져 있었다. 물론 일부 횟집에서 일어나는 일이고, 대부분의 횟집들은 약품이 아니라 정성으로 수족관을 청소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일부에서 이러한 약품을 쓰는 것 또한 취재결과 사실로 밝혀졌다. 일부 횟집의일이라 치부해버리고 진실을 외면한다면 횟집 전체가 소비자의 외면을 받을 것이다. 감독관청 뿐만 아니라 횟집 스스로의 반성과 개선책이 필요한 이유다.
취재 I 이후락 PD(http://office.kbs.co.kr/huragi) 리서치 I 강선민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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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이젠 회도 맘대로 못먹는 세상이 되었으니!! 마음놓고 먹을것이없군........
바다에 가서 고기를 직접 잡아다가 먹읍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