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은 사전(史傳) 정체(正體)의 형식을 이어받아 일대기적이고 사평(史評)이 있으며 사물이나 심성을 의인화하고 나아가 그 속성이나 전고(典故)를 이용 허구화하여 입전(立傳)한 문학장르로서 그 내용에는 골계를 바탕으로 풍자와 교훈을 지니고 있다.
가전문학과 소설문학의 공통점을 설명하기전에 고려시대의 서사 문학에 대해 살펴 볼 필요가 있다. 고려시대의 서사문학은 구비로 전승되는 것을 문자로 기록한 설화와 고려 시대에 와서 창작된 패관문학이나 가전체 문학의 두 가기로 나눌 수 있다. 고려 중기에 패관들이 항간에 떠도는 이야기를 한문으로 기록한 것을 패관 문학이라 하는데, 이것이 한층
발달하여 사물을 의인화하여 계세징인을 목적으로 하는 가전이 지어졌다.패관문학과 가전문학이 소설장르 형성에 영향을 주었으나 패관문학이 개인의 창작이 아님에 비하여 가전은 개인의 창작물로서 소설에 한 발짝 접근된 형태이다.
가전은 삽화적 구조로 되어 있지만 삽화 사이에 인과 관계는 없다. 삽화는 모두 중국 역사에 나타난 인물들의 고사로,소재와 관련되었을뿐, 상호간에는 전혀 무관한 역대 인물들의 고사를 한데 엮어 주인공의 행적을 형성함으로써, 소재로 등장하는 사물이 인간에게 미치는 공과(功過)를 한 인물의 입전 형태로 설명하고 이를 통해 인간이 추구해야 할 도덕적 진실성,규범적 인간상의 확립을 시도한다.
가전문학은 정보 통신의 발달로 가상의 공간에서 의사소통하는 현대인에게 그에 못지않은 가상의 인물을 창조하여 우리에게 의사소통하도록 하고 있다. 소설은 궁극적으로 인간이 추구해야할 것들을 향해 열려져 있고 그것을 알아서 찾아보라고 단서와 암시를 제공하고 있다. 소설이 가공속에서 진실을 말하고 있듯이 이런 점에서 가전문학 또한 소설의 본질적 성격과 그 맥이 닿아 있다.
가전문학은 우리의 문학사에서 뚜렷한 하나의 장르로서 자취를 남기고 있다. 800年의 긴 세월 동안을 이어오면서 고유성을 견지하고 또 최고의 지성인들이 대거 참여하여 훌륭한 작품을 남기고 있다. 그 질에서도 중국을 능가할 작품이 창작되었고, 그 양에 대해서도 그들을 넘어선다. 이렇게 어느 한 문학쟝르가 중국과 공존하면서 그들보다 질적으로 우수하고 양적으로 많다는 사실은 유일하게 가전문학만이 가진 자랑이다. 그리고 가전문학은 작품에다 심오한 사상을 끌어들여 격조높은 문학을 창출하고 나아가서는 사대부들로 하여금 허구적 세계까지를 인식한 공로도 크다 하겠다. 가전문학이 소설장르에 포함되느냐의 논쟁보다는 가전문학이 설화와 소설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함에 있어서 문학의 독자적 쟝르로 존재함을 주지한다. 아버지가 아들을 닮았다는 어색함처럼 소설이 가전문학을 품고 있다고 한다는 것은 문학의 한 양식과 정체감을 소란스럽게 한다고 본다. 문학이라는 위치에서 가전문학과 소설은 서로 연대하고 있지만 가전의 개성을 지켜줄 의무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