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의자>
봄햇살과 동행하며
봄햇살이 피어나는 날, 교장으로 발령난 작가를 축하하러 학교에 갔다.
운동장 가장자리, 막 돋아난 풀잎들이 바람을 타며 반겼다.
바야흐로 만화방창한 계절이다.
그녀는 이름보다 눈빛이 먼저 기억되던 사람이었다.
무엇을 맡겨도 끝까지 해낼 것 같은 단단함이 보였다.
동료 작가이자 대학 선배들도 함께 자리했다.
앞서 걸어온 선배인 그들이 더욱 빛나는 순간이었다.
축하 말들이 다정하게 오갔다.
그 모습이 눈부시지만 따갑지 않고, 따뜻하지만 가볍지 않은 봄햇살 같았다.
나는 그녀가 이룬 것이 결코 쉽지 않음을 안다.
지나온 시간 속에는 분명 아픈 날들도 있었을 것이다.
마음이 꺾일 듯 흔들리던 순간, 혼자 견디며 길을 잃지 않으려 애썼던 밤들도 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멈추지 않고 조금씩 앞으로 나아갔으리라.
그녀의 걸음 뒤에는 오래도록 이어온 지속지심이 있었다.
그래서인지 그녀의 미소에는
겉으로 피어나는 웃음보다,
안에서 오래 다져진 단단한 빛이 있었다.
사람을 만드는 것은 순간의 재능이 아니라,
멈추지 않는 시간이 아닐까.
돌아오는 길도 봄햇살과 동행했다.
누군가의 삶이 겨울을 지나
봄에 닿는 순간을 지켜볼 수 있어서 행복한 외출이었다.
봄은, 사람의 미소로도 온다. (함영연 글)
첫댓글 "봄은, 사람의 미소로도 온다"는 교수님의 글에 사랑과 격려, 축하의 마음이 모두 담깁니다. 지속지심의 뒤에는 봄이 있다는 말씀은 진리인 것 같습니다. 지속지심은 일 뿐만 아니라 우리의 인연도 무르익게 합니다. 우리 숲동문 작가님들의 인연 처럼요.
온 천지가 꿈틀거리는 지금. 하지만 또 우리를 뒤로 하고 사라질 봄이기에 더 소중하게 보내야겠습니다.
좋은 글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