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수도가 얼었습니다. 작년에 한번 얼었던 전과가 있었기 때문에 수도 꼭지를 약간 틀어 놓는 등 신경을 썼습니다만 학교를 이틀 연속 비우니까 바로 얼었습니다. 강림숙은 괜찮구요 강림숙에서 보일러실로 가는 라인이 얼었습니다. 작년에는 영하 15도 이하가 근 한달 가까이 계속되니까 깊이 묻어서 한번도 얼지 않았던 수도가 처음으로 얼었습니다. 올해는 작년 만큼 춥지 않았는데도 얼은 것은 아마도 작년에 얼었던 부분에서의 문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지난 월요일 아침에 언 것을 발견하고 부터 시작된 수도와의 전쟁은 목요일 오후 5시에야 끝났습니다. 처음에는 압력밥솥 두대를 동원해 양쪽 끝에서 에어 호스를 밀어 넣어 뜨거운 증기를 밀어 넣었습니다. 하루, 이틀이 가도 아무 낌새가 없더군요. 마음이 약간 조급해지기 시작 하더군요. 이번 주말에는 트레킹 때문에 사람들이 올텐데...수요일에는 해빙 전문가를 불렀는데 그런 식으로 백날 해도 헛짓이라는군요. 언땅을 파야 한다는 겁니다. 언땅을 팔 자신은 없었습니다. 봄에 저절로 녹을 때까지 포기해 버려?
밤에 잠도 안오더군요. 밤새 연구한 끝에 결론은 땅 속에 언 놈은 포기하고 땅 위로 한가닥 더 설치하는 거였습니다. 목요일 아침 일찍 철물점에 가서 엑셀 파이프와 보온재 그리고 보온 전선 등의 자재를 사 왔습니다. 엑셀 파이프에 보온 전선을 감고 보온재를 입히고 보온재 연결 부위에 테이핑을 하고 작업을 완료하니까 오후 5시였습니다.
날 것 같았습니다. 지난 한주는 진통제 없이 치통을 견디는 듯한 그런 더러운 기분 이었습니다. 며칠만에 처음으로 샤워를 하고 해빙 자축 소주를 한잔 했습니다.
산에 살아도 현명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몸이 고생하는 거지요.
첫댓글 저 생각만해도 끔찍 ㅠㅠ 고생하셨네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