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매서웠던 추위가 성큼 다가오는 봄기운에 눌리자 근처 공원이나 운동장, 산으로 운동을 나서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하지만 겨우내 움츠렸던 몸의 근육이나 관절 상태, 떨어진 체력 등을 고려하지 않고 갑자기 또는 과격하게 운동하면 뜻하지 않은 화를 부를 수도 있다. 게다가 봄철 불청객인 황사도 운동엔 걸림돌이다.
한 전문의는 “겨울동안 활동이 적고 운동을 게을리 한 사람이 봄철을 맞이하여 갑작스런 운동이나 무리한 등산을 하게 되면 근육과 관절에 통증을 유발하기 쉽고 심장과 호흡기에도 나쁜 영향을 준다”며 자신의 나이ㆍ몸 상태 등을 고려한 운동을 권하였다.
삼성 서울병원 박원하 교수는 봄철 운동에서 중요한 것은 충분한 준비운동이라고 했다. 5~10분 정도 맨손체조나 가벼운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만으로도 부상의 위험성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스트레칭은 손, 가슴부위, 등, 목, 요추부 근육, 대퇴부 근육, 비복근 근육, 아킬레스건, 족관절 순서로 하면 된다.
운동은 매일하는 것이 벅차므로 주 2~3회에서 점차 횟수를 늘려가는 게 효과적이다. 노인들의 경우 면역력이 약해 호흡기 및 근골격계 질환에 쉽게 노출될 수 있기 때문에 1회 운동시간은 1시간을 넘지 않는 게 좋다. 일주일에 4회 이상 규칙적으로 실시하는 것이 좋지만, 역시 자신의 신체 상태를 점검해 적당한 주기를 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복장도 중요하다. 운동화는 발에 잘 맞고 충격을 흡수할 수 있어야 한다. 만약 운동화 바닥의 한쪽 면이 많이 닳아있을 경우 발목부상을 일으키기 쉬우므로 주의해야 한다. 운동복은 유연성과 통풍성이 좋은 옷으로 선택하고, 가능하면 얇은 옷을 여러 벌 입어 날씨의 변화에 그때그때 대처하는 것도 현명하다.
봄철에 적합한 운동으로는 부담 없이 시작할 수 있고 심폐기능을 향상시키면서 체지방도 줄일 수 있는 유산소 운동이다. 지루하지 않으면서 간편하게 할 수 있는 걷기를 비롯해 등산, 조깅, 자전거타기 등이 대표적이다. 관절을 반복적으로 사용하거나 관절에 충격을 줄 수 있는 운동은 피하는 것이 좋다.
등산은 심폐기능을 향상시키는 유산소 운동으로 관절염 예방과 심폐지구력을 포함한 체력 증진, 성인병 예방 등에 매우 효과적이다. 그러나 산 높이에 따라 기후변화가 심하고 녹지 않은 눈이나 얼음 등으로 안전사고가 발생할 소지가 많아 조심해야 한다.
조깅은 과체중을 조절하고 심폐지구력을 기르는 데 알맞은 운동이다. 운동은 30분 이상해야 지방분해를 기대할 수 있다. 운동 전에 반드시 발목과 무릎, 허리 관절을 충분히 풀어줘야 관절 손상을 예방할 수 있다. 특히 비만인 사람이 조깅을 할 때에는 무릎 부상을 입지 않도록 대비를 해야 한다.
자전거타기는 하근부의 발달을 가져와 순환계통 뿐만 아니라 호흡기, 소화기, 그리고 신경계통의 기능을 활발하게 해주는 운동이다. 그러나 다리에 피로가 집중되기 때문에 적절한 휴식이 필요하다. 운동을 시작하기 전에 충분한 스트레칭을 해줘야 근육경련, 근육통, 아킬레스건 파열과 같은 부상을 예방할 수 있다.
평소에 신체활동이 부족한 사람이거나 노약자의 경우 일상생활에서 신체활동량만을 늘려도 많은 효과를 볼 수 있다. 가까운 거리는 걸어 다니고,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오르며, 산책을 많이 하는 등 신체활동량을 늘린다.
그러나 고혈압, 당뇨, 관절염 등의 환자는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뇌졸중도 경계를 해야 한다. 일본의 한 연구에 따르면 봄철 뇌졸중의 발병 위험은 여름에 비해 25% 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잘못된 운동은 오히려 자신의 질환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 따라서 질환이 있으면 전문가의 조언을 받아 운동종목, 운동시간, 운동강도를 선택하도록 한다.
만성 호흡기 환자나 노약자는 황사가 심할 때 야외 운동을 삼가야 한다. 대신 수영이나 실내에서 천천히 걷기 등의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게 좋다. 을지대병원 호흡기내과 한민수 교수는 “그래도 굳이 야외 운동을 하겠다면 모자와 선글라스,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하고 긴 소매와 바지를 입어 최대한 몸을 감싸는 등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운동은 가끔씩 하거나 하다가 중지하면 별 의미가 없다. 운동의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일주일에 최소한 4회 이상 꾸준히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