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에서 만납시다 / 최기종
금강에서 만나자
순풍에 돛 달고
역풍에 노 저어
그리운 사람, 그리운 산하
금강에서 만나자
금강에서 만나자
단풍리, 금천리, 내강리 지나서
만폭동 지나서 비로봉, 영랑봉, 중향성 굽어보며
황천강에서 세족하고 명경대에서 세수하고
금강에서 만나자
금강에서 만나자
동포 여러분, 형제 여러분 이렇게 만나서
반갑다는 얼싸안고 좋아 웃음이요 눈물이라는
금강산 처녀의 물 맑은 늴리리야
금강에서 만나자
금강에서 만나자
오마니, 절 받으시라우 오냐 내 아들아,
살아줘서 고맙다고 손도 잡아보고 얼굴도 만져보고
이제 여한이 없다고 몽매이라도 좋으니
금강에서 만나자
금강에서 만나자
철조망도 콘크리트도 무너지고
소떼도 넘어가고 비료도 넘어가고 초코파이도 넘어가고
말뚝이도 취발이도 홍대감도 넘어가고
금강에서 만나자
금강에서 만나자
남누리 북누리 하나 되는 온누리
뱃길도 육로도 이어지고
통일아 냉큼 오너라 평화야 고치글라
금강에서 만나자
금강에서 만나자
끊어진 다리 우리끼리 묶어주고
깊어진 냉기 손에손잡아 녹여내고
천하천강 까막까치 되어
금강에서 만나자
금강에서 만나자
순풍에 돛 달고
역풍에 노 저어
코리안 퍼스트라고 한반도기 흔들면서
금강에서 다시 만나자
첫댓글 겸재 정선의 볼록산수가 떠오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