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대 명산의 기준이 무얼까?
산림청,블랙야크,한국의산하,윌간산 및 그외 여러 기관에서 자체적으로 100대 명산을 선정해 놓고 있다.
100대 산을 다 가보지는 못했지만 과연 어떠한 기준으로 100대라는 그 명성에 이름을 올렸는지는 의아스럽다. 왜냐면 볼것도 특이한것도 없는 산들도 있기 때문에~~
한창때부터 열공하듯 산에 반 미친(?) 친우들은 무릎이 수명을 다해 산여행은 강건너 불이 되어 버렸는데 난 아직도 아픈데 하나 없이 오를수 있으니 복 받은건가?
이 나이에도 부모로 부터 물려받은 몸만 받쳐 주면 돈이 없어도 할수 있는 운동, 레저임에는 분명한데 돈이 아무리 많아도 할수 없는 놀이인 것도 같다. 몸이 빵구가 나 있으면..
친우 하나는 늘 내게 충고 한다
과하면 부족함만 못하니 무리하지 말라고, 틀린말은 분명 아니다.
하지만 나에게는 소귀에 경 읽기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 몸에 전혀 이상이 없고 무리 하지도 않으며 산행으로 인한 정신적 건강은 육체적 고통의 몇배가 되니 말이다.
6월말부터 시작한 7월까지의 기나긴 장마는 산으로의 여행에 많은 제약을 주었다. 8월이 되어도 그 여파는 계속 되는데 마침 너무 날이 좋아 그전 부터 보아온 100대 명산이라는 함양 황석산 (1192 미터)여행에 나선다.
거창 가는 길은 꿈많은 소년이 미지의 세계를 그리듯 궁금함이 가득한데 가을이 온듯 하늘은 높고 고추 잠자리 천지다. 과연 어떤곳일까?
거창읍내를 지나 국도 따라 안의를 지나 서상쪽으로 가다보면 우전마을이 있다. 여기서 시작하는 코스와 안의 가기전 우측으로 용추폭포 가는길이 있는데 그쪽 유동마을에서 시작하는 코스로 대분 된다.
난 우전마을에서 시작한다.
우전마을은 전형적인 시골 마을인데 국도에서 골짜기 따라 한참을 들어가야 한다. 보통은 골짜기 시작점에 있는 사방댐에(본격 들머리) 주차를 하고 산행을 하는 모양인데 난 댐가는 중간 공터에 주차하고 넓은 길을 걸어서 한 1키로를 더가니 댐옆 들머리가 나타난다.
사람은 하나도 없는데 혼자 숲이 우거진 계곡 오르막길을 오른다. 돌 투성이의 길이다. (유동마을 하산시는 거의 흙길)
예전 앞산을 자주 오를때 음악을 요란하게 들으며 오르는 사람들이 꼴볼견 이었는데 이제는 내가 그짝이 된듯, 홀로 산에 오를 때는 폰 음악을 들으며 오른다.
맷돼지를 쫓을수 있다는 기대와 단조로운 등로 에서는 힘듬과 지루함이 덜해질수 있기 때문이다.
3부능선쯤 올라 오니 폭포 비슷한게 있는데 피바위란다. 정유재란의 아픈 상처가 묻어 있는곳이다. 무기가 없어 많은 아녀자들이 돌로 맞서다가 황석산성이 함락되면서 몸을 던져 바위가 피빛으로 물들었다고 파바위 란다.
머언 과거 얘기지만 그시대의 아픔이 느껴진다.
등로에 돌이 많은 것이 어느 산에나 있는 그 흔한 전설 같지는 않다.
가깝고도 먼, 멀고도 가까운 일본과의 다툼은 이 시대에도 계속 되고 있으니 인간의 욕심과 사악함은 버릴수 없는 본능 같은것일까?
하긴 대한민국이라는 이좁은 마당에서도 좌우 나눠 치고 받고 있으니~~
정상가는 도중 피바위 지나면서 그리고 정상 400미터 전부터 상당히 가파르다.
물론 정상 올라가는 계단길도 가파르지만...
피바위 지나 정상전 1.6 키로 지점부터는 다소능선이다.
능선에서 한 20 여분을 더가면 산성시작이다. 신기한것이 해발로 치면 상당히 높은데 삼국시대때 신라가 백제의 침입을 대비해 쌓은것이 시초이고 그후 여기에 왜구의 침입에 대비해 산성을 보강하여
쌓았다고 하는데 조금은 불가사의 하다.
산성 지나면 골짜기 같은곳이 평평한데 그곳이 건물터 였다고 하네.
아마도 금오산 정상부근에 있는
화전민이 살았다는 성안과 비슷한 지형 같다.
정상부근에 있는 산성 400여미터를 남겨 두고는 상당히 가파르다. 등로에는 잡고 오르라고 줄까지 쳐 놓았다.
느릿 느릿 걸으니 힘들것이 전혀 없는데 내려 오는 사람 서너명을 만났다.
일찍도 올라간 모양이다.
신세계?
우거진 숲길로 깜깜이로 오르다 정상부근 산성이 나타나면서 조망이 확 트이면서 세상은 신천지다. 갑자기 바뀐 주변에
어리둥절 할 정도다
거대한 정상부근의 암릉과 저 멀리 북봉등이 한눈이고 내가 올라온 우전마을과 하산할 유동마을 안의읍내 등이 시원스럽게 보인다.
날씨도 여름이 언제였냐 싶게 서늘 하고 비온뒤라 건조하면서도 깨끗한게 주변 산군들이 또렸하다.
분명 이순간 만큼은 신세계였다.
이산은 정상중심으로 형성된 대암릉 군락지를 보고 거니는 그 순간을 즐기기 위한 산이 아닐까?
그것을 위해 오르거나 하산할때까지 조망하나 없는 인고의 시간을 감내해야 되는 그런산이다.
문경의 대야산 처럼~~
명산이라 칭하는 이름에 비해 정상석은 그냥 표지석으로 초라하다.
100대산 이지만 함양의 어느골짜기에 있는 사연 있는 이산은 그래도 외롭지는 않는것 같다. 서울 등지에서 산행버스로 오고 그외 등산객들이 꽤나 많은 외면받지 않은 산인것 같다.
긴 시간 어느 찰나
너와 내가 만났구나
함양 어느 골짝 아래
피바위 전설 품어안고
애닲은 역사를 굽어보며
유유자적 홀로이
우뚝 솟은 저봉우리
하늘 아래 최고인듯
구름도 비켜가네
사연 많은 저 산은
슬픔을 이기려는듯
억겁의 세월 바위로 두르고
울음만 머금고 있네
내가 찾고 그가 보고
우리가 그리워하니
이젠 슬프지 않으리
먼 시절 먼 아픔 먼 사연
이젠 버리고 아름다운 명산으로
영원하길
어느 순간 너와 내가 만났구나
황석산 그대여!
잠시 시인이 되어 본다
정상옆 너럭바위 위에서 점심을 한 후 북봉쪽으로 가본다. 능선길 따라 한 10여분을 가면 또 다른 암릉군락지(거북바위)가 있는데 그곳이 북봉이다. 북봉쪽에서 보는 정상은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북봉에서 사람 하나를 만났는데 서울에서 단체로 왔다고 하는데 유동마을에서 올라와 거망산까지 갔다가 하산한다네.
서로 사진을 찍어 주고 난 다시 정상쪽으로 되돌아 온다. 거망산쪽으로 가다 유동마을쪽 우측으로 하산하는 길이 있지만 난 정상에서 바로 마을쪽으로 하산한다.
상당히 가파르고 조망 없다!
능선따라 하산하다 어느 순간 계곡으로 접어 들며 하산하는 길인데 7~8군데 상당히 내리막이다. 우전마을에서 올라오는 길은 계속적인 오르막 이지만 완만하며 두세군데 엄청 가파를 뿐인데 이곳 하산길은 너무 가파르다. 오르막이 힘겨운 사람은 이쪽보다 우전마을쪽으로 오르는 것이 훨씬 나을것 같다.
바위하나 없으며 소나무는 별로 없고 잡목이 우거진 그길이 그길 같은 흙길을 지루하게 내려오니 유동마을이 나타난다. 산행이 종료되는 순간이다.
문제는 원점회귀가 아닌 산 반대편에 내려와 있다. 안의 개인택시에 전화 하니 미터요금으로 이만에서 이만오천 나온다고 하네. 택시 승차하니 기본요금이 오천팔백원이다. 8월부터 올랐다고 한다.
시골 골짜기 택시 요금까지 안 오르는게 없다. 이시대는 오르고 또 오르는 세상인가? 산을 오르듯이~~
다행히 도착지까지 말보다 다소 싼 만오천이 나왔네.
오는길에 폭포가 멋지다는 용추계곡을 들러 보았는데 아직은 휴가철인지 토요일 이어서 인지 피서객이 엄청 많고 계곡이나 폭포가 생각보다 물도 많고 멋지다.
황석산은 정상에서의 한순간을 위하여 인내 하면서 오르고 내려야 하는 산이다. 오르 내리는 순간에 조망은 전혀 없고 암릉이나 그 흔한 바위도 없으며 오로지 빽빽이 들어찬 나무와 대화 하며 올라야만 하는 산이다.
아침에 컨디션이 좋지 않고 기분도 약간 우울해 갈까 말까 망설이다 집에서 뒹구는것 보단 나을꺼 같아 마지못해 출발했는데, 가보지 않은 곳으로의 호기심 산행여행은 몸과 마음에 새로운 활력을 넣어준것 같다.
누구 말대로 거대한 암릉에서 기를 받은것일까?
무기력한 상태에서 몸이 너무 가쁜하고 기분도 상쾌하다. 근심,걱정,괴로움 등 쓸데 없는 잠념은 다 어디로 가버렸을까?
역시 산은 산이다!
08.20 지묘동 출발
10.10 우전마을주차.정상 4키로전
10.15 출발
10.30 사방댐. 정상2.6키로 전
10.55 피바위
11.05 정상1.6키로전.능선시작
11.20 산성시작
11.40 황석산 정상600 전
12.00 정상쪽 산성
12.05 정상
12.30 식사
13.20 출발
13.30 북봉
13.50 북봉출발
14.00 정상밑 (되돌아 옴)
14.35 유동마을 2.4키로전 능선끝지점
15.25 유동마을(횡석산 4.0 키로)
16.00 우전마을 주차장(택시)
안의읍쪽에서 본 정상.젤 오른쪽
사방댐 가는길 중간 주차
걸어서 댐까지
사방댐쪽 주차공간
본격 들머리. 댐 주차장 바로 옆
돌길
피바위 안내판
피바위
산성 시작점
산성아래에서 본 정상
건물이 있었다는곳
온통 돌돌돌
정상쪽 산성
정상
안의읍
뒷편 북봉
계단옆 바위로 오르는 남녀
식사중 옆에
북봉가는길 묘. 엄청 높은 지역인데...
서울사람이 찍어줌
거북바위
북봉쪽에서 본 정상
하산길에서
하산길 능선길
하산길 장난 아님
거망산
유동마을에서 본 황석산
용추폭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