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즐기며 살자
송엽/박 기선
오늘은 노인분과에서 야유회를 가는 날이다.
그런데 하늘은 구름으로 가득 덮여 있으니 곧 비가 내릴 것 같아 불안하였다.
9시가 되어 차 안은 빈자리가 없이 메워지고 출발을 하는데 신내동을 지나며
비는 오기 시작하였다. 안내하는 자매님은 오늘 하루 즐겁게 노시다가
무사히 돌아오시기를 바란다는 말과 지금은 비가 내려도 가는 곳은 넉넉한 실내가
마련되어 있으니 큰 문제는 없을 것이란다.
시내를 빠져나오면서 묵주 기도를 바치고 성가를 부르면서 휴식을 취하면서 빗길을
달리는 차 안은 흘러간 옛 노래로 흥을 돋워 주었다. 형제자매님들은 절로 흥이
난다고 손뼉을 치며 흥얼거리고 즐거움에 어깨춤을 추는 분도 있었다.
비는 점점 더 줄기차게 내리고 있었다.
목적지까지는 2시간이나 걸려 간 곳은 가평군 하면 형제 수목원이었다.
식당으로 모두가 몰려 들어가니 협소한 관계로 형제분 일부는 천막식당으로
갔다. 닭백숙에 닭 도리 탕 두 가지를 놓고 술잔을 건네는 데 나는 치아 신경
치료를 받고 있으니 술은 안 마신다고 하니 형님들은 모두 재미가 없다고 한다.
이가 좀 아프다는 핑계로 술을 마시지 않은 것을 고수하고 싶은 마음에서 술잔은
아예 들지를 않았다,
그래서 나는 고기만 먹다가 밥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을 하고 밥을 청하였으나
밥은 없다며 닭죽을 가지고 왔는데 접시에 주는 것을 먹고는 사진을 찍는 것에만
열중하였다. 밖을 내다보니 햇빛이 현란하게 빛이고 있었다.
식당 주변 산자락에 보물을 찾으라는 말이 떨어지자 모두는 땅을 뒤지고 나뭇잎을
헤쳐 보기도 하면서 보물을 찾는데 몇 장씩 찾은 사람도 있고 찾지 못한 사람도
있다. 찾은 사람은 싱글벙글 웃지만 찾지 못한 사람은 시무룩하니 서성이며
찾은 사람에게 두 장이면 한 장만 달라고 애걸이다. 2장 3장을 찾은 사람도 한
장만 유효하니 찾지 못한 사람에게 돌려주어야 하는데 달라는 사람이 많으니 누구를
주어야 할지를 모른다. 그래서 눈치껏 주고 싶은 사람에게 주어야 했다.
주최 측에서는 넓은 마당에 의자를 둔 굴게 논다.
버스 3대의 인원이 둘러앉아 1호 차 2호 차 3호 차로 나누어 깨임을 하는데
처음에는 맞으면 오, 틀리면 엑스 하는 문제로 시작하여 빨대로 링 과자를
입에서 입으로 전달하여 어느 편이 많이 전달하는가를 시합하는 것이었다.
손을 대면서 하는 반칙은 안 된다고 하였으나 이편저편에서 속임수를 쓰며
승리를 이끌어 가면서 웃음바다가 되고 만다. 이긴 편을 소정의 상품을 주었다.
마지막 깨임 속잠방이를 입고 뛰어 달리기하여 목적지를 돌아와 벗으면 다시 다음
사람이 입고 달리는 경주다. 그런데 속잠방이를 입고 벗어 주는 과정이라든가 입고
뛰어가는 모습을 보고 뒤 등 대며 뛰어가다 넘어지는 진풍경을 바라보는 모든
사람들이 허리를 잡고 웃어 수목원이 떠나갈 것 같이 요란하였다.
깨임이 끝나자 보물찾기에 상품을 주고 나니 모두가 하나씩은 손에 들고 웃는 모습은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그 모습 같았다.
다음은 노래방에 흘러간 노래를 부르며 몸을 푸는 형제자매님들은 65세 이상 8십을
넘긴 고령에도 아름다운 목소리로 노래하는가 하면 부드럽고 날렵하게 몸을 날리며
춤을 추시는 춤사위가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즐거움을 주는 시간에도 나는 순간순간을
사진에 담기에 바빴다,
마지막으로 노인 회장님 퀴즈 문제가 시작되었는데 처음 문제는 주임신부님 보좌
신부님 수녀님의 성명과 본명을 알아맞히는 것인데 쉽게 대답하는 사람이 없었다.
그런데 어느 자매님이 대답을 하여 노인 회장님은 상금을 드려 환호하는 모습 또한
보기 좋았다. 그런데 주임 신부님 영명 축일을 아는 분은 한 사람도 없었다. 나도
7월27일 했다가 틀렸다고 하는데 7월25일이라 했는데도 틀렸다고 한다. 아마 베드로
본명을 가진 사람이 있었으면 정답을 말할 수가 있었을 덴데. 하고 생각을 했다. 집에
와서 주보를 들춰보니 7월 24일이었다. 쉽지는 않지만 우리는 우리 성당에 신부님
수녀님의 존함과 본명은 알고 있어야 하지 않나 생각을 해본다,
우리는 4시에 버스를 타고 귀향길에 오르면서.
오늘 즐겁게 놀 수 있도록 천거하여 주신 신부님을 비롯하여 사목 위원 여러분께
감사하는 마음을 전하며 노인을 위한 도우미로 봉사를 하여주신 자매님께도 심심한
감사를 드리며 모든 분이 좋은 하루 즐기고 무사히 귀가할 수 있음을 저 높은 곳에
주님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