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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노래, 노래가 있는 시 (16) / 내고향 남쪽땅 가곺아도 못가니....북한판 망향가 <림진강>
내고향 남쪽땅 가곺아도 못가니, 림진강 흐름아 원한싣고 흐르느냐
이산가족 상봉 운운 할 때마다 가슴을 치게하는 노래가 있다. 바로 박세영 시, 고종환 곡 <림진강>과 한상억 시, 최영섭 곡 <금강산>이다. 시인 박세영朴世永은 경기도 고양군의 한 선비 집에서 출생하였다. 1922년 배재고보를 졸업한 후 1924년까지 중국 상해의 혜령 영문 전문학교에서 수학하고 그후 귀국하여 ‘염군사焰群社’의 동인으로 활동하다 카프의 맹원으로서 활발한 작품 활동을 하였으며, 해방 후에는 ‘조선프롤레타리아 예술동맹’과 ‘조선문학가동맹’에서 활동하다 1946년 초에 월북 하여 ‘북조선 예술 연맹’의 출판국에서 책임자로 일하면서 조선노동당과 인민 정권을 노래한 가사 「애국가」(1947)와 「해 하나, 별 스물」(1947), 「빛나는 조국」(1947) 등의 서정시를 발표했다. 또한 이시기에 「한글학교 가자우요」, 「보고 싶은 어머님」과 같은 동시들을 발표했는데, 이 작품들은 모두 초창기 북한 아동문학사의 성과작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한다. 우리말로 하자면 문학이라는 도구로 김일성 우상화 작업에 참여한 빨갱이 중에 빨갱이 시인이다.
이제야 자유 만민 옷깃 여미며 그 이름 다시 부를 우리 금강산 '림진강'이 북한의 망향가라면 남한의 대표적인 망향가는 ‘그리운 금강산’'이다. 가곡이 되었다. 1985년 남북이산가족 고향방문 예술단 교환 공연에서도 불렸는데, 북한의 관중으로부터 기립박수를 받은 바 있다.
'더럽힌 지 몇 해'를 '못 가본 지 몇 해'로, '우리 다 맺힌 원한'을 '우리 다 맺힌 슬픔', '더럽힌 자리'가 '예대로인가'로 부르는 촌극을 빚기도 했다.
금강산 / 한상억 시, 최영섭 곡 누구의 주제런가 맑고 고운 산 그리운 만 이천 봉 말은 없어도/ 이제야 자유 만민 옷깃 여미며 그 이름 다시 부를 우리 금강산/ 수수 만 년 아름다운 산 더럽힌지 몇몇 해/ 오늘에야 찾을 날 왔나 금강산은 부른다.// 우리 다 맺힌 원한 풀릴 때까지/ 수수 만 년 아름다운 산 더럽힌지 몇몇 해/ 오늘에야 찾을 날 왔나 금강산은 부른다.// 이념이 대관절 무엇이관대.... 통일시대 문학을 생각해보며
한국현대문학의 비극적인 단면일 터이다. 인간을 이념과 제도의 틀에 가두지 말아야 한다. 문학은 인간의 편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돌이켜 보면 이념은 사람의 편이라기보다 통치자의 지배논리이거나 통치수단에 다름 아니었다. 히틀러의 나치즘이 그랬고 북한의 김 씨 세습왕조도 남한의 독재자 박정희도 그랬다. 그런 역사적 시행착오는 작금도 다르지 않아서 보수니 진보니 편을 가르고 모두들 "국민을 위하여"를 아전인수 격으로 외쳐대고 있지 아니한가. 본시 문학이란 자유와 상상의 산물로,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그 무엇이어야 한다고 믿고있다. 그러나 부끄럽게도 시대의 흐름에 따라 이념의 도구가 되고 체제를 찬양하는 수단이 된 것도 부인 할 수 없는 사실이다. 김정은이가 내려오고 트럼프가 온다커니 안온다커니.... 동토의 땅 북한에서 윤도현이가 자유의 나비가 되어 날고, 인기 걸그룹 레드벨벳이 춤을 추고 백지영이 총 맞은 것처럼이란 노래로 절절한 사랑의 아픔을 노래하는... 6.25 전쟁을 시작으로 평생을 피난민으로 사셨던 우리 부모님이 살아계셨더라면 경천동지할 사건들이 연일 매스컴을 도배하고 있는 요즈음. 그런데 어디에도 남북한의 문인들이 모여서 통일문학의 문제를 논의해보자는 소식은 아직 없다. '통일문학'이란 이념과 체제에 종속되었던 과거에 대한 반성과 함께 소설가 김훈의 말처럼 사람의 편이 되는 문학의 재정립에 다름아닐 터이다. 북한판 망향가 <림진강>을 들으며 과연 오랜 분단의 강을 건너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나아가 통일은 올 수 있을 것인가?. 부디, 한반도에 운명처럼 드리워졌던 이념과 체제의 벽을 허물어버리고 진정한 자유가 살아 숨쉬는 세상, 이념이 사람의 편이 되는 새 세상이 올 수 있기를 간절히 염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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