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삼숙의 야생화 이야기-
한란(난초과)

겨울에 꽃이 피는 난초라는 뜻으로 한란(寒蘭)이라 부른다.
상록성인데 음지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로서 주요 자생지는 제주도 한라산이고 전남 신안군 해안에서도 드물게 발견된다.
한란은 겨울에 꽃을 피우지만 따뜻하고 습한 기후에서 자라는 남방계 식물이므로 전남 신안의 해안가를 한란이 자생할 수 있는 북방한계선으로 보고 있다.
꽃은 향이 나며 10월에서 1월까지 겨울이면 잎 사이에서 나온 긴 꽃줄기 끝에 5~12개가 총상꽃차례로 모여서 달린다. 노란색을 띤 녹색 또는 붉은 자주색 꽃이 피지만 색 변이가 다양하다.
한란은 한라산 남쪽 해발 약 120m 지점부터 850m 사이의 상록수림에만 분포하는 매우 희귀하고 귀한 식물이다. 특히 제주의 돈내코는 한란이 분포하는 비밀의 화원이어서 그 자생지 일대에 철책을 하여 보호, 관리하고 있다.
한란은 종 자체와 자생지를 천연기념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는 국내 유일의 식물로 천연기념물 제191호, 멸종위기1급식물이며, 개인이 소유한 한란이라도 제주 내의 것은 문화재 보호법의 적용을 받는다. 또한 돈내코 계곡에 인접한 한란 자생지도 천연기념물 432호로 지정되어 있다.
“귀부인” “미인”이라는 꽃말과 더불어 한 겨울에 꽃을 피워 고결한 선비의 상징으로 알려진 한란을 보기 위하여 2017년 겨울에 돈내코 자생지를 찾았지만 꽃이 피지 않아서 볼 수가 없었고 대신 돈내코 인근 농원을 방문하여 한란의 생태를 보고 왔었다. 올해는 꽃이 피는 시기에 맞춰 찾아가서 한란 전시회도 보고, 한시적으로 개방하는 자생지를 해설사의 안내로 방문하니 한란이 제법 많이 피어 있었다.
한란이 자라는 곳 입구에 들어가니 큰 상록수림이 우거져서 한낮인데도 빛이 들어오지 않아 컴컴하다. 숲이 내뿜는 강한 향에 한란의 은은한 향도 배어 있다. 한란 자생지가 아니라면 그냥 지나치고 말 만큼 꽃 색깔도 잎도 숲이나 나무의 일부분이 되어 그렇게 살고 있다. 고결한 선비가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숨어 사는 것처럼 말이다. 가까이 다가서니 그 자태가 예사롭지 않다. 추운 겨울이어도 잎이나 꽃 어느 하나도 흐트러짐이 없이 정갈하고 올곧은 모습이다. 올곧은 모습과 은은한 향, 화려하지 않으나 기품이 있는 자태를 갖추고 있으니 난 중에서 최고로 대접받을 만하다.
한란은 난초 애호가들 사이에서 가장 비싸게 거래되므로 눈에 띄는 대로 남획되는데다가 노루가 한란 잎을 잘 먹어서 없어진다고도 하니 철책으로 보호하지 않는다면 자생지에서는 살아남을 수가 없을 것이다.
올해는 꽃이 많이 피어나 은은한 난향에 흠뻑 취해 본다.
촬영:2018년 11월 3일 제주도 돈내코(상효동)
글/사진 윤삼숙...
첫댓글 잘 배워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