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봉: 북경공업대학교 교수, 중국연우포럼 회장
최근 은퇴에 대한 여러 생각을 하게하는 일들이 일어 났다.
은퇴한 선배들을 만나면서 과연 나는 10여년 후 은퇴하면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을까를 생각해본다. 대기업의 사장으로 혹은 중역으로 평생을 지내다가 은퇴한 선배를, 그리고 교수 혹은 전문직으로 바쁘게 살다가 은퇴후의 삶을 사는 이들을 보며 나의 은퇴는 과연 준비되고 있는 가를 돌아본다.
"은퇴후에는 편한히 세계여러곳을 다니며 여행하며 살리라"
---이러한 계획은 실천에 옮겨지기 어렵다. 아무리 은퇴전 여행지를 답사하고 갈 곳을 보아 두었다 하더라도 나이가 들어서의 여행은 체력적으로 고생일 따름이다. 더우기 단순한 휴식을 위한 먼 곳의 여행은 더욱이 현실적이지 못하다. 결국 여행은 아무리 금전적인 여유가 있다 하더라도 젊어서 튼튼하고 호기심 많은 때에 할 일이지 은퇴후에 할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은퇴후에는 전원생활을 하며 농촌에서 살리라"
---이 계획 역시 일견 현실적이어 보이지만 은퇴후 막상 시골에 전원주택을 지어놓고 생활을 새로 시작하는 경우를 보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농촌에 뿌리를 내리고 근거지를 마련한다는 것이 많은 돈과 시간 그리고 낯선곳에 대한 적응등 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도시생활에 익숙한 모습에서 하루아침에 불편한(?) 농촌생활을 감내하는 것도 하루 이틀 한달 두달이지 수년동안 할 일이 못된다. 혹 친구를 만나거나 서점이나 흔한 문화시설을 접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큰 맘먹고 어렵게 준비한 전원 주택도 은퇴후 처음에는 자주 머믈다가 조금지나면 주말마다 나중에는 한 달에 한두번 가는 곳으로 변한다. 비용과 시설의 낭비가되고 유지보수역시 쉬운일이 아니어서 결국 그림같은 전원주택은 애물단지로 전락하기 십상이다.
"은퇴 후에는 저술작업과 휴식으로 소일하리라"
----은퇴후의 삶은 길다.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과 사회에 공헌하기 시작하는 나이가 30세 전후 이고 은퇴는 65세 전후이다. 대학 4년을 공부하고 전공을 살려 30여년을 그것으로 먹고산다고 할까? 65세에 은퇴해도 아직 남은 생은 30년정도가 된다 그 긴세월을 그냥 휴식하면서 할 것인가?
은퇴하면 혼자서 해야할 일이 많아진다. 은퇴후 남은 30년을 위해 당연히 대학4년 정도의 공부를 다시해도 결코 많은 투자가 아니다. 은퇴후의 전원생활을 위한다면 은퇴전 10여년은 전원생활에 적응훈련을 해야한다. 하드웨어를 준비하는 것도 물론이지만 전원생활을 위한 소프트웨어를 준비해야할 것이다. 농촌의 사람도 사귀고 전원의 맛도 익숙하게 말이다. 시골의 문화시설도 사용해보고 관공서도 친해져야한다. 후퇴 후에는 너무 늦다. 은퇴전 매년 30일정도만 투자하면 충분히 가능할 일이다.
사람은 익숙한 곳이 편하다 은퇴 후 저술 활동을 하려면 먼저 익숙한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직장과 평소 기업에 익숙한 환경에서 자기 개인이 할 수 있는 익숙한 환경을 만들고 적은 훈련이 당연히 필요하다. 그를 위해 은퇴 10년 전부터 혼자서 하는 습관을 길러야 할 것이다.
혼자서 버스도 타보고, 타자도 해보고, .... 관련 공무원도 만나보고 실골 이웃도 만나보고..., 새로운 전공과 취미를 위해 책도 보고 학원도 다니고 전문학교든 학사편입이나 사이버대학도 다녀보기를 권한다. 이 모든 것은 은퇴 전에 해야할 일들이지 은퇴 후에는 너무 늦고 능률도 오르지 않고 경쟁력도 현저히 떨어진다.
필자는 퇴준비를 위하여 충북진천에 전원 마을을 구상하고 있다. 땅작업은 물론 20년 전에 준비해 놓았고 지금이 은퇴 15년 전으로 보고 매년 방학을 이용하여 시설를 준비하고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를 발전시키고 있다. "자연환경생태건축연구소"이다. 물론 저술작업도 준비하고. 해외 선교사를 위한 은퇴후 시설로도 활용할 계획이다. 전원생활을 계획하는 은퇴10여년이상 남은 친구들과 이일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회사의 중역들이고 가장바쁜 생활을 하고있는 50대 초반이다. 가장 바쁘지만 가장 은퇴준비하기에 경쟁력이 있는 나이 이기도하다.
여러분은 은퇴준비를 하고 있는가. 아니면 ‘시간이 해결해주겠지’ 하며 애써 모른 척하고 있는가. 우울한 노후냐, 안락한 노후냐는 준비에서 갈린다. 준비하는 사람에겐 달콤하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은 고통이다.
"대한민국에 사는 모든 사람은 나이를 불문하고 지금 당장 은퇴준비에 나서야 합니다.”
얼핏 보면 은퇴 관련 금융회사들이 내보내는 광고문구 같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국내 최고의 은퇴설계 전문가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얘기다.
은퇴준비는 이미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기 때문이다. 우재룡 한국펀드연구소장은 “서양에서는 20대의 젊은 사람이 직장에 취직하자마자 곧바로 은퇴준비에 나선다”고 소개한다. 이런 선진국형 은퇴준비 문화는 아직 우리와는 거리가 멀다.
은퇴준비가 왜 중요한 것인가? 과거와 달리 고령화, 저출산이 심화하면서 단순히 국민연금에만 기대어 살 수 없는 시대가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수명이 늘면서 의료비 지출이 늘어나는 점도 은퇴 후의 삶을 위협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강창희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장은 은퇴준비 필요성의 가장 큰 요인으로 고령화와 저금리를 꼽았다. 은퇴 이후에도 살아갈 날이 많아졌기 때문에 저금리 시대를 극복하면서도 안락한 노후를 위해선 은퇴 전에 자금 준비가 철저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는 특히 고령화가 ‘무서운’ 요인이라고 말한다. 예전에는 65세 정도가 평균수명이었지만 이젠 다르다. “현재 나이 60이면 기대여명이 남자는 30.75년, 여자는 36.63년이나 됩니다. 남자는 91세, 여자는 97세까지 산다는 얘기지요.” 은퇴 후 시간은 생각보다 길다.
조경만 엉클조 아카데미 원장은 노후생활은 크게 네 가지로 나뉜다고 말한다. 자식에게 얹혀살기, 국민연금을 더 달라고 정부에 요구하기, 노후자금이 없어 부부가 탑골공원에서 살기, 그리고 마지막은 ‘내가 내 돈을 모아서 살기’다. 이 중 가장 현실적인 게 바로 마지막 방안이다.
일반 대중이 고통스럽지 않게 편안한 노후를 보내기 위해 은퇴설계는 이젠 필수다. 은퇴설계를 하려면 보험이나 저축, 투자 같은 재무상담을 받는 것이 현명하다. 김지영 PCA생명 상무는 “개인이 혼자 이 같은 일을 처리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기에, 전문가들을 찾아 은퇴설계 상담을 받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구체적인 은퇴준비 절차를 살펴보면, 먼저 인생 단계별로 얼마의 자금이 필요한지를 파악해야 한다. 현재 갖고 있는 돈이 얼마고, 은퇴 전까지 모을 수 있는 자금은 어느 정도며, 은퇴 후에는 얼마나 많은 자금이 필요한가를 계산해 보는 것이다.
그 다음에는 보험사나 은행, 증권사의 전문 상담원과 상담한 뒤 노후설계를 짜는 게 좋은 전략이다. 그 다음에는 사안별로 목표시기를 정해야 한다. 주택구입비, 자녀교육비 같은 목돈이 필요하다면, 그 시기를 설정하고 필요한 자금을 모으기 위해 지금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구체적으로 생각해 봐야 한다.
이어 목표를 장기 혹은 단기로 할지 정하고, 필요한 금액과 본인의 투자성향에 맞는 금융상품을 찾아 투자와 저축을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 이 같은 은퇴준비 원칙을 정하고 지속적으로 포트폴리오를 유지하면, 은퇴 시점에서 원하는 목표를 얻을 수 있다.(계속)
<필자소개> 김준봉: 중국 북경공업대 교수, 중국연우포럼 회장
51세/연세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하고 건축공학 석사, 경영학 석사, 공학박사, 건축사를 취득했다/ 현재 한중미래경영연구소장, 북경공업대학 건축성시계획학원 교수, 연세대 건축도시공학부 객원교수로 재직 중이며, 연변 예술대학 미술학부 객좌교수, 국제온돌학회 회장, 중국 세계문화유산 보호연구센터 특별초빙 고문직도 맡고 있다./2006년6월 북경에서 [중국연우포럼]을 설립하고 초대회장을 맡고 있다/저서: <다시 중국이다><중국 부동산투자원칙><온돌 그 찬란한 구들문화> <뜨끈뜨큰 온돌><중국속 한국 전통민가><중국유학 성공을 위한 13가지 열쇠> 등이 있으며, 공저로는 <중국 경제성장의 비밀><호설암의 기회 경영> 등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