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사산행
언제 : 2011년 3월13일
누구와 : 윤성원, 이영준, 문미영, 정승호.
어디로 : 백악산(858m)
이번 달 오은선 14좌 산행은 도봉산에서 했기에 좀 일찍 마무리하고 인천 친구들이 닭한마리가 먹고 싶다고 하여 종로5가로 가는 중 미영이 전화다. 차가 문제가 있어 어떡하냐고…… 영준이가 차량을 가지고 간다고 약속 후 많이도 변해 있는 명동 닭한마리집을 직행, 네넘이 세 마리를 먹고 나온다. 무지 많이 먹는다. 집에 도착 내일 답사 걱정이 되기에 술 기운을 조금이라도 해소하기 위하여 잔차타고 성산대교에 다녀오니 취기가 많이 없어진다. 그래도 답사는 일반산행보다 더 세심해야 되기에 일찍 취침을 한다.
일요일 아침 약속장소인 강동전화국에 도착하니 승호가 있다. “어~ 참석 못한다고 했잖니??” 마음이 편치 않아서 왔다며 미영이가 한마디 한다.ㅋㅋㅋ 실은 회장님이 참석하기로 했는데 눈에 경미한 수술이 있어 참석하지 못하여 미영이가 총무가 가야 된다고 통사정을 했단다. 건네주는 커피한잔 마신 후 조항산으로 출발이다. 막힘 없이 달려 충주휴게소에 잠시 정차, 시장기를 해결한 후 괴산 톨게이트를 빠져 나와 49번 지방도로를 이용, 10시31분 옥양교에서 좌회전 바로 「입산금지」 라는 큼지막한 문구가 들어 온다. 예상은 했지만 강력한 문구다. 그래도 정확하게 확인하고 싶은 마음으로 좌측 용송(龍松 : 천연기념물 제290호)의 웅장한 모습을 보며 의상저수지 앞에 도착하니 공사가 한참 진행 중이다. 구불구불한 도로를 끼고 5분 오르니 더 이상 못 오르게 통제를 한다. 할 수 없이 차를 돌려 원점으로 내려와 여기저기 알아봐도 답이 안 나온다. 속리산 관리공단에 재차 문의 바로 맞은편에 위치한 백악산으로 정하고 11시37분 옥량정을 끼고 답사가 시작된다. 이곳 백악산은 속리산 국립공원에 속해있는 산이지만 이번에는 통제구역이 아니다. 산 이름의 유래를 알아보면 몇 가지 설이 있다. 백 개의 봉우리가 있다고 해서 붙여졌다고도 하고, 전국 백 개 산 대열에 끼여 있어서 그렇게 붙여졌다고들 하지만 제일 신빙성 있는 설은 봉우리마다 화강암 바위들이 감싸고 있기에 멀리서 볼 때는 암봉들 색깔이 흰색이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인 것 같다. 위치적으로는 충북 괴산군과 경북 상주시의 경계에 있으며 규모는 작지만 화강암 바위와 폭포, 계곡과 송림이 잘 어우러져 산객들에게 등산의 진수를 보여주는 산이라고 하겠다. 수도권 인근에서 볼 수 있는 화강암 산의 경관들을 이곳 지방에서도 접할 수 있고 조망 권이 으뜸이라 아름아름 소문들은 산꾼들이 은근히 즐겨 찾는 산이기도 하다.
2분 진행하여 임도를 버리고 우측으로 화장실을 끼고 등산로가 이어지며 여기저기 산불조심 및 산에서 지켜야 될 사항 등이 게시되어 있다. 소나무가 우거져 솔 향이 바람에 코를 자극한다. 날씨는 완연한 봄을 연상케 하지만 좌측 응달쪽은 아직도 잔설들이 진을 치고 있으며, 아름답다는 옥양폭포도 얼음으로 덮여있어 멋진 모양을 감추고 있다. 이 폭포는 넓은 바위 밑에서 떨어지는 낙수가 아름답다고 전해지고 있으며 들머리에서 올라오면서 좌측으로 정자가 말해주듯 이곳 계곡은 여름철 무더위를 식혀줄 그늘이 될듯하지만 오늘은 얼음 속에서 봄을 기다리며 숨죽여 나에게 다가온다. 뒷동산의 의미를 느끼며 조금씩 고도를 올려 13분만에 전망이 좋은 큰 바위 앞에 도착한다. 상의도 벗고 전방에 위치한 조항산과 청화산 줄기의 멋진 모습도 바라보고 저수지 아래로 한가로운 전원의 풍경을 주시한다. 참으로 우리나라는 살기 좋은 나라이다. 지난 금(11일)요일 일본에서 일어난 어마어마한 자연의 재앙을 볼 때 온 몸이 소름 끼칠 정도로 무서움을 느끼면서도 어쩌면 저렇게 초토화되는지 자연의 돌변에 새삼 놀랬다. 피해 규모가 어마 어마하며 앞으로 얼마나 더 큰 피해가 집계될지 걱정이다. 옥양폭포에서 34분 진행 약간의 바위구간을 지나 우측 암봉이라는 봉우리를 지나며 점심을 먹는 산객들이 있다. 대구에서 왔다며 우리가 서울에서 왔다니까 멀리서 오셨네 한다. 어~ 우리가 대구보다 먼가??? 하기사 이곳이 상주니까 대구가 가깝지 생각. 평탄한 능선 길을 진행하니 양 옆에서 불어오는 바람도 차갑지가 않아 산행하기에 최고이다. 대구 산객들과 헤어진 후 완만한 경사를 지나 8분만에 위치표시 속리18-03호를 지나 소나무가 우거진 경사 길을 내려 다시 완만한 오르막을 오른다. 선두는 60리터짜리 배낭을 메고도 잘도 간다. 후미와 간격이 멀어지면 기다리고. 추운데 뭣 하러 그렇게 빨리 가서 기다리냐? 어차피 같이 갈 것을. ㅋㅋㅋ 그래도 빨리 간다. 이해된다 내 산행속도는 항상 늦으니깐. 낮은 봉우리 능선을 이용 계속 좌측 방향으로 진행 양머리 닮은 바위도 지나고 배에서 자꾸 힘들다고 재촉하며 승호처럼 휴게소에서 라면이라도 먹고 올걸 그랬나 싶다. 하기사 한시가 다 되가니 시장기는 당연히 느끼는 것이 정상, 점심 먹을 장소를 잡으려니 능선길이라 바람도 있고 할 수 없이 계속 진행하여, 조그마한 봉우리 2개를 더 넘어 점심상을 차린다. 영준이 내놓은 젓갈 류가 있기에 “승호 좋아하는 거 가지고 왔네” 하니 영준이 왈 “형 나도 좋아해” 한다.ㅋㅋㅋ. 영준이가 가지고 온 매실주 반주로 맛난 점심과 커피까지 해결 후 여유 있는 모습으로 일어난다. 어느덧 2시가 되어가며 너무 놀았다 싶어 재촉하자마자 위치표시 06번을 지나며 급경사와 미끄럼이 기다리고 있다. 미영이 아이젠차고 승호는 중간에 서서 급히 전화를 받는다. 다음주에는 많이 녹아서 진행에 어려움은 없으리라 생각하며 힘겹게 올라서 너덜 길을 지나 또 다시 응달을 이용 봉우리 하나를 넘으니 오랜만에 보는 이정표가 수안재 3.4Km와 옥량폭포 3.2Km를 가리킨다. 이정표 바로 앞은 급경사가 기다리며 설상가상으로 얼음이 얼어 있어 또 다시 미영이는 아이젠을 차고 난 중간에 서있고 승호는 벌써 앞에 있는 바위에 올라가 여유를 부린다. 오후 2시30분 헬기장에 도착 조망을 한다. 전방으로 속리산의 멋진 산군이 파노라마 되어 다가오고 입산금지로 출입이 통제 된 조항산이며 청화산 대야산등 이곳 산세가 사방으로 조망된다. 잠시 휴식 후 백악산 정상으로 진행한다. 이곳 헬기장부터는 바위가 많아 힘 드는 구간이지만 힘들인 만큼 좋은 조망이 있다는 건 산에서의 기정사실, 안전로프 잡고 오를 때는 미끄러지지 않으려고 불안해하고 힘들어서 식식거리지만 바위 위에 올라서면 사방이 탁 트여 온 세상이 내 것인 냥 바로 앞에서 힘들었던 기억을 까먹고 즐거워한다. 헬기장에서 31분 진행하여 구멍바위 앞에 도착 오른쪽으로 돌아 올라 2분 진행하여 정상이라는 이정표(오래되어 페인트 글씨가 없어짐) 앞 큰 바위가 진로를 방해한다.^^ 우회하여 위치표시 18-09앞에서 우측으로 길게 병풍처럼 서있는 바위를 돌아 오르니 그곳에 산림청 헬기의 도움으로 2000년12월28일에 옮겨왔다는 괴산군에서 설치한 정상 표시석이 눈에 들어 온다(바위 뒤에 있기에 무심코 지나가면 확인을 못할 수도 있음). 기념사진 찍고 진행해야 할 거리가 아직도 멀기에 재촉하여 바위 사면을 지나 바로 급경사가 나타난다. 바닥이 녹으면서 속은 얼어 있어 미끄럼에 주의해야 할 구간을 지나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의 세월을 지낸다는 주목의 고사목도 보며 침니구간도 지나 정상에서 11분만에 아랫대방리 갈림길을 지나 안전로프가 설치되어 있는 둥근 돔처럼 생긴 바위구간을 올라 조망을 한다. 우리가 지나온 봉우리며 대야산 봉우리가 파노라마 되어 다가 온다. 바로 앞에서 또 다시 큰 바위가 버티고 있지만 선두는 잘도 올라간다. 난 우회 길을 택하여 진행, 위를 올려보니 바위와 바위 사이가 꽤 벌어져 있다. 이 바위가 바로 튐 바위라고 되어 있다. 승호의 리드로 미영와 영준이가 잘도 건너간다. 난 어지러울 건데 생각, 바위에서 내려오는 건 다행이 안전로프가 설치되어 쉽게 내려들 온다. 바로 앞 바위 속에는 누군가 소원을 빌었는지 초가 세워져 있고 양 옆으로 바위 대문이 있어 지난다. 진행 중 왼쪽 바위에 무엇이 설치되어 있어 보니 김포 양촌 산악회에서 산행기념으로 설치해 놓았는지 비석을 바위에 붙여놓았다. 양지바른 곳이기에 벌써 바닥에는 새순이 올라와 있는 모습을 보며 조금씩 지쳐가며 행동식으로 소시지 하나씩 나누어 먹으면서 중간에 샛길이 있을 것 같다고 승호 다시 돌아 다녀온다는 것을 극구 말려 계속 진행 4시32분에 대왕봉(819m) 갈림길에 도착한다. 정상에서 50분 소요된다고 되어 있다 우리도 거의 비슷하게 진행 중이니 다행이다 싶지만 산행을 늦게 시작하여 일몰 전에 마무리가 될지 걱정이 앞선다. 이제는 바위가 아니고 잔가지가 많은 등산로라 여름철에도 긴 팔 옷을 입어야 팔을 보호 할 수 있을 정도로 옆에서 걸린다. 세 번의 오르내림 후 대왕봉 삼거리에서 38분만에 사거리 이정표 앞에 도착, 직진하면 학골재을 지나 낙영산과 가령산으로 가는 등산로와 좌측으로는 윗대방리 방향으로 지시되어 있다. 우리는 우측 방향으로 접어들어 바로 산사태가 발생한 사면을 지난다. 등산로는 이제 오솔길로 바뀌어 지쳐있지만 안으면 달리기도 가능할 수 있도록 넓은 길이다. 갈림길에서 16분 지나 넓은 개울에 도착 등산화를 벗고 고생한 발도 쉬게 하고 물맛도 본다. 물맛이 일품이라 영준이 물통에 한 병, 나도 한 병 가득 채우고 출발, 개울가에는 버들강아지가 물이 올라있고 웅덩이에는 도룡뇽알까지도 봄을 재촉한다. 뒤를 돌아보면 해는 이미 서산으로 기울어 앙상한 나뭇가지 사이로 붉게 물든 하늘색만 나그네길을 재촉한다. 5시46분 우측으로 흙 벽돌로 지어진 폐가인듯한 아담한 집을 지나 자작나무 군락이 멋진 모습으로 다가온다. 영화 『닥터 지바고』에서 끝없이 펼쳐진 멋진 영상보다는 못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예로부터 자작나무의 쓰임새가 중요시되었었다. 신혼부부의 첫날밤 화촉을 밝힐 때 사용했으며 산간 지역에서는 집을 지를 때 나뭇결을 이용 지붕으로 사용했다. 너와집이라는 이름이 그것이며, 고증으로 볼 때 삼국시대부터 종이 대용으로 사용했다고 전해진다. 자작나무 사이로 석양의 그림자가 길게 드리울 때 동네어귀에 도착, 멋진 정원을 가꾸며 살기 위해 귀농한 듯한 농가들이 아직도 진행중인 모습들을 보며 난 언제 저렇게 할 수 있을까? ‘조금만 기다려라 나도 할 거다’라고 스스로 자문자답을 한다. 농가의 굴뚝에서 내뽑는 연기는 소나무 향이 진하게 코끝을 자극하며 주변을 자욱한 안개지역으로 만들어 자꾸 향수를 자극하는 길을 돌아 6시16분 화북초등학교 입석분교에 도착 산행마무리로 캔맥주 하나씩을 마신다.
※ 후기
요즘 산행은 사전에 통제가 되는지 알아보아야 낭패를 면할 수 있다. 몇 명씩 행동하는 산행이면 그래도 다행이지만 대 인원 또는 대형차량이 현지에 도착, 산행을 하다 보면 운 좋으면 몰라도 분명한 건 관리인이 출동한다는 것이다. 괴산에 산재해 있는 산은 속리산 국립공원 내에서 관리하는 곳이 많기에 특히 신경을 써야 될 것이다.
들머리는 우리가 답사한 반대쪽(입석분교)에서 대부분 산객들이 출발, 우리도 진행해본 결과 입석초등학교 앞에서 출발하는 것이 좋을 듯. 산행시간은 5시간에서 약 30분 정도 차이를 두면 될 듯, 정기산행일 쯤이면 기온도 많이 올라 무난한 산행이 될 듯,
산행에다 왕복 운전이다 고생 많이 한 정승호 총무와 미영, 영준 답사에 참석 수고했다고 다시 한번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