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5] 假途滅虢하고 ; 길을 빌려 괵나라를 멸망시키고 ㅡ假(빌릴 가) 途(길 도) 滅(멸할 멸) 虢(괵나라 괵)
[총설] [145]구의 假途滅 은 우리나라 임진왜란 때 일본인들이 내세운 '假途入明'과 같은 논리이다.
晉나라 헌공(獻公)이 괵나라를 치고자 우(虞) 나라에 길을 빌리자고 하였는데,
우나라 임금은 궁지기(宮之奇)의 간언(諫言)을 듣지 않고 길을 빌려 주었다.
궁지기는 길을 빌려주는 것은 곧 내 나라를 치는 것이니 오히려 괵나라와 힘을 합쳐
진나라를 치자고 간언했던 것이다. 결국 진나라는 괵나라를 멸망시킨 다음 우나라도 멸망시켰다. 춘추시대에는 중원의 패권을 노리는 楚나라의 강력한 세력을 여러 나라가 연합해 저지하는
싸움이 많았는데 제 나라 환공이 초나라와 벌였던 전쟁과 晉나라 문공이 성복에서 벌인
싸움이 대표적이다. 당시는 초나라의 세력을 저지하는 자가 곧 패자로 인정되었다.
패자는 맹주로서 열국 회의를 주재하였다. 진 문공이 이끄는 연합군이 성복의 싸움에서 승리를 거두자 주나라 양왕은 손수
천토(踐土)지방까지 마중나왔다. 그러자 문공은 천토에 주나라 양왕을 위하여 왕궁을 짓고
전리품과 포로들을 바쳤다. 이에 양왕은 문공을 패자로 인정하였고 의식용(儀式用) 큰 수레와 붉은 옻칠을 한 활과 화살,
검은 옻칠을 한 활과 화살, 수수로 담근 술 한 동, 그리고 친위대 3백명을 하사하였다.
문공은 세 번을 사양한 다음 머리를 조아리며 하사품을 받았다.
그리고 나서 패자로서 제나라, 노나라, 송나라, 채나라, 정나라, 위나라, 거나라 제후들을
거느리고 회맹(會盟)을 하였는데 이를 '踐土의 會盟'이라 한다.
이는 곧 아직 존왕양이의 정신이 살아있는 춘추시대에 명목상 천자의 권위를 등에 업고
다른 약소국의 제후들을 호령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회맹의식은 우선 단(壇)을 만들고 제물로 가져온 소를 끌어내어 죽인 다음 귀를 자르며,
그 귀를 옥반에 담고 피를 돈(敦)이라는 그릇에 담는다.
그리고 사회자 두 명이 그릇을 손에 들고 맹약서를 읽으며 신에게 고하고 피를 서열에 따라
차례로 받아 마신다. 이때 서열 문제로 자주 다툼이 발생하기도 하는데,
패자는 주왕실을 섬기고, 질서를 문란케 하는 나라는 제후의 군대를 이끌고 응징했다.
577. 假(빌릴 가, 가짜 가) : 人部 人의 오른편 글자인 (빌 가)는 바윗돌( : 언덕 엄, 굴바위 엄) 속에서 막 채취한
(오른편 글자는 양손의 상형) 玉(二는 가공하지 않은 옥을 뜻한다.)돌이라는 뜻에서
'임시'라는 의미로 쓰인다. 여기에 人을 덧붙여 '빌리다', '가짜'란 뜻을 더욱 확연히 하였다.
578. 途(길 도) : ( 辵 : 쉬엄쉬엄갈 착)部 죽 뻗어있는(余 : 나 여, 사월 여, 남을 여) 길을 뜻하는 글자이다.
道는 길의 으뜸으로 길의 본체에 해당하고, 途는 내가 가야 할 길을 뜻하는 글자이기도 하다. * 日暮途遠(일모도원 ; 집안의 원수인 초나라를 격파하고 평왕의 시체에 3백번의 매질을 가한
오자서를 신포서가 비난하자 '날은 저물고 갈 길은 멀어 다른 방법을 생각할 겨를이 없다'는
오자서의 말)
579. 滅(멸할 멸) : (水)部 + 戌 + 火의 합성글자이다. 戌(술)은 열한번째 지지를 뜻하는 글자이다.
괘상으로는 마지막 하나 남은 양을 음이 깍아내는 山地剝( )으로 음력 9월을 뜻하기도 한다.
여기에 火를 더해 그 하나마저도 불도 태우고 그것을 다시 물( )로 쓸어내 하나도 남지
않은 모습에서 '멸하다'는 뜻을 나타낸다.
580. 虢(괵나라 괵, 발톱자국 괵) :
(범 호)部 (괵자ㅡ☞爫+寸+虎=虢) 범(虎 : 범 호)이 발톱(爪 : 손톱 조)을 세워 물건을 거머잡거나 할퀴는(寸 : 마디 촌, 헤아릴 촌)
모양에서 '발톱자국'을 뜻하고, 괵나라 이름으로도 쓰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