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랑새 L’Oiseau Bleu‘(1908)는 벨기에의 극작가이면서 시인인 마테를링크(Maurice Maeterlinck, 1862~1949)의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원래 연극을 위한 6막 12장의 희곡으로 씌어 졌지만 요술쟁이, 요정, 소년과 소녀 등, 등장 인물과 동화적인 이야기 전개 때문에 동화로 고쳐져 세계 어린이들에게 많이 읽히고 있다고 합니다.
줄거리는, 가난한 나무꾼의 아이들 치르치르와 미치르 남매가 행복을 가져다준다는 파랑새를 찾기 위해 추억의 나라, 밤의 나라, 미래의 나라 등 환상적인 세계를 두루 여행하지만, 그 긴 여행에도 불구하고 파랑새를 찾지 못하고, 결국 지쳐 집에 돌아와 보니 그토록 찾던 파랑새는 바로 자기 집에서 기르던 비둘기였다는 내용입니다. 이 작품은 전세계에 널리 퍼져 `파랑새`는 행복의 대명사로 사용되고 있기도 합니다. 이 이야기가 전하고자 하는 뜻은 `행복이란 먼 곳에 있지 않고 아주 가까운 곳에 있다`로 결론지을 수도 있겠습니다.
먼 곳을 뒤져야만 행복이 있을 거라는 생각에 쐐기를 박는 이야기는 또 있습니다.
독일의 시인 ‘카알 붓세’의 ‘산너머 저쪽’이라는 시입니다.
‘산너머 저쪽 하늘멀리
행복이 있다고 말들 하기에
아아 남들과 무리지어 찾아 갔다가
눈물을 머금고 되돌아 왔네
산너머 저쪽 더 멀리에는
행복이 산다고들 말하지만... .‘
밖으로 도는 마음을 다스려 주려는, 교훈을 주는 영어 속담도 있네요.
‘The grass is greener on the other side of the fence.’
(울타리 밖의 풀이 더 푸르게 보인다.)
옆 사진도 소들이 펜스 밖의 풀을 탐하는 걸 보여주네요,
재미있는 것은 펜스 밖으로 나가보면 원래 있던 곳의 풀이 다시 더 푸르게 보인다는 사실이지요. 그래서 우리는 청우산으로 갔다가(울타리 밖으로 나갔다가) 다시 집으로(펜스 안으로) 돌아왔습니다.
[우리 옛날로 가면, 신라 때에 '도'를 찾아 당나라로 가시려던 원효스님께서 '당진' 쯤에서 주무시다가 목이 말라 해골의 물을 모르고 드신 채 아침에 일어나 해골의 물이나 여느 물이나 결국 같은 걸 깨달으시고, 중국유학을 포기하셨단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펜스 밖으로 가면 뭐해! 내가 있는 곳이 극락임을 어제 밤 깨달았거늘,']
조남직선배님이 걸었던 길을 저는 걸어보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시 하나를 더 소개합니다.
미국의 국민시인 ‘로버트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이란 시인데 영어로 된 원문과 한글번역문을 같이 적어 놓습니다
The Road not Taken
- Robert Frost -
Two roads diverged in a yellow wood,
And sorry I could not travel both
And be one traveler, long I stood
And looked down one as far as I could
To where it bent in the undergrowth;
Then took the other, as just as fair,
And having perhaps the better claim,
Because it was grassy and wanted wear,
Though as for that the passing there
Had worn them really about the same,
And both that morning equally lay
In leaves no step had trodden black.
Oh, I kept the first for another day!
Yet knowing how way leads on to way,
I doubted if I should ever come back.
I shall be telling this with a sigh
Somewhere ages and ages hence;
Two roads diverged in a wood, and I --
I took the one less traveled by,
And that has made all the difference.
가지 않은 길
- 로버트 프로스트 -
두 길이 누런 숲 속으로 갈라져 있어
아쉽게도 두 길을 한꺼번에 갈 수 있는
한 나그네가 아니기에, 나는 오래 서서
한 길이 덤불로 꺾이는 데까지
할 수 있는 한 멀리 바라보았네.
그러다가 매한가지로 아름답고
풀이 우거지고 밟히지 않았기에
더 낫지 않을까 하는 딴 길로 들어섰지,
설령 그리로 지나감으로써
정말 똑같은 정도로 밟힐 테지만.
그날 아침 그 두 길은 모두
검게 밟은 자취 하나 없는 낙엽에 덮여 있었네.
처음 길은 다른 날로 미루어 두었지!
그러나 길은 길로 이어진 것이기에
다시 돌아올 가망은 없었지.
나는 이 이야길 먼 훗날
어디선가 한숨지으며 말하게 되리라,
두 길이 숲 속에서 갈라져 있어, 나는
결국 덜 다닌 길을 택하였고,
그리고 그것이 큰 차이를 만들었노라고.
이 시에선, 가 본 길과 가지 않은 길, 두 길이 다 의미가 있다고 가르쳐 주는 듯 합니다.
(후기)
울산의 잠못 이루는 밤에 여기저기 인터넷을 뒤져서 마름질하고 붙여서 이 글을 씁니다.
여느 때처럼 하마부인의 안부전화가 옵니다.(사실은 확인전화.)
“여보, 당신 또 잠 안 잤지? 고장났다던 보일러는 고쳤어? (이야기 끝)
사진 몇 장 싣습니다.
첫댓글 형님이 가져오신 마오타이(茅台)를 정상주로 할까, 산행후 식사자리에서 할까가 문제였는데 역시 식사자리 일때가 좋았읍니다. 희망(?)을 갖고 산행을 하니까 힘든 줄도 모르고....
고맙게 잘 마셨읍니다. 茅(띠모)台(별태,대) 여기서 띠는 풀들을 엮은 띠를 의미합니다.
감사합니다. 초가집을 '모茅옥'이라 부르던 걸 줏어 들었기에 풀이름이라고 제가 주장했네요. 풀을 길게 엮은 게 띠(茅)였군요. 잘 알았습니다.
형님 죄송합니다. 형님 말씀이 맞습니다. 옥편을 찾아보니까 茅(띠모) 는 풀 중에서 싹이 창(矛 창모)끝처럼 뾰족한 띠를 뜻한다이며, 띠는 마디 없이 곧고 길게 자라는 질긴 풀입니다.
각박한 삶에 좋은시 감사하고 형님과 같이 하산길에 연한 연두빛 산의 아름다음을 같이 공감하며 내려와 더 좋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서정과 위트가 넘치는 산행기, 잘 읽었습니다.
음... 마오타이 酒가 희망을 줄 수도 있군요.ㅋㅋㅋ.
형님글 잘 읽었습니다..
글을 읽어 내려가면서 정말 놀랐습니다..
이공계 전공이신 분이 이렇게 놀랍도록 서정적이며 문학적인 글을 ...
정말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