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5세부터 다니는 유치원에서는 생일을 맞은 아이에게 책을 한 권씩 선물해주신다. 책 앞에는 저렇게 사랑이 담긴 편지와 함께.. 참 바람직한 유치원이다. 요즘 숲 유치원이 늘어나는 추세이고 선호도도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숲 유치원이면 의레 한달 추가비용도 몇 십만원씩 든다고 하니 너무 어린 나이부터 지출되는 사교육비에 휘청거릴 만하다.
하지만! 여기 한 달 십 만원 내외의 기본비용만 나가고 주 2-3회씩 근처 숲으로, 들판으로 반나절을 나가 자연을 벗삼아 맘껏 뛰어놀게 하는 숲&생태 유치원인 금오유치원이 있다. 한 두 달에 한 번씩 '온종일 숲날'로 정해서 연령별로 소위 소풍도 간다. 다행히 온종일 숲날엔 빈 도시락 통만 준비해주면 되니 도시락 만드는 솜씨가 없는 나같은 엄마에겐 얼마나 다행인지..^^ 물론 도시락을 준비해가는 진짜 소풍날도 있다. 강당쪽에 마련된 별별도서관은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히 재미있는 책들로 가득차서 자연스레 책을 읽게 되는 환경도 만들어져있다. 얼마 전엔 모험놀이터도 개장했다. 전국에 몇 안되는 모험놀이터를 가진 아주 발전가능성이 큰 유치원이다. 무늬만 숲 유치원이고, 숲에 가는 비용을 추가로 내야되서 비싸기만 한, 흉내만 낸 숲 유치원이 아닌, 교사 모두 숲과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을 갖고, 숲에서 얻을 수 있는 자연물로 다양한 활동과 놀이를 하기 위해 늘 연구하고 고민하는 금오유치원에 대한 엄마의 만족도는 참으로 크다. 다만 한글, 숫자, 영어 등 학습적인 것은 하지 않으니 소신없이 주변 정보에 팔랑귀를 가진 엄마들이라면 선호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책과 숲&생태" 라는 두 가지 테마만으로도 충분한 유아교육을 받으며 금오유치원을 다니는 아이들은 어쩌면 앞으로 겪게 될 무한경쟁과 공부 이전에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기회를 선점한 것이다. 그 속에서 친구들과의 협동심과 배려심도 함께 배울 수 있다. 공부로 얻기 힘든 것들을 미리 체득할 수 있어서, 그래서 좋다!
오늘 아들에게 이 책을 읽어주고 책 뒤에 있는 작가의 말을 읽어보니 참으로 공감이 간다. 항상 엄마가 잘못을 한 아이를 용서한다고만 생각했었는데, 감정적으로 화를 내고 착각해서 혼내는 엄마를 "아이가 용서해 준다"는 말에서 가슴이 뜨끔했다. 엄마가 혼을 내고 화를 내도 아이에게는 '단 한 사람'인 엄마이기에 이내 그런 엄마를 용서하고 활짝 웃으며 먼저 다가온다는 것을 왜 이제서야 깨닫는지.. 오늘도 아들은 뭐가 맘에 들지 않는지 6살답지 않게 떼를 쓰며 울기만 한 모습에 지쳐가고 있었는데 역시나 아들이 먼저 언제 그랬냐는 듯 내 무릎에 앉아 나를 꼭 안아주었다. 엄마 품이 좋다면서 활짝 웃는 얼굴로 나를 바라보았다. 힘들었던 내 마음이 녹으면서 난 또 힘을 낸다. 그렇게 나도 엄마가 되어가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