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단체 평생 교육 담당 부서에서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주 2회 화요일과 목요일 저녁 시간에 개설한 강좌가 있다. 공통 과목 이수 후 선택 과정을 수강하는데 지난 주부터 나머지 일정이 시작되었다. 첫날 교육은 손주 돌 잔치가 있어 한 주 건너 다른 수강생보다 늦게 일정에 참석한다. 개강 안내 문자를 받은 이후 교육불참에 따른 준비물 등을 확인하였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교육장을 찾아가는데 텅빈거리에는 낙엽이 대신한다. 정문 수위실에서 장소 확인을 하는데 교육이 이루어지는반대 방향으로 왔단다. 뒤돌아 체육관 건물 앞으로 가까이 가는데 아직 입구 문을 열지 않아 먼저 온 사람들이 몇 명 모여 서성인다. 눈 인사를 나누는 가운데 담당자가 도착하여 문이 열리고 하나 둘씩 건물 안으로 들어선다. 강의실에는 테이블이 2열 다섯 개씩 펼쳐 있다. 의자에 앉아 옆 사람과 인사를 나누는 사이 강사의2회째 교육이 시작된다. 파크골프 열풍이 나를 이곳까지 끌어들였다. 나이 들면서 여러 사람들과 어울려 교류를 할 수 있는 공간이 만들어지는 곳이기도하다. 아무런 준비도 없이 간편한 차림으로 체육관을 찾아갔다. 기본 예절에 이어 실내 스윙 연습이 시작되었다. 생각만큼 타격이 되지 않는다. 채를 잡는 손 모양부터 모든 것이 어색하다. 힘 주어 세게 타격을 한다고 해서 좋은 결과를 가지는 것은 아니다. 모든 운동은 자세가 기본이다. 굳어진 다음에는 바르게 고치는 것이 어렵다. 배운다는 것은 늘 새롭다. 힘이 들어가다 보니 얼굴에는 땀이 흘러내린다. 2인 1조로 짝을 지어 서로 지켜보며 자세를 일러준다. 힘 조절로 거리감을 익히기 위해 몸의 반동을 활용한다. 강사의 지도로 잘못된 자세를 고쳐보려 애쓰지만 금방 몸에 힘이 빠지는 모양이다. 힘만 들어갈 뿐 자세는 뒷전이다. 어느 것 하나 세상일이 쉬운게 있을까. 오전 일정은 타격 연습이다. 처음으로 잡아본 채 손잡이는 힘이 잔뜩 들어간 상태라 공을 맞추려고 휘두르는데 채만 바닥으로 내동댕이친다. 모자와 장갑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어느새 점심시간이다. 학교 식당은 열지 않아 정문을 나와 근처 음식점으로 찾아간다. 점심 식사 이후 오후 수업이 이루어지는 운동장까지 걸음을 옮긴다. 가을 하늘은 파랗게 구름 한 점 없이 햇살이 따가울 정도다. 산 봉우리 끝자락에는 색동옷을 입힌듯 색깔이 늘어난다. 단풍도 멀리한 채 그늘을 찾아 강의실로 향한다. 옹기종기 모여 차 한 잔의 여유를 누린다. 곧이어 강사가 도착하여 오후 일정이 이어 진다. 교육생 중에는 나와 같은 완전 초보자도 있지만 몇 번 공을 쳐 본 사람도 있다. 안전 사고 예방교육에 이어 일정이 주어지고 일행은 채를 들고 운동장으로 올라간다. 나란히 있는 두 개의 건물을 지나 경사로를 오르면 오른쪽으로 인조 구장이 도로를 경계로 펼쳐져 있다. 장거리 타격 연습이다. 네 명 씩 짝을 짓어 두 명 씩 마주보고 서서 4~50미터 거리감을 익힌다. 실내와는 전혀 다르다. 거리도 거리지만 도달하는 장소가 타격한 각도에 따라 수 미터를 벗어난다. 쉽게 마음 먹은대로 될 것 같지만 공은 선 바깥으로 달아난다. 멀찍이 지켜보던 강사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힘으로 치는 것이 아니라 반동으로 해야 거리감을 익힐 수 있단다. 이야기를 들을 때는 나름대로 안정적인 자세인데 금방 자세가 흐트려진다. 두 번째, 거리를 좁혀 정확성을 익히는 연습이 이루어진다. 멀리 보내는 것만이 다가 아니다. 원하는 거리만큼 홀 가까이 공을 갖다 놓을 수 있는 감각을 익히는 훈련이다. 공중으로 날아가거나 힘이 많이 들어가 공이 굴러가 정지한 곳은 표시 지점과 다르게 엉뚱한 방향이다. 자세를 가다듬는다. 강사의 지도에 따라 공을 때린다. 공이 굴러가는 빠르기와 방향이 목표지점 가까이로 향한다. 쏟아지는 햇살을 얼굴에 안으니 모자의 필요성이 와 닿는다. 다행스럽게 운동장 계단 가림막구조물이 기다란 그늘을 만든다. 목표물 깃발과 떨어져 그늘 틈새로 몸을 밀어넣었다. 태양이 옆 건물 귀퉁이에 걸리는가 싶더니 이내 운동장 전체에 검은 그림자를 덮는다. 마지막으로 퍼팅 연습이다. 홀 가까이 공을 붙이는데 힘 조절이 관건이다. 팔을 몸통에 붙이고 진자 운동을 연상 시키듯 살며시 친다. 하지만 너무 굴러 홀을 타고 넘어간다. 긴 거리와 짧은 거리 두 가지를 두고 반복한다. 힘이 넘쳐도 또 모자라도 소용이 없다. 욕심은 떨쳐야 한다. 여유를 가지고 돌아서 가는 방법이 오히려 빠른 길일 수 있다. 타격 연습이 이어지는 가운데 강사의 굵은 목소리가 운동장에 퍼진다. 채를 휘두르던 교육생들의 동작이 일제히 멈춰진다. 오늘 일정은 여기까지다. 처음으로 접한 파크골프, 마음처럼 쉽지 않다. 어느 것인들 이 같지 않은 것이 있을까. 새로운 도전은 늘 신비롭다. 하나하나 알아 가는 즐거움이 있다. 익숙한 것보다 힘이 들지만 자기 자신을 성장시키는 계기가 된다. 오늘도 나의 도전은 이어진다. 정식 경기장에 나서는 그날을 기다리며 몸과 마음을 가다듬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