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영화'차우' 무료상영이 있었습니다. 저는 근무라 참석못했는데요. 너무 안타깝더군요.
모두들 재미있게 보셨으리라 생각하고 나중에 저혼자 -흠흠- 쓸쓸히 보고 후기 올립니다.
차우란?
한국 - '집승을 잡는 덫'의 사투리(경기, 충북).
영어 - '잘근잘근 씹다'의 사투리
애초에 식인멧돼지를 소재로 하는 한국영화가 나왔다는 소리에 고개를 흔들었습니다. 안타깝다고 해야 할까요.
아무리 소재가 고갈되었다고 우리주변에 흔히 볼 수 있는 야생멧돼지를 식인이라는 누명을 씌워 호러스릴러물을
만들다뇨. 이건 아니잖아 싶었습니다.
그런데 저와 영화에 대한 멘토와 정서가 비슷한 친구에게서 문자가 왔습니다.
- 이영화 그런 영화 아이더라-
이 소리에 극장으로 바로 달려갔습니다. 그친구의 영화적감성은 저와 아주 흡사해서 서로에게 숨겨진
수작들을 알려주는 영화상영의 모티베이터라고나 할까요.
아뭏든 영화의 전반적인 내용은 공포물이 아닌 블랙코미디물에 가까왔습니다. 그래도 식인멧돼지가 나오는데
긴장하고 들어갔지만 영화는 시종일관 그 주변인물의 행동과 대사의 코믹적인 요소에 키득거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영화의 신정원감독은 여러분들도 아시는 '시실리 2km' 라는 다소 매니아적 감성의 영화를 만들었던 전적이
있고 이영화역시 블랙코미디계열의 황당한 영화였던 기억이 있습니다. 물론 제게는 가뭄에 단비같은 영화였습니다.
오른쪽에서 두번째분이 바로 그 감독양반인데요 미국촬영현장에서의 사진입니다. 우리나라 뒷산같은 배경이
사실은 미국 샌프랜시스코의 그렌지 숲 (영화촬영지의 40%, 총 50회중 21회) 이었습니다. 저도 약간 의외였는데요..
어쩐지 저런 멋있는 야산이 어딜까 궁금했었습니다. 진짜 멧돼지를 만날 수도 있을만큼 울창하더라구요.
나머지 촬영지는 춘천시 의왕댐부근 파출소 하고 속초시에서 60%가 촬영되었다고 합니다.
이 영화의 또하나의 매력은 400킬로 이상나가는 식인멧돼지의 컴퓨터그래픽처리인데요 바로
한스울리히 (스타워즈 에피소드 5, 딥 임펙트, 퍼펙트스톰, 투모로우등) 라는 유명한 분이 감독을 맡았다고
합니다. 재미있는건 현재 극장에서 경쟁하고 있는 해운대의 CG도 같은 사람이 맡았다고 하네요.
직업도 이렇게 희소가치가 있으면 할만할 것 같네요.ㅋㅋ
차우제작비 66억중의 30억이 이 멧돼지CG에 들어갔다니 놀랍습니다. 하지만 솔직히 CG로만
영화를 전면에 내세우기엔 다소 미흡한 면도 보입니다. 물론 이 영화 멧돼지만으로 얘기할 수 없는
영화인거는 다 아실겁니다.
배우들의 포스또한 작렬하는 영화인데요 이배우 '윤제문' 다들 잘 아실겁니다. 영화 마더에서 원빈을
잡아들이는 형사역의 배우죠. 주로 이제껏 개성있는(?) 외모덕에 조폭두목이나 보스급으로 자주 영화에
출연했었습니다. 이영화에서는 해외유학파 헌터로 개성있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각자 다른 이유로 멧돼지사냥에 나서고 있는 5인조 특공대입니다. 개성들이 넘치죠, 다들
영화의 주제는 식인멧돼지 포획이지만 영화의 구도나 시선은 그 주변인물들에게 머물고 있고 비현실적인
환상과 개인들의 묘사에 시종 웃음을 멈출수가 없습니다. 조연들 모두가 그곳에 실재하고 있는 듯 구수하고
자연스러운 말투로 영화의 묘미를 한층 살려주고 있습니다.
이 배우 박혁권은 전형적인 형사의 말씨와 옷차림을 가지고 뻔뻔하게 일상에서
아주 작은 비도덕(?)을 일삼는 역할인데 한마디로 멀쩡하게 생겨서 너무 웃기죠..ㅋㅋ
뿔에 찔린 엉덩이를 화약으로 소독? 해주는 장면인데요, 억지스럽지만 나름 귀엽습니다.
이 정도 사체절단은 이미 우리나라영화에서는 아무것도 아닌 부분이 되어버렸습니다.
멧돼지 배가르는 장면도 말이죠..
장항선의 간지작렬. 역시 중견배우다운 포스가 느껴지시는지..
무더운 여름 많이 지치셨을때 에어컨 빵빵한 극장에서 무섭고 웃긴 영화한편으로 더위를 날리시길
바랍니다. 이상 '차우' 리뷰였습니다.
PS . 영화가 끝나도 그냥 바로 일어나지 마시길~ 끝이 아쉬워서 재미있는 에필로그가 추가 되어 있습니다.
첫댓글 영화가 첨 시작될때에는 정말 긴장을 하고 보았지만 동즈님 말씀처럼 익살스런 내용이 보일때마다 많이 웃었네요. 나중에 정말 무서웠던것은 멧돼지가 아니라 ....광녀...의 모습이었죠 ㅋ ㅋ 궁금한것은 산속 오두막에서 광녀와 함께 그남자는 계속 살았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