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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극]
우리는 한몸 한마음
권창순 아우구스티노
☺ 때 : 어느 봄날
☺ 장소 : 성당 마당 (꽃밭)
☺ 나오는 사람들
여자아이 (지체- 눈 아이, 코 아이, 입술 아이, 손 아이, 발 아이, 귀 아이, 마음 아이)
장미꽃 1, 장미꽃 2, 아기 장미들
나비, 거지 아이
☺ 무대
무대 뒤쪽에 성당이 있다. 무대 중앙엔 장미 꽃밭이 있고 그 오른쪽에 성모님상이 있다. 무대 왼쪽으로는 작은 여자아이가 아파 누워있는 병실이 있다.
막이 오르면 조명은 아픈 여자 아이를 비춘 후, 중앙의 꽃밭으로 이동한다.
장미꽃 1 : (예쁜 척 하며) 이렇게 눈부시도록 아름답고 황홀하게 꽃을 피웠는데, 왜 나비님은 안 오실까?
장미꽃 2 : (간절한) 꽃들의 희망, 꽃들의 사랑이신 나비님이여! 어서 오세요!
장미꽃 1 : (혼자 춤추며) 나비님과 이 세상에서 제일 멋진 춤을 추고 싶어라! 나비님 빨리 오세요!
장미꽃 2 : (두 팔을 벌리며) 나비님! 나비님!
그 후 아기 장미꽃들은 퇴장한다
이 후 여자아이의 지체들이 웅성거리며 꽃밭으로 다가온다
눈 아이 : (정중하게 꽃들에게 인사하며) 꽃님들 걱정하지 말아요. 나 눈님은 세상의 모든 아름다운 것들을 다 보았지요. 그 중에 꽃님들이 제일 아름답답니다. 그러니 나비 님은 곧 오실 것입니다.
장미꽃 2 : (부끄러운 시늉을 하며) 오! 눈님! 과찬의 말씀을 하시는군요. 눈님은 언제봐도 멋집니다.
눈 아이 : (아이들을 두루 쳐다보며) 밤하늘의 별, 영롱한 아침이슬, 찬란한 태양, 잔잔한 물결, 하얀 솜털구름, 그리고 저 눈부신 장미꽃님들! 볼 수 없다는 건 참 슬픈 일이지.
장미꽃 1 : (몸을 비비꼬며) 맞아요. 이 아름답고 황홀한 모습을 볼 수 없다는 건 큰 불행이지요.
코 아이 : (맞장구치며) 맞아요. 정말 불행하지요. 하지만 이 코님은 불행 중 다행으로 아주 달콤한 냄새를 맡을 줄 안답니다. (장미들 곁으로 가서 냄새를 맡으며) 아! 이 매혹적인 향기여!
장미꽃 2 : (부끄러운 척하며) 오! 코님도 너무 멋져요.
입술 아이 : (아이들을 두루 쳐다보며) 이 입술 속에는 사탕보다 더 달콤한 것이 들어 있지. 누구든 감전시킬 수 있는 속삭임! 그리고 입맞춤! (장미꽃들에게 다가가서)그러나 장미님들의 아름다움만은 못하죠.
장미꽃 2 : (부끄러운 척하며) 입술님 고마워요. 입술님도 너무 멋져요.
손 아이 : (아이들 앞으로 나서서 목장갑을 손에 끼었다가 벗으며) 우리 수지놀이 좀 해볼 까. 더하면 열이 되고 빼면 스물이 되는 게 뭐지? (크게 하하하 웃으며) 뭐, 모를 테니까 내가 말해주지. (목장갑을 손에 끼며) 이렇게 하면 열이 되고 (목장갑을 벗 으며) 이렇게 하면 스물이 되는 거야. 나 손님은 이 장갑을 끼고 늘 항상 봄처럼 부지런하지. (꽃밭의 흙을 북돋으며) 장미꽃님들 흙이불 따뜻하죠?
장미꽃 1 : 손님의 손길은 너무 따뜻해서 좋아요. 손님도 너무 멋져요.
발 아이 : (제자리 달리기 동작을 하며) 난 바람보다 더 빨리 달리지. 하지만 장미님들의 향 기만큼 멀리 달리지는 못한답니다.
장미꽃 2 : 역시 발님은 바람보다 빨라요. 발님도 너무 멋져요.
장미꽃 1 : (귀 아이와 마음 아이 앞으로 가서) 귀님과 마음님은 우리 장미꽃이 나비님을 기다리는 이 봄날이 즐겁지 않은가요. 왜 말이 없죠? (그래도 두 아이는 말이 없다) 우리 장미꽃이 너무 아름다워 질투하기 때문인가요?
아이들, 장미꽃쪽에 서서 귀 아이와 마음 아이를 손가락질하며 깔깔댄다
손 아이 : (귀 아이와 마음 아이에게 다가가서) 뭐라고 말 좀 해보시지 그래. 마음 샌님, 귀 샌님.
마음 아이 : (가만히 있다)
귀 아이 : (머뭇거리며) 잘 들리지 않을 걸. 혼자서는.
장미꽃 1 : (깔깔대며) 귀님은 정말 바보군요. 귀로 들을 수 없다니.
눈 아이 : (빈정대듯) 귀로 들을 수 없으면 마음으로 듣는단 말인가.
코 아이 : (빈정대듯) 하하하하. 왼쪽 귀로 들어도 화살보다 더 빨리 오른쪽 귀로 나올 텐 데, 무얼 듣겠어. 밑도 없는 독에 물붓기지 뭐. 하하하하.
아이들과 장미꽃 빈정대며 깔깔거린다.
이때 조명을 받으며 성모님상 뒤쪽에서 꼬르를 소리와 함께 거지 아이가 비틀비틀 등장한다.
막대사탕을 빨고 있는 입술 아이에게로 거지 아이가 다가간다.
거지 아이 : (더러운 손을 내밀며) 배가고파!
입술 아이 : (거지 아이 손을 밀치며) 재수없게 더러운 손을 내밀고 그래.
거지 아이 : (애원하며) 조금만 줘!
입술 아이 : (조롱하듯) 난 말야. 달콤한 것에만 관심이 있어. 악취는 질색이야.
거지 아이 : (다시 손을 내밀며) 너무 오래 굶었어. 아주 조금만 남겨줘!
코 아이 : (거지 아이 곁으로 가 냄새를 맡는다) 아이구 코야. 코님 살려! 웬 쓰레기냄새야.
눈 아이 : (점잖은 목소리로) 부탁 좀 하나 하자. (장미꽃을 보며) 아름다운 장미꽃님들을 위해 조용히 그러나 빨리 사라졌음 좋겠어.
장미꽃 1 : 눈님 말이 천만번 옳아요.
거지 아이 : 무어라도 좀 먹어야 하는데.
손 아이 : (거지 아이를 떠다밀며) 어서 꺼지라구. 꽃밭에 잡초는 어울리지 않아.
장미꽃 2 : 손님 말이 천만번 옳아요.
입술 아이 : (빈 사탕막대를 거지 앞에 던지며) 이거라도 빨려면 빨아봐
거지 아이 : 더 이상 견딜 수가 없어. 쓰러질 것만 같아!
발 아이 : (거지 아이의 발을 걸며) 내가 이 땅바닥에 곱게 꽂아주지.
이때 마음 아이가 발 아이를 밀쳐낸다. 그러자 거지 아이는 비틀거리며 성모님상 뒤쪽으로 사라진다. 아이들 모두 놀란 표정으로 마음 아이를 바라다 본다.
마음 아이 : (십자가를 보며 간절한 목소리로) 예수님은 우리를 너무 사랑하시는데, 우린 지 금 예수님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있어. 우린 모두 자기밖에 모르는 욕심쟁이야. 거지 친구에게 먹을 것을 나눠줘야만 해.
귀 아이 : (울음 섞인 목소리로) 마음 친구 말이 맞아. 지금이라도 우리 예수님께서 웃으시도록 그 친구를 불러다 먹을 것을 나눠주자.
마음 아이와 귀 아이, 무대 중앙으로 나와 노래한다.
동요 <나의 기도> www. yurinuri. com
코 아이 : (빈정거리며) 너희는 알 턱이 없지. 거지 냄새는 지독하고 너무 역겁거든. 마음 샌님, 귀 샌님 고상한 척 하지 마셔.
눈 아이 : 옳은 말씀! 마음 샌님, 귀 샌님 제발 주제파악 좀 해 주셔!
마음 아이 : (차분한 목소리로) 예수님께서 말씀하셨잖아. 가장 보잘 것 없는 형제에게 해주는 것이 바로 예수님께 해드리는 것이라고. 우리 주머니를 털어 그 친구에게 맛있는 빵을 사주자.
코 아이 : (마음 아이에게 코를 내밀며) 흥! 이게 콧방귀라는 거야. 하하하하
아이들 : 호호호호 하하하하 깔깔깔깔
귀 아이 : (웃음이 멈추길 기다렸다가) 우린 모두 다정한 친구야. 예수님 앞에서는 더욱더 다정한 친구가 되어야해. 모두 사랑받아야만 해. 그 친구는 더욱더..
눈 아이 : 뭐! 모두 사랑받아야만 한다고! 뭘 모르시는군. 꽃처럼 아름다운 것이나 사랑받는 거야.
귀 아이 : (마음 아이를 보며) 마음 친구의 사랑이 그 아이에게로 달려가는 소리가 들려!
코 아이 : (화난 목소리로) 그만해! 그만! 고약한 냄새는 싫다니까!
장미꽃 1 : 맞아요. 나비님을 기다리는 이 즐거운 봄날에 고약한 냄새 이야기는 그만해요.
장미꽃 2 : 오! 나비님! 어서 오셔서 그 황홀한 춤으로 이 역겨운 냄새를 없애 주세요.
아이들 : (합창하듯) 오! 나비님 어서 오셔서 이 역겨운 냄새를 없애 주세요.
장미꽃과 아이들 무대 중앙에서 노래 부른다.
동요 <봄이 왔어요>
장미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우린 나비님을 기다립니다
봄봄봄봄 봄봄 봄이 왔어요
봄이 찾아 왔어요
장미꽃이 방긋 피었습니다 우린 나비님을 기다립니다
봄봄봄봄 봄봄 봄이 왔어요
봄이 찾아 왔어요
노래가 끝나갈 쯤, 성모님상 뒤쪽에서 비틀거리며 거지 아이가 등장한다. 그러자 아이들 우르르 거지 아이에게 달려든다.
입술 아이 : (침을 뱉으며) 더러운 놈!
손 아이 : (거지 아이를 밀치며) 꺼지라고 했지!
발 아이 : (발길질을 하며) 이번에야 말로 땅에 박아버릴 테다!
마음 아이, 귀 아이 : (아이들을 말리며) 왜들 그래! 그만 둬!
바닥에 나뒹굴던 거지 아이가 울먹이며 빈 사탕막대를 주워들고 절뚝이며 성모님상 뒤쪽으로 달아난다. 이때 마음 아이가 큰 소리를 지른다. 순간 조용해진다
마음 아이 : 그만!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더 이상 참을 수 없다고!
눈 아이 : 뭘 참을 수 없다는 거야. 마음 샌님?
손 아이 : 그러게 말야. 샌님이 소리를 지를 줄도 알고 별일이네.
마음 아이 : (흐느끼며) 우리를 너무도 사랑하시는 주님이 슬퍼서 울고 계서! 마음 깊은 곳에서 울고 계셔...
귀 아이 : 나도 들려 그 슬픈 울음소리가...
코 아이 : 웃기고 있네. 고약한 냄새 때문에 돌아버렸군.
장미꽃 1 : 예수님은 하늘 높은 곳에 계시는데, 무슨 소리가 들린다는 거예요.
마음 아이 : 우린 예수님께서 제일 사랑하시는 어린이야. 우린 욕심을 버리고 외롭고 배고 픈 친구들을 도와야해. 거지 친구를 울렸으니 먼저 예수님께 용서를 빌자. 눈 친구여, 조용히 두 눈을 감아줘. 손 친구여, 두 손을 모아줘. 입술 친구여, 기 도를 시작해줘. 부탁이야! 제발!
아이들 : 아이구! 그래, 너 잘났다!
눈 아이 : 우리가 네 말을 왜 따라야 하는데?
마음 아이 : (단호하게) 너희들! 후회하지 않을 거지?
아이들 : 당근이지!
천둥소리와 함께 조명, 깜박거리다 무대 어두워진다.
무대 차츰 밝아지며 아이들이 고통스러워 하는 모습을 비춘다.
눈 아이 : (눈에 티가 들어간 듯) 아, 너무 아파 눈을 뜰 수가 없어. 눈물이라도 나오면 좋 을 텐데.
발 아이 : (넘어졌다 일어서길 반복하며) 누가 자꾸 내 다리를 거는 거야. 제발 그만해. 내 가 잘못했어!
코 아이 : (코를 감싸며) 아, 이 향수냄새! 코가 터질 것 같아. 그 냄새보다도 더 고약해.
입술 아이 : (돌을 씹은 듯) 아이고 이가 너무 아파 죽겠네. 돌멩이를 씹은 것처럼 아파! (주머니에서 막대사탕을 꺼내며) 이 사탕 다 줄게.
손 아이 : (자꾸 떠다 밀리며) 제발 그만해.
눈 아이 : (아이들을 보며) 우리 빨리 예수님께 용서를 빌자.
발 아이 : 우리 거지 친구에게도 용서를 빌자!
장미꽃 1,2 : 우리도 용서를 빌자.
아이들과 장미꽃 무릎을 꿇고 십자가를 향해 예수님께 잘못을 빈다. 그러자 십자가에서 불빛이 반짝이고 무대는 어두워진다. 잠시 후 여러 아이들 목소리와 함께 아파 누워있던 여자 아이가 꽃밭가로 혼자 걸어 나온다. 조명 여자아이를 비춘다.
눈 아이 : (목소리만) 어머! 내 눈 코 위에 있네.
입술 아이 : (목소리만) 어머머! 내 입술은 코 밑에 있고.
코 아이 : (목소리만) 그래, 난 눈 친구와 입술 친구 사이에 있을 때가 제일 행복해!
마음 아이 : (목소리만) 다시 우린 하나가 됐어.
아이들 : (목소리만) 그래, 우린 다시 한 몸 한 마음이 된 거야.
귀 아이 : (목소리만) 들린다! 나비가 날아오는 소리! 그리고 그 친구가 오는 소리!
아이들 : (목소리만) 나비가 날아온다고! 그 친구가 온다고!
아이들, 노래를 부른다.
성가
<나는 포도나무요>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로다
1. 가지가 나무에 붙어 있지 않으면 작은 열매도 맺을 수 없듯이
너희도 내 안에 머무르지 않으면 그러 하리라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로다
2. 너희가 내 안에 생활하고 있으면 만족스럽게 추수할 것이나
너희가 내 곁을 떠나면 모든 게 불가하리라
*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로다
성가가 흐르며 십자가 쪽에서 나비가 날아오고, 성모님상 뒤쪽에 서 거지 아이가 등장한다. 왕자의 옷차림이다.
거지 아이 : (모자를 벗어 아주 정중하게 여자 아이에게 인사하며) 이제 한마음 한 몸이 되었구요. 나의 공주님, 이 거지 친구와 춤 한 번 추시겠습니까?
여자 아이 : (정중하게) 그럼요, 예수님!
여자 아이, 거지 아이, 나비, 장미꽃이 어울려 춤춘다. 나비가 맨 앞에서 지도하는 역활을 맡는다.
레크레이션 <I'II follow him>
첫댓글 언젠가 신부님의 배려로 제가 쓴 동극이 크리스마스때 초등부 학생들에 의해 공연된 적이 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