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을 보내며.
2025년 새해를 맞이하면서 1년을 다 살 수 있을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어느새 일년이 다 지나고 잘 살아 온 것 같다. 몸이 아파서 병원에 다닌 것을 제외하면 아무 어려움 없이 잘 살았다. 자식들이나 가까운 사람들에게서도 어려움을 당한 것이 거의 없는 듯했다. 더 많이 늙었다는 것이 느껴지는 경우는 더러 있었다. 80대 후반에 접어든 상황은 어쩔 수 없다. 무엇보다 사고력이 크게 저하되고 유치한 생각을 하고 판단력이 많이 흐려졌다는 것이 느껴진다. 다행인 것은 노욕이라 할 수 있는 것이 거의 없는 것 같은 것이다. 다르게 말하면 의욕이 없고 가져보고 싶은 것이나 하고 싶은 것이 없고 그냥 평안을 누리며 태평하게 살아온 것 같다. 여기 저기 여행을 하면서 하염없이 걸어 다니고, 새로운 곳, 새로운 것들을 구경하는데 재미 있어 했다. 맛집을 찾아다니며 즐기는 사람들이 있는데, 먹는 것에는 거의 신경을 쓰지 않고, 여행을 하면서도 아내가 마련해준 간식으로 만족하며 외식을 거의 하지 않았다. 검소한 복장에 검소하게 먹고 돈이 들지 않은 지하철 여행이 여행의 중심이 되었다. 특별히 잘한 것도 없고 잘못한 것도 없는 평범한 삶이었다. 어쩌면 가장 잘 살아온 삶이 되기도 하겠다. 앞으로도 내 삶은 그렇게 이루어질 것 같고, 그렇게 살다가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을 것이다. 하나님 앞에 서게 될 때 칭찬 받을 수 있는 삶을 많이 연구해야 할 것 같다.
금년 2월부터 목디스크로 목과 왼쪽 어깨가 많이 아파 정형외과에 다니며 치료를 받았다. 처음 원탑 병원에서 9만원대의 주사를 세 번 맞고 약을 복용했으나 낫지 않아 큰 병원인 나누리 병원에서 주사와 처방해 준 약을 복용했는데 MRI 촬영을 하라고 하는데, 그 비용이 너무 비싸기에 더 큰 병원인 윌스기념병원으로 가서 MRI 촬영을 하고, 18만원대의 주사를 두 번 맞아도 완전 치유가 되지 않아, 하나님께 기도하면서 병원에 다니는 것을 포기하고 시간이 낫게 해 주기를 바랬다. 기대했던 대로 시간이 지나면서 거의 치유가 되었으나 금년을 다 보낸 지금도 아직 아픔이 조금 남아 있다. 나이 탓인지 아프면 빨리 치유가 되지 않고 오래 간다는 것이 느껴진다. 금년 4월에는 성형외과에서 얼굴의 검버섯 시술을 받았다. 검버섯이 너무 많아 주변에서 권유를 많이 하고 아내가 적극적이어서 싸게 검버섯을 전문으로 치료하는 성형외과에서 20만원을 주고 치료를 받아 얼굴이 깨끗해졌다. 얼굴 전체를 한 판으로 해서 일률적으로 10만 원씩 받는 곳인데, 나는 검버섯이 많다고 20만원을 요구했다. 얼굴이 많이 깨끗해져서 좋은 인상이 되었다. 금년에도 비교적 건강하게 잘 살았으나, 인공 관절을 해야 된다는 다리가 많이 불편했는데, 최근에 정형외과에서 처방해준 약이 효과가 있어 다리의 아픔도 견디기 좋아져서 지하철 여행을 잘 다닐 수 있어서 좋다.
금년에도 여행이 내 일상생활의 주축을 이루었다. 일년 동안 다닌 여행 기록을 세어 보았다. 수도권의 공원을 찾아 다닌 여행이 20회, 황톳길을 비롯한 명소를 찾아 다닌 여행이 84회, 그리고 시티 투어와 광주 등 멀리 다녀온 여행이 5회로 총 109회의 여행을 했다. 거의 대부분이 지하철 여행이다. 공짜로 타고 다니는 지하철의 혜택을 가장 많이 누리는 사람 중의 한 명일 것 같다. 국가가 부여한 혜택을 최대한 누리며 산다. 많이 움직이기에 운동을 많이 하게 된다. 그래서인지 나이에 비해 젊게 산다. 대단하다느니 정정하다느니 젊어보인다느니 하는 말을 여행 중에 만나는 사람들로부터 많이 듣는다. 너무 오래 살가 봐 염려가 되기도 한다. 생사의 문제는 하나님이 알아서 하실 것이기에 관심을 갖지 않은 편이다. 오래 살아서 다행인 것은 언제 죽어도 괜찮다는 것이다. 언제 죽어도 괜찮은 삶을 살려고 노력하고 있다. 정리를 잘 하고 후회하지 않을 삶을 살려고 노력한다. 재미있는 여행을 하다가 죽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도 한다. 아마도 여행을 더 이상 할 수 없게 될 때가 죽게 될 시간이 되리라는 생각도 한다. 나이가 많아도 계속해서 여행을 즐기는 지금의 내 삶은 축복 받은 것이고 감사가 넘칠 뿐이다. 살아 있다는 것과 삶을 계속 이어가고 있는 것이 바로 감사의 조건이 되겠다는 생각이 되기도 한다.
2025년의 후반기인 7월부터 수도권에 있는 황톳길을 많이 걸었다. 전에는 여행을 하면서 황톳길이 있어도 보기만 하고 걸어보지는 않았는데, 7월 5일 양재천 제방길을 걷기 위해 갔다가 양재천 영동 4교와 5교 사이에 명품 황톳길이라 하면서 600m 길이의 황톳길이 있는 것을 보고 처음 걸어 보았다. 걷는 사람들이 많고 맨발 황톳길을 걸으면 좋은 점이 게시되어 있고 걷는 감촉도 좋아 황톳길이 있는 곳들을 검색하여 찾아다니며 걸었다. 지하철 여행이 황톳길이 있는 곳을 찾아가는 것이 되었다. 맨발 황톳길의 대부분은 11월까지 운영되고 겨울에는 폐쇄 되는데, 일부는 겨울에 비닐하우스로 황톳길을 덮고 난방시설까지 하고 세족장에 온수가 나오게 하면서 겨울에도 계속 운영되는 곳이 있어서 12월에도 황톳길을 계속 걸었다. 무엇이 좋은지 뚜렷하게 나타난 것은 없는데 맨발 벗고 흙을 밟는 감촉이 좋고, 발 뒤꿈치의 껄끄러운 각질들이 부드럽게 되는 현상이 나타나 효력이 있음을 알고 더욱 열심히 황톳길을 걸었다. 계속해서 황톳길 걷기가 재미있는 취미가 될 것 같아졌다. 12월말까지 39회 맨발 황톳길을 걸었다.
교사로 학생들을 가르칠 때 학급담임을 맡으면 급훈을 정해서 학생들과 실천하자는 다짐을 하게 되는데, 나는 나의 좌우명이라고 학생들에게 이야기하고 “깨끗하게 즐거웁게 보람차게”를 학생들의 동의를 얻어 급훈으로 정하곤 했다. 몸과 마음과 생각과 행동을 깨끗하게 하고,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해야 할 일에 취미를 부쳐 즐거운 마음으로 하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도와주고 스스로 해야 할 일을 찾아 우리의 생활이 보람되게 하자고 했다. 실제로 내 자신의 좌우명으로 생각하고 많이 노력했었다. 학생들에게 넓은 마음의 소유자가 되자는 이야기도 많이 했다. 광주여자고등학교에서 두 번에 걸쳐 9년간 학생들을 가르칠 때, 특히 많이 했다. 세계 평화는 여자의 마음으로부터라고 했다. 여자의 마음이 넓으면 첫째로 가정이 평화롭게 되고, 가정 가정이 평화로우면 사회가 평화롭게 되고, 사회가 평화로우면 국가가 평화롭게 되고, 국가들이 평화로우면 세계평화는 이루어진다고 했다. 과장된 표현인지는 모르지만 학생들에게 자주 이야기했었다. 내가 가르친 학생들은 지금 어디서 어떤 생활들을 하고 있을 가 가끔 궁금해진다. 학생들과 헤어지면 계속해서 연락이 되는 학생이 거의 없기 때문에 알 수가 없어, 옛날을 생각하면서 허공을 치는 생활을 많이 한 것은 아닐 가 하는 생각도 한다. 가끔 생각나는 학생들을 위해 기도 한다. 나에게서 가르침을 받은 학생들이 좋은 점을 기억한다면 크게 발전시켜 주시고, 안 좋은 점은 아예 기억도 하지 못하게 해 주십사 하는 기도이다. 33년간 학생들을 가르쳤는데, 좋은 선생님으로 기억해 주는 제자가 소수라도 있으면 행복할 것 같다. 33년의 교사 생활은 나를 많이 행복하게 했고, 지금의 행복한 생활의 원천이 되어 감사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