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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월 일요가족법회 큰스님 법문
삼복더위가 계속되는 도중에 오늘 일요법회가 열리게 되었습니다. 初伏(초복)과 中伏(중복)은 지나갔는데 初伏(초복)과 中伏(중복) 사이는 열흘의 간격이 있고, 또한 중복과 말복 사이가 보통 20일 정도 됩니다. 복날의 ‘伏(복)’자는 여름철 더운 기운에 못이겨 숨어 엎드려 있다는 의미로 쓰진 글자입니다. 복날은 하지 이후의 무더위를 극복하고자 한 것인데 이때 건강을 조심하고 몸을 보양하기 위해서 보양식을 먹는 풍습이 있습니다. 三伏(삼복)은 24절기에 속하지 않는 관습적인 절기로 옛날 중국에서 시작이 되어 우리나라에 전해졌다고 이렇게 알려져 있습니다.
7월 말과 8월 초에 가족들하고 피서를 가는 분들도 있고 개인적인 사정으로 휴가를 가느라 오지 못하는 분도 있어 법회에 참석하지 못한다는 전화가 오기도 했습니다. 아무튼 우리가 이런 三伏(삼복) 중에도 절에 모여서 신행을 잠시나마 닦고 있습니다. 부처님 법을 출세간법 이라 하는데 이 법을 우리 사회생활과 잘 조화시키면서 살기를 권장하지요. 세속적인 일반생활 - 누구나 자기의 업무에 성실히 임하고 또 가정을 위해서 사회 활동을 원만히 하되 인생의 근본 원리를 가르쳐놓은 부처님의 출세간 법을 통해서도 자기 인생 전반을 한번 되돌아 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일 것입니다. 부처님 법을 통해 세속의 문제를 같이 살펴본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조선조 때 서산스님의 제자인 逍遙太能(소요태능 : 1562~1649) 스님이 남긴 게송에 속제도 알고 진제도 알아 일찌감치 초탈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了俗明眞早脫中(요속명진조탈중)
속제도 알고 진제도 밝혀 일찌감치 초탈하여
雙收天地納胸中(쌍수천지납흉중)
하늘과 땅을 송두리째 가슴에 쓸어 담았네.
翻身撒手三千外(번신살수삼천외)
몸 뒤집어 삼천대천세계로 손 뻗쳐 놓고
臥聽溪聲夜月中(와청계성야월중)
달빛 속에 누워 시냇물 소리 듣누나
了俗明眞早脫中(요속명진조탈중)
了俗(요속)은 세속 일에 막힘 없이 전부 통달한다는 뜻입니다.
俗諦(속제)를 요달하고 眞諦(진제)도 밝혀서 일찍이 해탈하였다는 뜻입니다. 일찍이 도를 깨우쳤다는 뜻이지요. 내가 가지고 있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던 그것 때문에 해탈을 하지 못했다가 깨쳐서 여기에서 벗어나면 새로운 어떤 세계가 보인다는 겁니다.
雙收天地納胸中(쌍수천지납흉중)
쌍으로 하늘과 땅을 거두어 들여서 가슴 속에 담아둔다는 뜻입니다. 천지를 내 가슴속에 전부 거두어 담아 두면 내가 이 세상일을 자유자재하게 다스린다고 할까 변용할 수 있는 것이겠죠. 우리는 어떤 문제 막히는 것이 문제인데 도를 깨달은 사람들은 어떤 문제이든 막히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깨달은 사람은 소원이 없다’고 합니다. 궁극적으로 잘 산다는 것은 소원 없이 사는 것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모든 소원을 다 이루고 나면 소원이 없어지는 것처럼 도를 깨달은 사람은 소원이 없는 것이지요. 그래서 내가 하는 모든 작용이 신기하게 나타나는 것이지요.
翻身撒手三千外(번신살수삼천외)
몸을 뒤집고 손을 삼천대천 세계 밖에까지 뻗친다는 말입니다. 우주 전체를 손아귀에 넣어놓고 있다는 말이지요.
臥聽溪聲夜月中(와청계성야월중)
누워서 계곡에 흘러가는 물소리를 달빛 속에서 듣고 있다는 뜻입니다. 멋진 시구입니다. 어떤 정신의 경지에 이른 것을 나타낸 말이지요. 우리는 내 정신의 경지가 어느 수준에 올라가 있는가 하는 이것이 내 삶의 가치를 좌지우지하는 겁니다. 세속의 문제만 가지고는 그런 높은 경계에 이르기가 좀 힘들다고 볼 수도 있지요. 이것이 출세간 법을 표현한 말입니다.
물론 사람은 누구나 살아가는 데 누구나 똑같은 다섯 가지의 소원이 있습니다. 이것을 기도와 연관하여 말하기도 합니다.
첫째, 息災(식재)- 재앙을 쉬게 한다고 하는데 누구나 자기에게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랍니다. 이것을 사자성어로 迎福逐厄(영복축액 : 복을 맞이하고 액운을 물리친다) 또는, 遠禍召福(원화소복 : 좋지 않은 일을 멀리하고 복을 불러온다)라고 합니다. 이것이 첫 번째 인간이 바라는 소원입니다. 또 우리가 기도를 할 때도 그것을 얻기 위해서 한다고 할 수 있지요. 자기 마음을 집중해 기도를 해서 자기에게 미칠 어떤 재앙 같은 일을 막는 것을 신앙정서에서 보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내게 올 수 있는 재앙을 내 힘으로 물리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신앙 세계에서는 기도를 권장합니다. 기도를 하면 어떤 점이 좋은가? 내게 올 재앙이 예방이 된다는 겁니다. 그래서 息災(식재)할 수 있는 힘을 기도를 통해 키우게 합니다.
두 번째는 增益(증익)으로 이익이 늘어난다는 뜻입니다. 행복과 건강 등을 얻기 위해 기도를 하는 것이지요. 부처님을 만나는 것이 만세 이상의 좋은 인연이라 했잖아요. 좋은 인연을 맺어서 한 번씩 기도하는 마음을 가져보는 것이 내게 도움이 되는 유익함이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이익이 늘어난다는 것은 장사하는 사람이 매상이 올라가는 게 이익이 늘어나는 것이고, 사업을 하는 사람이 사업이 잘 되어 수입이 많아지는 게 增益(증익)입니다. 공부하는 사람이 공부가 잘 되어 성적이 향상되면 그게 이익이지요. 이처럼 인간은 이익이 늘어나기를 원하므로 두 번째를 增益(증익)이라 합니다.
신앙정서를 갖고 기도를 하는 자세를 취하면 그 마음에 息災(식재)의 힘이 생기고, 또 이익을 늘어나는 增益(증익)의 기운이 생기게 된다는 것입니다.
세 번째는 敬愛(경애)입니다. 공경과 사랑으로 인간의 화목을 이루어 유지해 나가는 것입니다. 기도하는 마음은 정성을 쏟는 마음입니다. 정성을 쏟는 마음에서 경애(敬愛)가 나옵니다. 『梵網經(범망경)』 「菩薩戒本(보살계본)」에 10종 大戒(대계)와 <48輕垢戒(경구계)>를 설하면서 계목마다 해놓은 말이 있는데, 孝順心(효순심)을 가져야 한다고 되어 있어요. 孝順心(효순심)을 가져야 계가 지켜집니다. 10종 대계든지 48 경구계든지 孝順心(효순심)을 가지면 윤리적으로 모범이 되는 행동을 할 수 있다고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기도도 윤리적인 모범을 보일 수 있는 힘이 되어서 敬愛(경애)가 생긴다는 것입니다. 사이가 나쁜 A와 B가 가령 불교신자라면 A도 절에 가서 기도를 열심히 하고 B도 절에 와서 열심히 기도하면 사이가 나빴던 것이 없어지고 사이가 원만해진다는 것입니다.
네 번째는 調伏(조복)으로 악한 사람이나 악한 마음 그리고 마군 등을 물리치고 제압하기 위하여 기도하며 수행하는 것입니다. 伏(복)은 항복시킨다·눌러버린다는 겁니다. 힘이 센 것이 약한 것을 누르게 돼 있지요. 내가 조복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으면 외부로부터 魔軍(마군)의 침입이 없어집니다. 그래서 그런 사례들은 가끔 나타나요. 백일 기도를 마치고 점 보는 집에 갔더니, 점 보는 사람이 점괘를 넣어도 알아 맞추지를 못하더라는 거예요. 그 사람이 기도한 내공의 힘이 쌓여 있어서 그렇다는 것입니다. 어느 스님이 만행을 나갔다가 무당이 굿을 하는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잠시 걸음을 멈추고 신대(神竹) 흔드는 것을 구경했더니 대를 흔들던 무당의 손이 멈춰져 버리더라는 애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향기가 진하면 악취를 이기듯이 수행하는 데에도 魔(마)를 물리칠 수 있는 힘이 있어야 한다고 합니다. 그래야 내가 내 자신을 안전하게 지킬 수 있습니다.
다섯 번째는 鉤召(구소)로 자신이 원하는 경지에 도달하기 위해 기도하는 것입니다. 鉤召(구소)란 갈고리를 뭘 걸어서 끌어올린다는 뜻으로 昇進(승진)이나 더 높은 수행의 경지에 이르고자 하는 것이지요. 내 신분이 상승되는 거예요. 쉬운 예를 들자면 직장생활 하는 사람이 오래 하면 진급이 되잖아요. 우리가 학교 다니면 학년이 일 년에 한 학년씩 높아져 가는 것입니다. 鉤召(구소)의 힘에 대해서 자기 신분이 상승이 된다는 거예요.
이 다섯 가지가 사람의 소원을 말해 놓은 것인데 특히 밀교에서 다섯 가지 기도의 이익이라고 설명해 왔다는 겁니다.
어느 때를 막론하고 인연이 있는 사람들은 우리가 불교와의 인연을 맺은 그때뿐만이 아닙니다. 한 생각 - 一念(일념)이 내 운명을 좌우하는 것을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말 한마디가 어떤 사람의 행동을 180도로 바꾸고 운명을 바꿔 버려요. 생각 하나가 내 운명을 바꿀 수 있고 남의 운명을 바꿀 수 있습니다. 그래서 모든 것은 아주 근원적인 미세한 곳에서 시작된다고 볼 수 있지요.
항상 불자님들께서는 법회에 참석하는 시간도 좋고 절을 하는 시간도 좋고 신행을 표시해야 합니다. 신행을 표시하는 의례 체계는 내가 종교적인 신행을 하고 있다는 것을 밖으로 표시하는 겁니다. 그 이전에 信念(신념) 체계가 있어요.
내가 부처님을 확실하게 믿는다고 하는 信念(신념). 그 信念(신념)을 밖으로 드러내 보이는 것입니다. 우리가 이 더운 날 절에까지 찾아가는 것은 信念(신념) 체계에 의해 와서 그 신념을 밖으로 表現(표현)하는 것입니다. 바쁜 중에도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오늘 일요법회에 참석했다는 것은 불교의 信念(신념) 체계를 가지고 내가 불교 신행을 하고 있다는 것을 밖으로 드러낸 것이라는 것입니다. 이것을 부처님께서는 ‘법의 재산’이라고 하셨습니다. 법의 재산! 그러니까 1번 법회에 오는 것보다 2번 오는 게 좋고, 2번 오는 것보다 3번 오는 게 좋은 거예요. 그 1번의 횟수가 많아질수록 마치 은행에 저금할 때 적은 돈을 조금씩 조금씩 꾸준히 넣어놓으면 나중에 큰 돈이 되듯이 말이죠. 항상 信念(신념) 체계와 의례 체계를 잘 세워서 부처님 법을 잘 닦아 나갔으면 합니다.
諸靈限盡致身亡(제령한진치신망)
여러 영가들이시여, 살아있던 기한이 다되어 이제는 靈駕(영가)가 되셨습니다.
石火光陰夢一場(석화광음몽일장)
돌이 부딪쳐서 불꽃이 한 번 번쩍하는 것과 같이 지극히 짧은 한바탕 꿈이로다.
三魂杳杳歸何處(삼혼묘묘귀하처)
3할이었던 魂(혼)은 아득한데 어디로 가셨습니까?
七魄茫茫去遠鄕(칠백망망거원향)
7할이었던 魄(백)도 멀고 멀리 고향을 떠나 있도다.
오늘이 백중 기도 5재 날이라서 영가들을 위한 송구 하나를 읊었습니다.
불교에서는 7대까지 선망 부모를 천도하려고 해야 된다고 합니다. 대수로 바라보면 아버지가 1대이고, 할아버지가 2대잖아요. 父(부), 祖父(조부) 다음으로 曾祖父(증조부)가 3대이고, 4대를 高祖父(고조부)라 하는데 할머니를 高祖母(고조모)라 합니다. 그 다음 5대를 玄祖父(현조부)라 하고, 6대를 來祖父(내조부), 7대를 昆祖父(곤조부)라 합니다. 유교에서는 5대까지만 주로 한다고 저번에 내용을 소개한 바 있습니다만, 불교에서는 7대까지 선망부모를 모셔야 한다고 합니다. 즉, 7대까지 천도를 해야 한다고 합니다. 8대가 仍祖父(잉조부)이고, 9대가 雲祖父(운조부)라 합니다. 薦度(천도)라는 것은 영가를 위한 기도이기 때문에 대대로 자손들이 조상을 위해서 천도 기도해 드리는 것입니다. 조상을 위해서 기도해 드리는 시즌이 우란분절 – 백중 시즌이 되는 시기입니다.
諸靈限盡致身亡(제령한진치신망)
조상님들이 떠나신 지 오래됐기 때문에 영단에 모셔진 모든 선망 부모 조상 영가들이 亡身(망신)이 되었다는 말입니다. 모든 영가께서는 살아있던 생애 기간이 벌썩 끝나 버려서 지금은 영가로 와 계십니다라는 뜻이에요.
石火光陰夢一場(석화광음몽일장)
石火(석화)란 산에서 굴러내리는 돌이 굴러 내려가다가 바위에 부딪쳐 번쩍 불이 일어나는 것을 말합니다. 지금 영가가 되어 과거 살아 있을 때를 생각해 돌이 부딪쳐서 불꽃이 한 번 번쩍하는 것과 같이 지극히 짧은 한바탕 꿈이라는 말입니다. 無常(무상)을 아주 극적으로 표현한 말입니다.
三魂杳杳歸何處(삼혼묘묘귀하처)
사람이 죽고 나면 그 영혼도 陰(음)과 陽(양)으로 나누어진다고 합니다. 陰(음)은 30%로 3할이 됩니다. 三魂杳杳은 3할이었던 魂(혼)은 아득한데 어디로 가셨습니까?
七魄茫茫去遠鄕(칠백망망거원향)
7할이었던 魄(백)도 멀고 멀리 고향을 떠나 있도다.
아미타부처님 극락 왕생을 축원해 드리는데 극락에 가려면 어떻게 해야 되느냐? 우리가 ‘나무아미타불’ 염불해서 극락에 갈 수 있다고 정토신앙에서 공식적으로 하는 말처럼 돼 있습니다. 그 말이 어느 경전에 쓰여 있느냐 하면 『阿彌陀經(아미타경)』에 그렇게 쓰여있어요. 임종 시에 10번만 아미타불을 부르면 아미타불의 인도를 받아서 극락에 갈 수 있다고 합니다.
선불교에서는 禪(선)과 염불을 회통해서 염불에 관한 법문을 禪的(선적)으로 하는 그런 예도 많이 있어요. 아주 중요한 법문인데, 一念亡時(일념망시) - 한 생각이 없어져 버렸을 때란 번뇌 망상이 없어졌다는 이야기입니다. 한 생각이 없어질 때 훤히 깨닫는 거예요. 우리가 自性(자성)을 보지 못하는 것은 번뇌가 自性(자성)을 가리고 있기 때문에 못 본다고 합니다. 禪(선)에서도 이렇게 법문을 합니다. 한 생각 없어지면 覺(각)이라 했어요. 보이는 거예요. 그래서 한 생각이 없어졌을 때 훤히 극락세계 보인다는 것입니다. 그때는 아미타 부처님이 어디 서방정토에 있는 것이 아니고 그냥 한 생각이 없어지는 그 자리 그 속에 극락세계가 있고 아미타부처님이 계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彌陀不在別家鄕會(미타부재별가향)이라 했습니다. 아미타부처님이 따로 특별한 정해진 장소에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오늘은 이것으로 법문을 마치겠습니다.
몇 년간 반야암에 다니면서 올해가 가장 배롱나무가 아름다웠습니다
반야암 자체도 그러하지만 다른 곳과 비교해도 올해 반야암 배롱나무는 단연코 제일입니다
첫댓글 🙏🙏🙏
고맙습니다 ()
((()))
고맙습니다 ()
천지가 거대한 불가마 같은 날,
멀리서 반야암까지 오셨군요.
귀한 법문 듣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진분홍 배롱나무꽃이 아미타극락소식을 알려주네요.
일념망시가 곧 아미타극락세계~
좋은 말씀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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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커피 맛나게 먹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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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_(())_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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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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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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