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은이에게 판소리라는 것을 접하게 해놓고
또 1년동안 참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6살에 송은이가 남다른 청과 우리가락을 느끼는 것이 감각을 가졌다는 것을 발견하고도
거의 1년간을 "이 아이를 어떻게 안내해주어야 하나?" 고민했었는데
아직 애기 목소리도 채 피지 않은 이 어린 것을 판소리라는 세계로 인도해놓고
'이것이 과연 교육자로서 잘 한짓인가" 하는 고민에 솔직히 괴로웠습니다.
그러나 좋은 선생님 밑에서 너무나 빨리 받아들이는 송은이가 기특해졌고
그렇게 할 수 있도록 뒷바라지를 해주시는 부모님이 참으로 존경스러웠습니다.
송은이 부모님께 줄탁동시라는 것을 배웠습니다.
달걀을 21일동안 품고있는 어미닭은 그 안에는 절대 달걀껍질을 쪼아내지 않습니다.
21일만에 드디어 병아리가 안에서 콕콕 쪼아대면 어미닭도 겉껍질을 콕콕 동시에 쪼아
드디어 병아리가 탄생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아이의 개성이 이쪽에 탁월하다는 것을 발견하는 것은 교육자의 사명이지만
모든 부모는 그것을 키워주지 않습니다.
기저귀를 차고 있을 때부터 영어를 가르치느라 여념이 없고
교사의 말은 인정해주지 않고 부모의 대리만족을 위해 아이의 소질과 특기와는 아무 상관없이
남들이 다 가는 학원으로 보내어 영수 배우기와 학교성적 올리기에 여념없습니다.
교육을 하는 사람으로서 그 점이 가장 가슴아픈 점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송은이 부모님은 세 아이에게 모두 자신이 하고싶은 것을 하라며 아이에게 삶의 목표를 정해주고 있습니다.
정말이지 아무나 슆지않은 부모의 참역할을 해내고 계시는 것입니다.
송은이가 1년의 활동을 마감하는 날, 박정아선생님의 모든 제자들과 함께 1년간의 배움을 발표하는 날이기도 했습니다.
박정아 선생님과 하는 소리여행에 저도 참깐 참석했습니다.
참 보기 좋았습니다.
송은이가 금새 어린 후배를 하나 두어 예쁘게 챙겨 데리고 나와 의젓하게 인사시키고
또 고법까지 장단을 맞추는 모습에 경이로움을 금할 길 없었습니다.
저 작은 손으로 야물게 북채를 쥐고서
소리하는 현지동생을 배려하며 맞추고 있는 모습이란...
3번째. 드디어 송은이 소리 시간입니다.
고수로는 재민오빠. 든든한 고법에 맞춰 흥보가 두손합장 대목부터 들어가는디~
무릎 꿇고 비나이다 비나이다 형님전에 비나이다.
살려주오 살려주오 불쌍헌동생을 살려주오.
그저께하루을 굶은처자가 어 제 점도록그저있고
어젓께하루을 굶은처자가 오늘아침을 그저있사오니
인명이제천이라 설마헌들 죽사리까만은 여러 끄니를 굶싸아아오면
일없이 죽게가 되니 형님 덕택에 살거지다.
공연 관람객들은 숨을 죽이고 송은이 소리에 빠져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추임새를 하며 함께 감정이입.
송은이소리가 끝나자 하마트면 눈물날 뻔 했다고 모두 한마디씩 하며 그제서야 긴장을 풀었습니다.
진행을 하시건 정대희님도
"이 어린것이 무슨 한이 있다고 이리 내뱉는난 말이요?
왕중왕전 최우수상은 그냥 가져오는 것이 아니란것을 아셨지요?" 하셨습니다.
사랑하는 송은아!
무엇을 배운다는 것이 그리 쉽지만은 않을텐데
특히나 판소리는 어떤 예술보다도 힘이 든단다.
부디 즐겁고 행복하게 잘 배우기 바란다.
머잖아 유송은 흥보가 완창!
이것을 꼭 보고싶구나.
첫댓글 너무 그렇게 칭찬하시면 할말이 없는데요. 저도 영어 수학 공부하라고 안달복달합니다. 그날도 다음날이 기말고사라고 해서 2층에서 송은이랑 시험지 풀고 있었더니, 지나가는 사람들 마다 다 한소리씩 하더군요. 글쎄요. 겨울방학은 좀 쉬면서 책도 좀 읽고, 체력보충도 좀 하고 그럴려고 하는데 벌써부터 ---. 겨울방학에는 가야금레슨하겠다고 그러시네요. 내년에는 아마 가야금 병창대회도 내 볼낼듯 싶습니다. 에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