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랏에서의 첫 날입니다.^^
도시 가운데 호텔인데도 어디선가 꼬끼오, 하는 소리에 잠에서 깨어났습니다.
이곳 날씨는 우리나라 초가을 날씨라 반팔만 입으면 서늘한 느낌이 듭니다.
나갈 때는 꼭 긴팔을 챙겨야 한답니다.

창밖의 도시 풍경...

베트남은 0층부터 시작합니다.
우리가 머문 곳은 2층이지만, 이곳에서는 1층이라고 합니다.
빌라식 호텔이어서 가정집 분위기가 물씬 풍깁니다.

아침 밥을 먹기 위해 0층으로...

호텔에 고용된 아가씨가 7시 50분쯤 출근해 호텔에 묵고 있는 사람들 아침을 챙겨줍니다.
그다지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뜻밖의 성찬입니다.
바케트빵 두 가지, 계란후라이 2개, 오디쨈과 수박, 과일
그리고 맛있는 우유 넣은 베트남 커피(이곳 달랏은 우유도 유명하다네요.)

도저히 못 먹을 것 같았던 아침을 단숨에 꿀꺽....

이 많은 것을 하나도 남기지 않고 다 먹었답니다.
여행하면서는 특히 끼니를 잘 챙겨 먹어야겠더라구요.

오전 9시 여행을 시작하기 전에 메일을 확인하고...
오늘 갈 곳에 대한 정보도 미리 검색해 봅니다.
그런데 다른 여행지와 달리 달랏에 대한 여행 정보는 각기 좀 다른 부분도 있고,
상세한 설명 또한 부족하여 좀 아쉬운 감이 있습니다.

오전 8시 50분, 이선생님 내외분이 오셔서 오늘의 일정에 대해 의논하고 있는 중입니다.
이선생님은 자신의 휴대폰도 우리에게 내주셨습니다.
"한국에 전화해도 1,000원밖에 안 나오니 실컷 전화하세요."
참 인정많고 배려심 가득한 선배님이십니다.
초등학교에서 정년퇴임을 하시고 이곳 달랏에 정착하게 된 이선생님...
오늘의 첫 번째 여행 장소는 베트남의 마지막 황제, 비운의 황제 바오다이의 여름별장입니다.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라고 해서 천천히 걸어가기로 했습니다.
가면서 거리 구경도 하고, 프랑스풍 건물도 구경하기로 했지요.

이선생님은 가면서 내내 베트남의 슬픈 역사, 그러나 강인한 민족성에 대해 말씀해 주셨습니다.
원래는 세 나라였는데 1750년 경 하나의 나라 베트남으로 통일되었지만,
곧 이어 프랑스, 미국의 간섭과 지배를 받게 된 경위...
그렇지만 그런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통일을 이루어냈으니 정말 대단한 민족이지요.
저는 개인적으로, 메콩델타보다는 구찌터널 구경했던 게 참 좋았습니다.
우리가 그동안 잘못 알고 있었던 베트남 전쟁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었고.
그들이 어떻게 강대국을 상대해 전쟁을 지속할 수 있었는지 두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이번 여행에서는 시간 관계상 구찌터널은 구경하지 못했습니다.
안 가보신 분들은,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꼭 가보시길...


또하나 특이한 점,
베트남 간판은 오로지 베트남 말로만 쓰여 있다는 것입니다. 영어는 도대체 쓰여 있지 않아, 무슨 말인지 모르겠지만...
이 나라는 간판에 대해서도 굉장히 철저하다고 합니다.

이선생님 사모님, 미스 등은 한글말을 꽤 잘 하십니다.
요리도 아주 잘하신다고 하네요.
이선생님은 정말정말 전형적인 한국남자이십니다.
세세하게 가르쳐주시는 잔소리쟁이(?)
어떤 땐 짜증이 날 법도 한데, 미스 등은 항상 웃으며 이선생님을 보필하시더군요.
참 잘 만나신 것 같아요. 천생연분^^ (참고로 이선생님은 부인과 사별하셨습니다.ㅠㅠ)

미스 등은 주로 오토바이를 이용하시는데 우리 때문에 걷고 계시는 겁니다.
베트남 말을 못하니까 관광이 참 어렵습니다. 하지만 미스 등이 있어서 무슨 일이든 척척 잘 되네요.

벚꽃이 만발한 나무들...

깨끗한 호텔건물...-사이공 달랏 호텔입니다.
근방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기 때문에 랜드마크입니다.

호텔과 음식점이 즐비한 거리....
이 거리- 그러니까 응우옌치탄 거리에는 유명한 카페가 있습니다.
Why Not? 과 카페 Tung(뚱)- 이 카페가 유명한 것은 아마도 달랏 지식인들의 소굴이었던 모양입니다.
아직 가보지는 못했습니다.

건물이 색깔이 참 아름답습니다.
대부분 카페이거나 호텔이지요.
베트남에서 카페는 커피라는 뜻이에요.

바오다이 별장이 있는 산기슭에서 바라본 도시 풍경...
프랑스풍 예쁜 건물도 많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베트남 사람들이 사는 낡은 집들도 보입니다.
예쁜 집들은 과거 베트남 귀족과 프랑스인들의 별장이었다지요.
지금은 대부분 베트남 부자들이 살고 있습니다.

저 멀리 보이는 산이 바로 랑비앙 산입니다.
달랏은 랑비앙 산맥 해발 1500미터 고원지대에 자리하고 있어 일 년 내내 평균기온이 12~15도 정도입니다.
그러니 얼마나 살기좋은 날씨인가요?
게다가 환경오염도 없지, 매연도 덜하지, 물가는 엄청 싸고, 범죄도 없고....
그래서 이곳에 와서 살고 싶은 사람이 그렇게도 많은가 봅니다.

지도를 들여다보는데..
모두 베트남 말로 되어 있어 참 보기 어렵습니다.
관광객을 맞이하려면 아무리 미국이 싫어도 영어로 된 지도는 만들어야할 것 같은데...
그게 달랏 관광의 아쉬운 점입니다.
이제 드디어....
오늘의 목적지 바오다이 여름별장에 도착했습니다.
달랏에는 마지막 황제 바오다이의 별장이 세 개 있답니다.
그건 모두 프랑스 사람들이 준 거라는데, 아마도 바오다이를 조정하려고 하였던 듯...
그러고보면 바오다이 황제는 참 영욕의 세월을 보낸 불행한 남자였던 거죠.
우리나라 대한제국과 비슷한 ....
바오다이 별장 들어가는 입장료는 1인당 15,000동(1달러는 약 2만동)

황제로 태어나는 건 운명인 듯합니다.
황제이라는 이유로, 나라를 지키지 못했다는 자책감에 마지막은 참 불행했다는 이 남자.
1933년 베트남 마지막 황제 자리에 물러나기까지, 그는 얼마나 많은 생각과 고민을 했을까요?

프랑스인들이 그를 회유하기 위해 만들어줬다는 세 개의 별장...
어떤 별장은 호텔로 쓰이고, 또 어떤 별장은 수리 중이고...
이 별장은 다양한 예술작품과 골동품이 전시되어 있는데,
황제가 쓰던 것이라고 보기에는 참 소박하더군요.
가구도, 그릇도, 생활용기도 황실가족이 썼다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참 평범해 보였습니다.

황제와 그의 부인 그리고 다섯 아이가
여름이면 와서 묵고 갔을 이 별장을 보면서 참 많은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나라를 온전히 지켜낸다는 것, 참으로 힘든 일이지요.
주변국과의 영토 싸움,
제국주의로 똘똘 뭉친 강대국들의 틈새에서
그래도 통일을 이루어낸 베트남 사람들의 끈기와 강인함에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이제 그들도 잘 살 권리가 있는 것입니다.
* 베트남 거리에서 자동차는 드문 편입니다.
그 이유는?
자동차 한 대 값이 집 한 채 값이랍니다.
첫댓글 드디어 달랏통신이 떴군요! 우리는 정말 행운아들입니다. 달랏에 대한 여행정보가 거의 없지만.. 달랏에 살고계신 이선생님과 미스 등 덕분에 어려움없이달랏곳곳을 누빌 수 있으니까요^^ 달랏에서의 첫 날! 알찬하루를 보냈네요~^^
행복나눔샘! 정말 이번 여행은 행운인것 같네요~~배냥여행으로 갔으면 도저히 갈 수 없었던 곳을 현지인의 도움으로 이렇게 자유롭게 다닐 수 있고~~부러워요~~~
맞아요 맞아요ㅜㅜ 여행에 서툴고 영어도 서툴고. . 어리버리한 저를 데리고 와주셔서 얼마나 감사한지ㅜㅜ안샘과김샘께 너무 감사드리고. . . 저도 많은 것을 느끼고 돌아가는 여행이 될것 같아요^^
와..날씨 환상인데요..달랏의 두 번을 모두 우기에 방문한 저로서는 부럽습니다. 이선생님 내외는 이제 완벽한 현지가이드로도 손색이 없으실 듯 합니다.
지난 여름 위의 사이공 호텔에서 잤는데 별 네개짜리에 바퀴벌레 우수수 출몰해서 지배인하고 한바탕~ 덕분에 전망 좋은 방으로 바뀌긴 했지만요.^^.
@An die Musik ㅋㅋ 그곳은 가격도 꽤 비싸던데요? 우리가 지금 묵고 있는 호텔의 몇 배...
@바람숲 우기는 좀 비수기이고, 호텔예약싸이트에서 프로모션가격으로 많이 싸게 잤어요. 샘 묵고 계신곳, 아주 좋네요.
강대국속에 지배를 받아야했던 아시아의 여러 국가들~~~우리나라도 비슷한 역사속에 베트남도 웬지 모를 친근감이 생기네요~~~
정말 슬픈 역사를 가진 나라들입니다. 얼른 아시아가 세계에서 가장 잘 사는 나라가 되었음 하는 간절한 소망을 가져봅니다.
좋은 여행지인듯.
가능성이 많은 국가인것 같네요.
다음에는 함께, 호치민에서 나짱으로 해서 쭉 북쪽으로 올라가는 여행을 해 봅시다요!
베트남 여행을 하셨네요~~ㅎㅎ
지금 하고 있는 중이랍니다. 곳곳에서 와이파이가 되니까 참 편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