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이
세 번째
보홀섬을 밟았다.
>> 돌조비치
우리말로 명사십리
이 해변에 어울리는 말 같다...
마침 스노클링을 마치고 들어서는 한국어를 구사하는 두 젊은이를 만났다.
지금은 날물이라서 들물이 되려면 저녁때는 되어야 한다고
스노클링을 지금 하려면 한참을 바다로 걸어나가야 한다나...
직항으로 택빌라란공항에 착륙해서
조금 걸어 입국장을 거쳐
무심한 세관원을 뒤로 한 채로 공항을 나섰다.
예약해놓았던 숙소
지난번에 신세졌던 곳
국립경찰서 담장을 바라보는 곳
나보다 팍 세월의 흔적을 보여주는 얼굴의 노인네가 기다리고 있다.
새 오토바이 곁에서
말 한마디 안 통하지만
대문, 현관, 방의 키들을 꿰어놓은 고리를 건넨다.
이 분이 숙소의 실제 쥔장이렸다.
>> 생선을 굽는 여인
내가 묵는 숙소에서도 종종 보지만 원주민들은 돼지고기와 생선을 이렇게 밖에서 직화구이? 바베큐로 요리해서 먹는다.
>> 건조작업
나중에 알았지만 이 배는 원더라군에서 주문한 배를 제장 중이라고...
얼굴에 주름이 많고
이곳 주민들의 특성 마른 체형의 노인
나보다 훨 밥그릇수가 적을 것이다.
이렇게 보홀섬에서 첫 바이크여행이 시작되었다.
>> 부부?인 듯 단 두 사람이서 배 한척을 건조하고 있다.
국제면허증에 유효한 차량
A, B에 서울지방경찰청장의 날인을 받은 첫 용도로
새 바이크를 렌트하였다.
하루에 400페소
국내물가와 비교하면 안 되지만
돈 만원으로 하루를
거저나 다름없다.
A는 소형차면허
B는 일반자동차면허
아마도 가족여행이 아니라면
비싼 자동차 렌트하는 일 없을 것이고
여기처럼 사람값이 낮은 곳에선
차가 더 소중한 듯?
기사포함해서만 렌트할 수 있으니
B면허는 해외에서 무용지물이다.
간단한 사용설명을 듣고
조심스레
5일간의 바이크여행이 시작되었다.
>> 알로나비치
돌조비치와 달리 이 해변은 물이 항상 차 있어서 물놀이나 스노클링하기에 좋았다.
짐을 풀고
오후엔 팡라오섬으로 납셨다.
개고생해서 취득한 소형면허가 빛을 발한다.
그래도 30km로 질질대면서
길이 뻥 뚫리면 40km
나중에 자신이 생기면서
50km~~~
60km 시속을 넘기진 못했다.
>> 신공항공사 중
섬을 구석 구석 돌다보니
섬 중앙 정도의 위치에 공사가 한참 중이다.
보홀의 신공항공사라고...
토목공사만 보이고 건축공사는 아직 ...
막상 팡라오 섬을 두 바퀴 돌아보니
공기가 별로다.
오래된 차량들의 매연과
많은 오토바이들이 품어대는 탓이렸다.
이런 땐
일본 나가사키 앞 고토섬이 그립다.
공기와 자연 하나만큼은 지구상 최고였는데...
>> Baclayon Church
현지인들은 영어로 발음하지 않고 스페인어 식으로 발음하고 알아듣는다.
정확히는 포르투갈어 일 것이다.
포르투갈선교사에 의해 원주민을 강제 동원?해서 지어진 성당
아시아에서도 가장 오래된 성당이라고 하는 데
선교사들의 치부를 보여주는 지하감옥도 있다.
이미 큰 손상을 입어 폐허로 변해버린 성당이지만
다시 재건을 위해 손을 벌리고 있었다.
부끄러운 선교의 한 단면이지만 50페소를 내고 들어간 박물관에서 진한 아쉬움이 남았다.
성당과 연결된 학교에서는 체육대회 응원연습인가?
학생들이 열심히 두드리고 흔들어대고 있었다.
타악기가 신나게 울려퍼지는 리듬따라 가볍게 성당 뒷편도 돌아봤다.
알로나비치로 가서
스노클링을 잠시 즐기는데
지난번 도우미조교 알렉스가 나타났다.
내 렌트 바이크 어디에 두었냐고 묻는다.
저 위~~~
자랑삼아 인도했더니
바이크 위에 놓아둔 헬멧과 작은 가방 등을
잘 챙기라고 한다.
아차~~~
다시 물로 들어갈려니 게름직하다.
그냥 오토바이에 올랐다.
팡라오섬
구석구석
신나게 들여다보고
숙소로 돌아오니
체인 하나 더
잠금장치를 챙겨준다.
이일차
새벽 일찍 일어났다.
먼동이 트기 전
세상이 보이면
나서야 한다.
미리 예습해둔 대로
큰 길을 따라
곧바로 로복처치로
초콜릿 힐로 내달렸다.
3, 40km로 덜덜거리며 달려가니
다른 바이크족들 모두 추월해간다.
쉬원스레 열린 도로에선
열심히 당겨보지만
내 간은 크기가 많이 작아져서
40km 짜리란다.
초콜릿 힐에 도착할 무렵엔 이미 정오를 넘겼다.
더운 게 아니라
마냥 뜨겁다.
내리 꽂아대는 햇볕이
그래도 기분이 상기되었다.
내 보고픈 곳
가고픈 곳
마냥 쉽게 갈 수 있으니
초콜릿 힐보다
보홀섬의 구석구석을 맴 것 들이댈 수 있으니
돌아오는 길
섬 끝자락까지 가고픈데
하늘이 어두워진다.
우기철로 들어섰지?
이제 겨우 손에 익은 오토바이
빗길은 정말 위험하다.
아쉽지만
되돌려서
초코릿 힐을 지나 왔던 길로
부지런히 달렸다.
구경이고 뭐고
로복처치를 지날 때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좀 지나 쏟아 붓는다.
이거 낯선 섬에 와
난생 첨으로 바이크여행에 나섰다가
물에 빠진 생쥐꼴이 되고 말았다.
간간히 보이던 차량들도
오토바이족들도
암 것도 없다.
도로에서 모두 사라져버렸다.
길가
동네입구에 마련된
작은 채플같은 건물에서 비를 피하지만
언제 멈출는지 알 수가 없다.
빗줄기가 약해지고
그냥 다시 출발했다.
해 떨어지기 전에 숙소에 도착해야지
>> 보홀섬, 팡라오섬 곳곳에 지진으로 무너진 건물들이 보인다.
이렇게
넘의 나라
제주도보다 두 배 정도 큰 섬에서
구경도 하면서
다이빙도 즐기고
바이크도 숙달시키면서
5일이 흘렀다.
다이빙 2일차
역시 하늘은 물줄기로 반겼고
펀다이빙도 6회나 무사히
원더라군 리조트를 떠나 숙소로 돌아오는 길
오토바이 연습도 마무리해야지
부러 한 바퀴 팡라오섬을 돌았다.
4, 50km로 달리는 스쿠터
내 뒤로 달려있던 바이크들
모두 앞서 나가고
어쩌다가 내가 추월한 바이크
뒤엔 여인이 앉아있고
지나치면서 보니
앞에는 아이가 앉아있었다.
한 가족이로고
동물인 사람의 가장 기본적인 본능이 아닐까
가족을 지키려는
>> 원더라군 리조트로 돌아가는 길목에서 은은하고 우렁찬 종소리가 들린다.
햇님도 쉬실 시간이 되었는데 사람들이 수북히 보인다.
일요일 저녁미사가 수리 중인 성당에서 열리고 있었다.
팡라오섬을 벗어나
보홀섬에서 가장 혼잡한 시티스퀘어 일대
붉은 신호등이 59, 58, 57...
점멸하는데
좌우를 둘러보니
내가 턱 버티고 서있다.
원주민들 오토바이 줄 속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