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남태평양으로 향하는 배
주인공은 의사 맥페일 박사입니다.
그는 아내와 함께 남태평양의 여러 섬을 여행하고 있습니다.
배 안에서 선교사 부부인 데이비드슨 부부를 만나게 됩니다.
데이비드슨은 매우 독실한 개신교 선교사입니다.
하지만 그의 신앙은 따뜻함보다는 엄격함에 가깝습니다.
춤도 죄.
술도 죄.
남녀가 웃으며 어울리는 것도 죄.
원주민들에게는 전통 춤조차 금지시켰고, 이를 하나님의 뜻이라 믿고 있습니다.
맥페일은 그의 신앙심은 존경하지만 사람을 지나치게 심판하는 태도에는 약간의 거부감을 느낍니다.
2. 뜻밖의 검역
배가 파고파고(Pago Pago) 항구에 도착합니다.
그러나 섬에 전염병이 발생해 검역이 실시됩니다.
배는 예정대로 떠날 수 없고 승객들은 약 10일 이상 섬에서 머물러야 합니다.
네 사람은 상인 혼(Horn) 의 집에서 숙박하게 됩니다.
그런데 아래층에는 혼자 여행하는 미국 여성 새디 톰프슨(Miss Sadie Thompson) 이 묵게 됩니다.
3. 새디의 첫인상
새디는 화려한 옷차림.
짙은 화장.
크게 웃는 목소리.
축음기를 크게 틀어놓고 밤마다 술을 마시며 남자들을 불러 파티를 엽니다.
웃음소리와 음악이 밤새 이어집니다.
맥페일은 단순히 활달한 여자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데이비드슨은 그녀를 보자마자 불쾌함을 감추지 못합니다.
4. 그녀의 정체
며칠 후 데이비드슨은 그녀가 창녀라는 사실을 알아냅니다.
그는 예전에 하와이 호놀룰루의 홍등가에서 그녀를 본 기억이 떠오른 것입니다.
그 순간부터 그의 목표는 하나입니다.
"저 여자를 회개시켜야 한다."
그는 그녀를 죄인으로 규정합니다.
5. 첫 번째 충돌
데이비드슨은 새디를 찾아갑니다.
"당신은 죄를 짓고 있습니다."
"회개하십시오."
새디는 폭소를 터뜨립니다.
"당신 같은 사람은 상대하기 싫어요."
문전박대합니다.
데이비드슨은 크게 분노합니다.
6.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이 소설의 제목인 비(Rain) 가 여기서 본격적으로 등장합니다.
섬에는 거의 쉬지 않고 폭우가 내립니다.
지붕을 때리는 빗소리.
습기.
끈적한 공기.
모기.
답답한 방.
사람들은 모두 갇혀 있습니다.
비는 단순한 자연현상이 아니라
인간의 욕망과 죄의식,
억압,
광기를 상징합니다.
7. 추방 운동
데이비드슨은 총독을 찾아갑니다.
"저 여자는 섬에 있으면 안 됩니다."
그는 계속 압박합니다.
결국 총독은
새디를 다음 샌프란시스코행 배에 태워 보내기로 결정합니다.
8. 새디의 절규
이때 독자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됩니다.
새디는 샌프란시스코로 돌아가면 교도소에 가야 합니다.
이미 유죄판결을 받고 도망친 상태였던 것입니다.
그래서 그녀는 울면서 애원합니다.
"호주행 배를 타게만 해 주세요."
"어디든 좋으니 샌프란시스코만은 안 됩니다."
9. 맥페일의 동정
맥페일은 그녀를 불쌍히 여깁니다.
총독에게 부탁해 보기도 합니다.
하지만 데이비드슨은 절대 허락하지 않습니다.
그는 말합니다.
"죄는 반드시 벌을 받아야 합니다."
10. 계속되는 설교
데이비드슨은 하루에도 여러 번 새디를 찾아갑니다.
성경을 읽어 줍니다.
기도를 시킵니다.
죄를 고백하라고 합니다.
며칠 동안 계속됩니다.
11. 완전히 변한 새디
놀랍게도 새디는 점점 변합니다.
울기 시작합니다.
화장을 지웁니다.
웃음을 잃습니다.
식사도 제대로 하지 못합니다.
밤마다 울며 기도합니다.
데이비드슨은 거의 밤새 그녀와 함께 기도합니다.
모든 사람들은
그녀가 진심으로 회개했다고 믿습니다.
12. 이상한 변화
하지만 맥페일은 이상한 점을 발견합니다.
데이비드슨의 얼굴이 점점 초췌해집니다.
잠을 거의 자지 않습니다.
눈빛이 광기에 가까워집니다.
마치 무언가와 싸우는 사람처럼 보입니다.
13. 마지막 밤
새디가 배를 타기 전날 밤.
데이비드슨은 또다시 그녀의 방으로 갑니다.
그리고 밤새 돌아오지 않습니다.
아무도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릅니다.
14. 충격적인 아침
다음 날 새벽.
사람들이 바닷가에서 시체를 발견합니다.
데이비드슨입니다.
그는 면도칼로 자신의 목을 그어 자살했습니다.
모두 충격에 빠집니다.
15. 진실
조금 후 새디가 방에서 나옵니다.
그녀는 다시 진한 화장을 하고 있습니다.
화려한 옷을 입었습니다.
껌을 씹으며 큰 소리로 웃습니다.
욕설도 합니다.
그리고 데이비드슨을 향해 경멸을 퍼붓습니다.
그녀는 그의 위선을 모두 알고 있었습니다.
그녀는 목사의 죽음을 슬퍼하기는커녕, 인간 혐오와 경멸에 가득 찬 눈빛으로 맥페일 박사를 바라보며 소설의 가장 유명한 마지막 한 마디를 뱉습니다.
"남자 새끼들이란... 나이 먹었건 젊었건 다 똑같아. 돼지 무리들! 다 똑같은 더러운 돼지 새끼들뿐이라고!"
데이비드슨 목사는 새디 톰슨을 정신적으로 굴복시키고 구원하려다, 어느 순간 그녀의 육체와 뿜어져 나오는 묘한 관능에 스스로 억눌러왔던 성적 본능과 욕망에 굴복하고 말았던 것입니다. 즉, 자살하기 직전 밤새 기도를 하러 들어간 방에서 그는 결국 그녀와 성관계를 맺었습니다.
자신이 평생 쌓아온 성결함과 종교적 신념이 사실은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는 위선에 불과했다는 엄청난 죄책감과 환멸, 그리고 스스로가 정죄하던 '돼지 같은 남자'와 다를 바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데이비드슨 목사는 새벽에 해변으로 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입니다. 이를 깨달은 새디 톰슨 역시 종교와 인간의 위선에 완전히 진저리를 치며 다시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16. 결말
맥페일은 모든 상황을 종합하면서 데이비드슨이 겉으로는 절대적인 도덕과 신앙을 외쳤지만, 내면에는 자신도 감당하지 못한 욕망을 억누르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소설은 명확한 해설을 덧붙이지 않습니다. 대신 독자에게 질문을 남깁니다.
진정한 죄인은 누구인가?
겉으로 죄인을 심판하는 사람이 더 순결한가?
인간은 자신의 욕망을 완전히 억누를 수 있는가?
《비》는 창녀 새디를 비난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도덕적 우월감과 종교적 위선이 얼마나 쉽게 무너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끊임없이 내리는 비는 인물들의 억압된 욕망과 죄의식, 그리고 피할 수 없는 인간 본성을 상징하며, 마지막 장면에서 독자는 진정한 타락이 누구에게 있었는지를 스스로 판단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