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십 먹은 아들이
98세 아버지를 휠체어로 모시고
병원 로비를 가로지른다
아버님을 초음파 검사실로 모셔드리고
본인은 얼른 내과로 고혈압 약을 타러 간다
요즘 흔히 보는 병원 풍경이다
나이가 지긋한 아저씨가 더 연로하신 부모님을 모시고 병원 진료 다니는 풍경은 흔하다
노인이 노인을 모시는 세상이 됐다
백세 시대다
백수를 넘긴 장수 노인들이 수백 명에서 수만 명을 훌쩍 넘긴 지 오래다
의료산업 발전의 영향이 크다
고희(古稀) 면
인생 칠십 고래희 [ 人生七十古來稀 ]
예로부터 사람이 칠십을 살기는 드문 일이라는 뜻인데
이제는 살날이 아직도 더욱더 많이 남은 나이가 됐으니 무량하다
노령의 아버지는 늙은 아들에게 미안하다
늙은 아들은 본인의 몸이 불편해도 노령의 아버지를 끝까지 모셔야 한다
젊은 손자들은 오늘도 일터에서 사느라 바쁘니
늙은 아들이 연로하신 아버님을 모시고 다닐 수밖에 없다
천변길에도 늙은 딸이 더 연로하신 노모를 모시고 산책 다니는 휠체어를 자주 본다
세상이 노인 세상이 돼가고
아이들을 보기 힘든 세상에서
우리의 세상은 무엇을 향해 가는 걸까
과연 미래는 어떻게 될까
그땐 이미 내가 가고 없을 테니 알 길이 없다
안과나 치과나 내과나 진료를 기다리는 줄은 언제나 늘 길다
부품 수리를 하기 위한 행렬로 오늘도 병원은 만원이다
유통기간 지난 부속들이 말썽을 일으키는 거다
인간 세상의 꽃들이 하나 둘
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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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노인 아들
자작나무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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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06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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