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토장정87-2 (2023. 12. 02) 화천군
11.7km (서해 : 845.6km, 남해 : 817.7km, 동해 677.1km 누리 233.7km 합계 : 2,574.1km)
(강원도 화천군 상서면 구운리 - 사내면 명월리)
장정을 시작하여 구운천을 따라 잠시 올라가니 산천어 밸리 캠핑장이 나온다.
여기서부터 DMZ 평화의 길 20코스가 시작된다.
어제 걸어온 화천대교에서부터 이곳까지는 DMZ 평화의 길 21코스이다.
갑자기 서울에서 일이 생겨 지원조와 화천터미널로 1명이 떠나고
장정은 3명으로 계속된다.
이번 장정은 시작부터 따뜻한 남쪽 나라로 출장을 간 친구가 빠지고
5명이 장정을 시작해서 뭔가 모를 쓸쓸함이 있었는데
1명이 더 빠지고 걷고 있는 사람은 3사람 뿐이다.
날도 춥고 길은 험하고 언제 왔는지 모르는 눈은 녹지도 않고
사람이 지나간 흔적이 없는 길을 외롭게 걸어간다.
다만 서울에서 갑자기 아프다는 연락을 보내온 제수씨가 무사하기를 바랄 뿐이다.
길은 구운천을 따라 계속된다.
구운천이 흐르는 이곳 만산동 계곡은 계곡의 깊이가 꽤 깊다.
우리가 오늘 넘어가야 할 만산령에서 계곡 입구인
파포천과 만나는 지점까지는 약 13km가 된다.
지난가을에 이 길을 걸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물소리를 들으며 소나무 숲을 지나가는 모습을 상상해 본다.
하지만 지금도 한편 좋다.
올라가기는 하지만 경사가 완만하여 힘들지 않고
물소리는 얼음이 되었지만
말아버린 소나무가 그래도 향기를 살며시 흘린다.
멀리서 병풍 모양의 바위산이 보인다.
어디서 갑자기 솟아올랐는지
높이가 60m나 되고 그 폭은 100m라고 한다.
바로 비래바위이다.
이 바위는 옛날 9명의 신선이 구름을 타고 내려와 놀던 마을인 구운리의
북쪽에 서 있는데 바위 한 가운데는 연못같이 패이고
그 곳에는 맑은 물이 괴어 있어
신선들이 내려와 목욕을 하며 놀았다고 한다.
어제 장정을 시작한 딴산과
고성의 울산바위는 금강산으로 가다가 멈춰섰다고 했는데
이 비래바위는 금강산에서 날아와
이곳에 앉았다는 전설을 간직하고 있다.
화천터미널로 간 친구는 서울 가는 좌석이 없어서
일단 춘천으로 간다는 연락이 왔다.
터미널로 데려다준 지원조 동생도 도착했다.
지원조 교대를 하고 장정은 계속된다.
차를 타고 먼저 만산령 쪽으로 올라왔다.
길은 햇볕을 받는 곳은 눈이 녹아 깨끗하지만
그늘에 있는 길은 완전 눈길이다.
차가 더 올라가기에도 겁이 난다.
그런 걱정을 하면 올라오니
집도 절도 없을 것 같은 곳에 여러 장승이 서 있고 카페가 있다.
카페는 문을 닫고 있다.
이 추운 겨울 이곳까지 오는 사람이 있을까?
잠시 그곳에 차를 세우고 지도를 본다.
먼저 지원조를 했던 동생 말처럼 아무래도 더 차를 가지고 가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그때 카페 주인인 듯 장승을 조각한 조각가 인듯한 분이 나오신다.
그래서 길을 물어보니 지금 차를 타고 만산령을 넘는 것은
절대 안된다고 하신다. 그때쯤 일행이 도착한다.
상황을 설명하고 장정은 험허디 험한 조선의 알프스라고 했던
만산령으로
지원조는 다목리로 우회를 한다.
걸어서는 4km 차로는 31km다.
한 시간후 누가 먼저라고 할 수 없게
사내면 명월2리 경로당 앞에서 만나 올해의 장정을 마감한다.
장정이 끝난 후 DMZ 평화의 길 19코스를 잠깐 탐방했다.
19코스는 화천의 마지막 코스이다.
그래서 철원과 만나는 복주산 정상에서 끝이 난다.
거리는 짧지만 등산을 해야 할 것 같다.
서울로 돌아오는 길에도 고속도로로 가지 않고 국도를 이용했다.
장정중에 고속도로를 이용하지 않은 첫 장정인지도 모르겠다.
서울에 도착하여 먼저 서울로 올라간 친구를 만났다.
집에 도착한지 30분 됐다고 한다.